“잼컨(재미있는 콘텐츠) 찾아 왔습니다.”

‘성수 팝업 투어’를 위해 부산에서 왔다는 화모(26) 씨는 지난 17일 카카오뱅크의 팝업스토어를 방문한 이유로 ‘재미’를 꼽았다. 이날 오전 두 개의 팝업에 다녀온 화씨는 “성수에 오기 전 팝업 정보를 찾아봤는데 (카카오뱅크 팝업) 규모가 큰 편이라 재미있는 체험 공간이 많을 거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팝업의 성지 성수에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14일 서울 성수동 카페 ‘쎈느(Scène)’에 ‘Holiday in 모임아지트’를 열었다. 지난해 5월 선보인 ‘모임아지트’에 이은 카카오뱅크의 두 번째 팝업이다.

모임아지트는 카카오뱅크 ‘모임통장’의 주요 고객인 MZ 세대와의 접점을 늘리기 위해 카카오뱅크가 기획한 대면 행사다. 카카오뱅크는 MZ 세대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팝업 장소로 성수동을 택했다.

지난 17일 서울 성수동의 카카오뱅크 팝업스토어 ‘Holiday in 모임아지트’ 입구에서 방문객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강예슬 기자
지난 17일 서울 성수동의 카카오뱅크 팝업스토어 ‘Holiday in 모임아지트’ 입구에서 방문객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강예슬 기자

 

금융권 최초 ‘모임통장’…출시 5년 만에 천만 고객 달성

카카오뱅크는 지난 2018년 금융권 최초로 모임통장 서비스를 시작했다. 2018년 말 80만명 수준이던 사용자 수는 올해 출시 5년 만에 10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 3분기 기준 모임통장의 순 이용자 수는 1100만명을 넘어섰다. 잔액은 8조1000억원에 달한다.

모임아지트를 기획한 카카오뱅크 브랜드마케팅팀 담당자는 “모임통장은 카카오뱅크의 대표 인기 상품으로, 고객 성원에 보답하고자 연말을 맞아 두 번째 모임아지트를 열게 됐다”라며 “‘모임’을 주제로 친구, 연인, 가족, 모임원 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작년 카카오뱅크는 모임아지트 팝업을 5월 20일부터 29일까지 열흘 동안 진행했지만, 올해는 팝업 기간을 하루 더 늘렸다. 지난 14일 시작한 Holiday in 모임아지트는 오는 25일 크리스마스 연휴까지 운영된다. 운영 시간은 평일 낮 12시부터 오후 9시, 주말·공휴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다.

즐길 거리도 늘었다. 지난해 카카오뱅크 모임아지트에서 준비한 프로그램은 ▲포토 부스 촬영 ▲스튜디오 촬영 ▲모임 MBTI 궁합 테스트 ▲커스텀 키링 만들기 등 4개다. 올해 Holiday in 모임아지트에서는 ▲모임 기억보관소 ▲모임 사진 촬영 ▲모임 위시 트리 ▲모임 신년 운세 ▲커스텀 키링 만들기 등 다섯 가지 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다.

지난 17일 오후 서울 성수동의 카카오뱅크 팝업스토어 ‘Holiday in 모임아지트’에서 방문객이 현장 등록을 하고 있다. 사진=강예슬 기자
지난 17일 오후 서울 성수동의 카카오뱅크 팝업스토어 ‘Holiday in 모임아지트’에서 방문객이 현장 등록을 하고 있다. 사진=강예슬 기자

이날 낮 12시 30분쯤 방문한 모임아지트는 평일임에도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이 꽤 많았다. 카카오뱅크 팝업에 참여하려면 사전 예약이나 현장 등록을 해야 한다.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시작한 사전 예약 이벤트는 3시간 만에 마감됐다. 사전 예약을 했다면 대기 없이 바로 입장할 수 있다. 사전 예약자에게는 한정판 쿠키 세트도 준다.

사전 예약을 하지 못했더라도 현장 등록을 통해 참여 가능하다. 안내 직원에게 카카오뱅크 애플리케이션(앱)을 보여준 뒤 캐치테이블 앱에 휴대전화 번호를 입력하면 대기 번호가 부여된다.

입장할 순서가 되면 카카오톡으로 알림이 온다. 메시지 수신 후 20분 이내에 방문하지 않을 경우 입장이 취소된다.

이날 모임아지트를 찾은 한 방문객은 “현장 등록을 하고 30분 정도 기다린 뒤 입장했다”라고 했다.

 

서울 성수동 카카오뱅크 팝업스토어 ‘Holiday in 모임아지트’에 들어서면 Holiday in 모임아지트 문구가 적힌 대형 트리가 가장 먼저 보인다. 사진=강예슬 기자
서울 성수동 카카오뱅크 팝업스토어 ‘Holiday in 모임아지트’에 들어서면 Holiday in 모임아지트 문구가 적힌 대형 트리가 가장 먼저 보인다. 사진=강예슬 기자

 

인생네컷‧키링 만들기 등…MZ 취향 저격 콘텐츠 ‘풍성’

카카오뱅크 ‘Holiday in 모임아지트’의 ‘모임 기억보관소’에서 방문객들이 사진을 올리고 있다. 사진=강예슬 기자
카카오뱅크 ‘Holiday in 모임아지트’의 ‘모임 기억보관소’에서 방문객들이 사진을 올리고 있다. 사진=강예슬 기자

입구의 커다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면 Holiday in 모임아지트 문구가 적힌 대형 트리가 눈길을 끈다. 트리에는 방문객이 적은 각종 소원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왼쪽 끝 계단을 올라 2층으로 이동하면 리셉션에서 오너먼트 모양의 리플렛을 나눠준다. 리플렛에는 모임아지트에서 체험 가능한 프로그램 다섯 가지가 적혀 있다. 미션을 완료할 때마다 현장 직원이 스티커를 붙여준다. 총 3개 이상의 스티커를 모으면 1층에서 무료 음료를 받을 수 있다.

팝업의 시작은 2024년 한 해를 돌아보는 ‘모임 기억보관소’다. QR 코드를 찍으면 나오는 모임 기억보관소 페이지에 사진을 올리고 모임명과 남기고 싶은 메시지를 입력하면 대형 화면에 사진과 문구가 떠오른다.

카카오뱅크 ‘Holiday in 모임아지트’에서 방문객들이 ‘모임 신년 운세’를 보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사진=강예슬 기자
카카오뱅크 ‘Holiday in 모임아지트’에서 방문객들이 ‘모임 신년 운세’를 보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사진=강예슬 기자

다음은 ‘모임 신년 운세’를 확인할 차례다. 키오스크에 모임원 수, 모임원의 이름 또는 별명, 생년월일, 모임 이름 등을 입력하면 2025년 운세와 모임 궁합 등이 적힌 영수증 모양의 결과지가 나온다.

모임 궁합 점수와 모임원 간 일대일 궁합도 알려줘 꽤 그럴듯하지만, 재미로만 보길 추천한다. 함께 방문한 모임원이 없다면 미리 궁합을 보고 싶은 지인의 생년월일을 확인해 둬야 다음 순서로 빠르게 넘어갈 수 있다.

카카오뱅크 ‘Holiday in 모임아지트’에서 방문객들이 모임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사진=강예슬 기자
카카오뱅크 ‘Holiday in 모임아지트’에서 방문객들이 모임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사진=강예슬 기자

팝업에선 ‘인증샷’도 빠질 수 없다. ‘모임 사진 촬영’ 공간에서는 ▲하이앵글 부스 ▲일반 포토 부스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 모임원과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다. 하이앵글 부스는 8컷 촬영 후 4컷, 일반 포토 부스는 2컷 가운데 1장을 고르는 방식이다.

촬영 대기 장소에 마련된 트리 모자, 루돌프 머리띠와 안경, 산타클로스 망토, 지팡이, 선물 상자, 크리스마스 가랜드 등 소품도 자유롭게 사용 가능하다.

카카오뱅크 ‘Holiday in 모임아지트’의 ‘모임 위시 트리’에 방문객들이 적은 새해 소망이 걸려 있다. 사진=강예슬 기자
카카오뱅크 ‘Holiday in 모임아지트’의 ‘모임 위시 트리’에 방문객들이 적은 새해 소망이 걸려 있다. 사진=강예슬 기자

2층에서 세 가지 체험을 마쳤다면 다시 1층으로 내려와 ‘모임 위시 트리’를 장식하면 된다. 모임원과 함께 이루고 싶은 새해 소망을 오너먼트 모양 종이에 적어 트리에 걸면 네 번째 스티커를 받을 수 있다.

마지막 순서는 직접 나만의 키링을 제작하는 ‘커스텀 키링 만들기’다. 총 다섯 가지 색의 모루 인형 중 하나를 골라 옷, 모자, 목도리, 안경 등의 소품으로 꾸며 주면 귀여운 키링이 탄생한다.

모임명을 각인한 오너먼트도 만들 수 있다. 최대 7자까지 입력 가능하다. 소요 시간은 최대 5분 정도로, 카페에서 무료 음료를 받아 마시다 보면 각인이 완성된다.

SNS에 현장 방문 사진을 공유하면 스페셜 쿠키를 주는 이벤트도 실시 중이다. 인스타그램에 카카오뱅크 공식 계정을 언급하고, ▲카카오뱅크 ▲모임통장 ▲모임아지트를 태그해 사진을 올리면 1층 쿠키 교환 존에서 눈사람과 트리 모양의 쿠키 2종 중 한 개를 무작위로 증정한다.

카카오뱅크 ‘Holiday in 모임아지트’에서 방문객들이 ‘커스텀 키링’을 만들고 있다. 사진=강예슬 기자
카카오뱅크 ‘Holiday in 모임아지트’에서 방문객들이 ‘커스텀 키링’을 만들고 있다. 사진=강예슬 기자

 

‘키링’ 인기에 물량 제한도…재방문 의향 ↑

지난 17일 카카오뱅크 ‘Holiday in 모임아지트’에서 기자가 만든 모루 인형 키링. 사진=강예슬 기자
지난 17일 카카오뱅크 ‘Holiday in 모임아지트’에서 기자가 만든 모루 인형 키링. 사진=강예슬 기자

카카오뱅크 팝업에서 가장 인기를 끈 프로그램은 바로 키링 만들기다. 이날 오후 1시 30분경에는 커스텀 키링 재료가 소진돼 키링 만들기 체험이 일시 중단됐다.

모임아지트 팝업 운영 담당자는 “키링만 만들러 오는 분들도 있을 정도로 키링의 인기가 높다”라면서 “외국인 관광객도 SNS에서 키링 사진을 보고 많이 찾아온다”고 전했다.

해당 담당자는 “현장을 원활하게 운영하기 위해 입장 인원을 회당 4~50명 정도로 조절한다”며 “지난 주말에는 회차별로 키링 물량을 제한하지 않았는데, 매일 점점 소진 속도가 빨라져 저녁에 팝업을 찾는 고객은 키링 만들기를 하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는 회당 키링 물량을 조절해 늦게 방문한 고객도 최대한 모든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라면서 “인형 만들기에 사용할 수 있는 재료는 1인당 1가지씩인데, 두 개 이상 가져가는 분도 많아 소진이 너무 빠를 경우 주문 제작해야 하는 인형 옷은 현장 직원이 나눠주는 방안도 생각 중”이라고 언급했다.

지난 17일 카카오뱅크 ‘Holiday in 모임아지트’를 찾은 방문객들이 휴식 공간에 앉아 쉬고 있다. 사진=강예슬 기자
지난 17일 카카오뱅크 ‘Holiday in 모임아지트’를 찾은 방문객들이 휴식 공간에 앉아 쉬고 있다. 사진=강예슬 기자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3일 동안 모임아지트에 방문한 사람은 총 3108명이다. 주말에는 하루 1000명 이상이 팝업을 찾았고, 주중 운영 첫날인 지난 16일에는 809명이 왔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팝업 운영 기간 9000명 정도가 방문할 것으로 봤으나, 예상보다 많은 고객이 몰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MZ 세대를 타깃으로 설정했지만 방문 고객 연령대는 다양하다. 모임아지트 운영 직원은 “정확한 연령대를 확인하긴 어렵지만 주말에는 유모차를 끌거나 아이와 함께 온 고객도 많았다”며 “주중에는 10대 학생이나 외국인이 주로 방문하고, 점심시간이나 저녁에는 직장인들도 많이 찾는다”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 ‘Holiday in 모임아지트’에서 한 방문객이 ‘모임 위시 트리’에 새해 소망이 담긴 오너먼트 종이를 달고 있다. 사진=강예슬 기자
카카오뱅크 ‘Holiday in 모임아지트’에서 한 방문객이 ‘모임 위시 트리’에 새해 소망이 담긴 오너먼트 종이를 달고 있다. 사진=강예슬 기자

이날 학부모 모임원과 함께 모임아지트를 찾은 40대 김모 씨는 “주말에 다른 사람들과 왔다가 좋아서 두 번째로 방문했다”면서 “다른 팝업보다 규모도 크고 재미있는 요소가 많다”고 했다.

김 씨는 “인생네컷 촬영, 키링 만들기 등 요즘 아이들이 좋아하는 요소를 다 갖췄다”라며 “아이들과 또 오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른 팝업스토어에서는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는데, 카카오뱅크의 팝업은 현장 등록 시 입력하는 휴대전화 번호 외에는 개인정보가 필요 없어 좋았다”고 언급했다.

직장 동료와 함께 방문한 이은진(31) 씨는 “인스타그램에서 카카오뱅크 팝업 관련 게시물을 보고 가야겠다고 생각했다”라면서 “모임 기억보관소에서 사진을 공유하고 지인과의 궁합을 확인하는 체험이 인상적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모임을 주제로 한 팝업이지만 혼자 온 방문객도 눈에 띄었다. 파주에 사는 중학생 박영빈(15) 씨는 “시험이 끝나 성수에 놀러 왔다가 모임아지트를 발견했다”며 “체험할 프로그램이 많아 시간 가는 줄 몰랐다”라고 말했다.

박 씨는 “모임을 주제로 한 체험이 많았지만 직원들이 안내를 잘 해줘서 혼자 사진도 찍고 함께 오지 못한 친구와의 궁합도 보며 재미있게 즐겼다”라면서 “다음에는 친구와 같이 오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