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하남시 미사리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하재영(32·가명) 씨는 전 재산을 투자해 가게를 열었으나 곧 폐업할 예정이다. 예비 신부와 함께 커피 원두, 로스팅, 브랜딩, 인테리어 등에 많은 투자를 했지만 기대보다 저조한 매출과 순이익이 문제였다. 하 씨는 10년 넘게 몸담아온 커피 업계를 떠날 각오까지도 하고 있다.
‘커피 공화국’인 한국의 커피 업계조차 불황을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국세청 국세통계포털 사업자 현황에 따르면 5월 기준 전국 커피전문점 사업자 수는 9만6398명으로 10만명에 육박해 2020년 6만5340명 대비 약 48%가 증가했지만, 서울시 상권분석 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폐업한 서울시 카페 수는 1101곳에 달한다.
어려움이 커지고 있으나 방법은 있다. 그리고 불황속에서도 카페를 창업하려는 예비 창업자들과 현직 사장들을 위해 10년 차 커피 브랜드 ‘프릳츠’ 창업자가 마이크를 잡았다.
프릳츠 송성만 공동창업자 겸 이사는 1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4 배민외식업컨퍼런스’ 그랜드볼룸에서 “프릳츠의 10년 생존 이야기와 커피 메뉴 노하우”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 생존을 넘어 카페 창업의 본질에 대해 강조했다.

송 이사는 현실, 그리고 데이터에 주목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와 한국농수산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커피 수입액은 11억1000만 달러(약 1조5000억원)이었으며 수입량은 19만3000톤을 기록했다.
지난 2022년에는 커피 원두 수입액 13억 달러(약 1조8691억원), 수입량 20만 톤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성인 한 명당 소비하는 연간 커피량은 405잔으로 프랑스에 이어 2위이며 국내 커피시장 규모도 지난 2022년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FIS) 기준에 따르면 국내 커피 시장 규모는 3조1717억 원으로 조사됐다.
다만 송 이사는 브라질 등 커피벨트 국가들의 기후변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환율 급등 등을 이유로 들며 커피 원두값이 대폭 상승해 카페 창업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송 이사는 “3년 후 10개 중 7개 가게가 폐업하고 부가가치가 낮으며 트렌드에 민감하다는 업계의 문제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라며 “좋은 취지로 모였지만 생존을 매년 걱정해야 했다”고 아쉬워했다.
다만 방법은 있다. 송 이사는 카페 창업의 꿈을 안고 뛰어든 예비 창업자들을 위해 현실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비즈니스 모델 및 수익 구조 점검 ▲차별화된 패키지와 브랜딩 제작 ▲깐깐한 서류 및 면접 진행 등을 통한 훌륭한 기업 문화 형성과 동기부여 ▲임대료 등 현실적인 숫자에 대한 진지한 고민 등을 카페 창업자들이 고려해야 하는 체크리스트로 제시했다.
송 이사는 “프릳츠를 처음 만들 때 핵심 이념으로 ‘동기부여가 잘된 사람들이 모인 공동체로서 고객에게 맛 이상의 가치를 전한다’라는 가치를 위해 고민을 많이 했다”며 “바리스타, 로스터 등 역시 사람이고 관계 지향적이기 때문에 매장 직원 간 좋은 분위기를 형성하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또 이들이 인격적 존중과 유대감 등을 느낄 수 있도록 기술 측면에선 ▲교육 ▲기회 ▲적극적 의견 개진 ▲정보 공유 ▲우수 재료 납품 등을 제공했으며, 안정감 차원에선 ▲직원 인사이동 ▲수평적 분위기 형성 ▲만족할 수 있는 급여 및 휴가 제공 ▲복지 증진 등을 추구했다고 덧붙였다.

창업 이후도 중요했다. 그는 “동기부여가 잘된 사람끼리 매장을 꾸리면 모든 것이 잘 풀릴 줄 알았지만 그렇지 않았다”며 “3년 차쯤 된 뒤 룰과 체계 부족 등 한계에 직면해 CS(Customer Satisfaction, 고객 만족), WF(Workflow, 작업 흐름), QC(Quality Control, 품질관리) 등 3가지 주요 원칙을 세우게 됐다”고 설명했다.
송 이사는 나아가 강연을 마무리하며 “자신의 사업을 해본 사람들은 공감하겠지만 가게를 낸다는 것은 계속 밥을 줘야 하는 생명체를 키우는 것과 같다”라며 “새로 생긴 10곳 중 3곳만 살아남는 것이 카페 시장이기때문에 꾸준한 자기 객관화와 고객 만족을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