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한미 경제계가 한 자리에 모였다.
한미 경제계 리더들은 양국 간 강력한 기술동맹으로 경제안보 시대를 함께 헤쳐 나가기로 하고 주요 산업 분야 공급망 협력, 배터리 및 반도체 등 핵심 첨단산업 협력을 공고화했다.
한국경제인협회는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미국상공회의소에서 미상의와 공동으로 ‘제35차 한미재계회의 총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미국 대선이 치러진 지 한 달 만에 개최된 이번 총회는 팬데믹 등으로 인해 5년 만에 미국에서 열린 회의로, 한경협 회장단 일부와 4대 그룹을 포함 역대 최대 규모의 민간사절단이 파견됐다.
이번 회의에서는 ▲혁신 촉진 및 주요 신흥기술 협력 강화 ▲한국의 바이오테크 허브 도약 전략 ▲미국 의회가 바라보는 한미 관계 등을 주제로 논의가 이루어졌다.
“첨단산업과 SMR, 조선업에도 협력 이어져야”

류진 회장은 개회사에서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한국 기업이 트럼프 1기 정부 출범 후 지난 7년간 1430억 달러의 대규모 대미 투자를 통해 미국 내 질 좋은 일자리 창출과 기술 혁신에 기여해 온 점을 적극 설명했다.
류 회장은 “그간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들은 비즈니스 환경에 다양한 변화를 예고했다”며 “이 변화의 파도를 넘어서며 양국 경제계가 더욱 긴밀한 협력을 통해 새로운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 기술 패권을 좌우하는 반도체 및 배터리 등 첨단산업에서 한미 양국의 변함없는 공급망 협력 강화가 필요하다”며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강조하는 소형모듈원자로(SMR)와 조선 방위산업 등은 한국 기업이 세계적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고 양국의 적극적인 산업 협력 방안 모색을 주문했다.
에반 그린버그 미한재계회의 위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2019년 이후 처음으로 미국에서 개최된 한미재계회의 총회에 참여한 한국 사절단을 환영한다”며 “한국은 미국의 중요한 동맹국이자 파트너이며, 강력하고 미래 지향적인 한미 관계의 중심에는 바로 양국 경제인이 자리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속적 협력을 위한 공동선언문 채택

한미 경제계는 한국기업의 미국 내 생산, 고용, 기술 혁신의 안정성을 보장하고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양국의 무역 및 투자의 기하급수적 증가, 상호 이익 증진의 뼈대가 됐음을 확인, 한미FTA에 기반한 무역통상체제와 친시장적인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미재계회의 참석 기업인들은 총회 폐회식에서 이러한 내용이 담긴 공동선언문을 채택하고 양국 경제계의 입장을 전달했다.
양측은 선언문에서 “양국은 기술 산업을 겨냥한 차별적 법안을 포함한 양국 간 무역장벽을 제거하고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비즈니스·규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면서 “양국 정부가 미해결 문제를 지속적으로 해결하고, 미국과 한국 기업들이 경쟁국들로 인해 불리한 처우를 받지 않도록 노력할 것을 권고한다”고 전했다.
이어 “국내 생산과 연구개발(R&D), 지역 산업 활성화를 목표로 한 정책들이 의도치 않은 부작용을 초래하지 않도록 산업계와 정기적으로 대화할 것을 권고한다”고 강조했다.
또 양측은 “한미 FTA는 비즈니스 교류의 견고한 토대를 제공하고 양국 간 투자와 무역의 비약적 증가를 가능케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양국 정부가 한미 FTA를 양자 경제협력 강화의 기반으로 재확인하기를 촉구한다”고 발표했다.
한경협과 미국상의는 한미 FTA에 기반한 경제협력을 실천하는 워킹그룹도 설치하기로 했다.
양국 기업인들은 SMR을 포함한 원자력 산업 및 조선업과 같은 양자 협력이 유망한 주요 분야에서 투자·공급망 협력을 촉진하고 전문직 비자 등 제도 개선을 통해 양국 간 인력 교류를 활성화할 것을 요청했다.
또한 반도체, 배터리, 핵심 광물, 제약/바이오, 의료 기술, 방산 및 항공우주 등 전략 산업의 공급망 회복력 강화 협력도 주문했다.
양 위원회는 제36차 한미 공동 총회를 2025년 가을 서울에서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한경협 미국 사절단, 주요 인사 아웃리치 전개

이번 35차 한미재계회의에는 한미 양국 주요 기업 및 전문가, 초청 연사 등 약 60명이 참석했다.
한국 측에서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이장한 종근당 회장, 성래은 영원무역 부회장,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윤영조 삼성전자 부사장, 김동욱 현대자동차 부사장, 손상수 SK아메리카 부사장, 마이클 스미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미국법인 대표 등이 참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미한재계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는 에반 그린버그 처브 그룹(Chubb) 회장을 비롯해 미국 대표기업들의 회장 및 CEO들이 다수 참석했다.
한미재계회의 총회를 계기로 미국을 방문한 한경협 사절단은 11일(현지시간)까지 3일간 미국 주요인사를 대상으로 아웃리치 활동을 전개한다. 토드 영(Todd Young) 상원의원을 비롯, 아미 베라(Ami Bera) 하원 의원, 마이크 켈리(Mike Kelly) 하원의원 등 코리아 코커스 의원들과의 면담을 연이어 가진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및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등 싱크탱크와의 대화, 라인스 프리버스 트럼프 1기 초대비서실장, 켈리앤 콘웨이 트럼프 1기 백악관 수석고문과의 간담회를 각각 개최하는 등 미국 각계 오피니언 리더들을 만나 한국 경제계의 의견을 전달한다.
김봉만 한경협 국제본부장은 “트럼프 2기 출범 대비 한미 경제협력의 중요성과 미국 경제에 대한 한국기업들의 기여도를 미국 의회 및 정부 측에 널리 알리고 이해시킬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 미국의 오피니언 리더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경협은 우리 기업과 한국경제의 불이익을 최소화하고 미국과의 비즈니스 협력 기회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최선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