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아파트 분양 시장이 고분양가에도 불구하고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서울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청약 경쟁률은 지난해의 두 배를 넘어섰다.
8일 부동산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11월 서울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5065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평균 분양가(3667만원)보다 38.1% 상승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2015년 1997만원과 비교하면 10년 만에 153% 올랐다.
자치구로 보면 광진구의 분양가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지난해 평균 4246만원이었던 분양가는 올해 1억1640만원으로 174.1% 상승했다. 이는 연초 전국 최고 분양가를 기록한 ‘포제스한강’ 영향으로 분석된다. 광장동 옛 한강호텔 터에 3.3㎡당 1억3880만원으로 공급됐다. 이어 ▲송파구 52.6% ▲영등포구 48.7% ▲성동구 31.7% ▲강동구 27.5% ▲은평구 26.9% 순으로 분양가 상승률이 높았다.
분양가 상승의 주요 요인으로는 공사비 인상이 꼽힌다. 국가통계포털 자료에 따르면, 건설용 중간재 물가지수(2020년 기준 100)는 지난 10월 130.32를 기록하며 2020년 이후 약 30% 급등했다. 2021년 119.12에서 2023년 139.92로 꾸준히 상승했다. 자재비와 인건비 인상이 공사비 상승을 주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고분양가에도 불구하고 서울 분양 시장은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1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은 154.5대 1로, 지난해(57.36대 1)보다 2.7배 상승했다. 이는 2021년(164.1대 1)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청약 경쟁률 상승의 배경에는 신규 주택 공급 부족과 신축 아파트에 대한 높은 선호가 지목된다.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서울 아파트 일반공급 물량은 3319가구로, 지난해(4833가구)보다 31.3% 감소했다. 공급이 줄어든 가운데 신축 아파트의 시세 차익 가능성도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강남권 등 인기 지역은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낮게 책정되며 실수요자와 투자자가 몰렸다. 서초구의 ‘래미안 원펜타스’는 3.3㎡당 6893만원으로 분양가가 책정됐으나, 주변 시세와 비교해 최대 20억원의 시세 차익이 예상되면서 178가구 모집에 9만3864명이 몰려 527.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잠실의 ‘래미안아이파크’도 207.8대 1로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올해 서울 분양가는 2000년 조사를 시작한 이후, 연간 기준으로 최대 오름폭이다"라며 "강남 3구 재건축 단지들의 공급이 이어지면서 평균 분양가 상승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서울 아파트 분양가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건설비 상승에 더해 2025년부터 시행되는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 의무화와 층간 소음 규제 강화 등은 건설비용 상승 압력을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신규 주택 공급 부족도 분양가 상승을 부추길 주요 변수로 평가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10월 전국 주택 건설 인허가 실적은 24만4777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19.1% 감소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내년 전국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26만4425가구로, 올해(36만3851가구)보다 약 27%(9만9426가구) 감소할 전망이다.
리얼투데이 관계자는 “내년에도 서울 분양가는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며 “인기 지역에서는 공급 부족과 높은 수요로 인해 고분양가에도 치열한 청약 경쟁률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