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기업 절반가량이 내년 긴축 경영에 나설 계획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기업 10곳 중 8곳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이 한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도 봤다.
2일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30인 이상 기업 239개사 최고경영자(CEO) 및 임원을 대상으로 ‘2025년 기업 경영전망 조사’를 실시한 결과, 65.7%가 내년 경영계획을 수립했고 이 중 49.7%는 내년 경영계획 기조를 ‘긴축 경영’이라고 답했다. ‘현상 유지’와 ‘확대 경영’을 택한 비율은 각각 28.0%, 22.3%였다.

특히 300인 이상 규모 기업에서는 긴축경영 응답이 61%로 나타나 2016년 조사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게 나타났다고 경총은 설명했다. 구체적인 시행계획에 대해서는 ‘전사적 원가절감’(66.7%) 응답이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인력운용 합리화’(52.6%), ‘신규투자 축소’(25.6%) 순으로 나타났다.
내년 투자 계획과 관련해서는 응답기업 39.5%가 ‘투자 축소’를 택했다. ‘올해 수준’으로 투자를 하겠다는 기업은 35.0%, ‘투자 확대’를 선택한 기업은 25.5%로 집계됐다. ‘투자 축소’ 응답은 300인 이상 기업(58.5%)이 300인 미만 기업(32.8%)보다 25.7%p 높았다.

내년 채용 계획은 ‘올해 수준’이라는 응답이 44.6%로 가장 높았다. 이후 ‘채용 축소’ 36.9%, ‘채용 확대’ 18.4% 순으로 집계됐다. ‘채용 축소’ 응답은 300인 이상 기업(53.7%)이 300인 미만 기업(31.1%)보다 22.6%p 높게 나타났다.
국내 기업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재집권이 국내 경제에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응답기업의 82.0%는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으로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전반적으로 부정적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답했다.
‘대중(對中) 견제에 따른 반사이익, 한・미 협력 강화 등으로 우리 경제에 전반적으로 긍정적 영향이 더 클 것’이란 응답은 7.5%에 그쳤다.
한편, 기업들이 전망한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은 평균 1.9%로 집계됐다. 또 국내 경기 회복세가 본격화되는 시점에 대해서는 ‘2026년 이후’라는 응답이 59.8%로 가장 많았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내수부진·높은 인건비 부담과 함께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대외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면서 기업, 특히 대기업들의 ‘긴축경영’ 기조가 크게 높아졌다”며 “내년도 경기상황이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기업이 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유인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