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원 아이파크 투시도. 출처=HDC현대산업개발
서울원 아이파크 투시도. 출처=HDC현대산업개발

원자재와 인건비 상승으로 공사비가 오르면서 아파트 분양가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내 집 마련을 서두르는 수요자들이 청약시장으로 몰리면서 경쟁률도 높아졌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28일 발표한 ‘10월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1900만47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05% 상승했다. 특히 수도권은 27.17%로 급등하며 상승폭이 가장 컸다. 지방 광역시는 12.50%, 기타 지방은 5.44% 오르며 전국적으로 상승세를 기록했다.

분양가 상승의 주요 원인은 공사비 상승으로 지목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발표한 공사비지수는 2020년 기준 100에서 올해 9월 130.45로 집계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시멘트와 레미콘 같은 원자재 가격 상승이 공사비 증가에 원인으로 지목된다. 시멘트 가격은 2022년 1t당 9만2000원에서 올해 11만원, 레미콘 가격은 1㎥당 7만원대 후반에서 9만원대로 뛰었다. 건설산업연구원은 시멘트 가격이 7∼10% 오르면, 100억원 규모의 공사에서 최대 6800만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분양가 상승이 이어지면서 청약시장 열기도 뜨거워졌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전국 청약 경쟁률은 평균 21.65대 1로 상반기(6.50대 1) 대비 3배 이상 높아졌다. 하반기 청약자 수도 98만1705명으로, 상반기(39만5980명)의 2배 이상 증가했다.

실제 이달 HDC현대산업개발의 ‘서울원 아이파크’가 2만2100명의 청약자가 접수하며 청약 일정을 마무리했다. 2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26일 진행된 1순위 청약 결과 2만1129명의 수요자가 몰리며 평균 경쟁률 14.94대 1을 기록했다. 해당 단지 전용 84㎡ 분양가는 최고 14억1000만원이다. 여기에 각종 옵션 비용과 취등록세를 포함하면 15억원에 달한다.

정부는 지난 10월 공사비 안정화 대책을 발표하며 급등하는 공사비와 분양가를 억제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구체적인 대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정부가 발표한 공사비 안정화 방안과 수요 감소로 인한 건자재 가격 안정화에도 불구하고 인건비와 금융비, 간접비 등으로 인해 상승했던 공사비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영향"이라고 밝혔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지난 10월 공사비 안정화 대책을 발표했지만,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부족해 공사비와 분양가의 상승세가 쉽게 진정되지 않을 것"이라며 "분양가 부담이 더 커지기 전에 내 집 마련을 신중히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