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둔 생보사 대표. (왼쪽부터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 이환주 KB라이프생명대표, 윤해진 NH농협생명 대표). 그래픽=박수아 기자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둔 생보사 대표. (왼쪽부터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 이환주 KB라이프생명대표, 윤해진 NH농협생명 대표). 그래픽=박수아 기자

올해 말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의 대표 임기가 대거 만료되는 가운데, 이들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4대 금융지주 계열 생보사 중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둔 CEO는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 이환주 KB라이프생명 대표, 윤해진 NH농협생명대표로 이들 임기는 12월 말 일제히 종료된다.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 실적 개선과 해외 시장 확장으로 긍정적 전망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는 2023년 취임 이후 회사의 안정적인 실적 개선과 전략적 사업 확장을 이끌어 연임 가능성이 높게 평가된다.

신한라이프는 지난해 순이익 4724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5.1% 증가, 업계 4위에 올랐다. 올해 상반기에도 3129억 원의 순이익을 내며 생보업계 톱3 수준을 기록했고, 킥스(K-ICS) 비율도 248%(잠정치)로 안정적이다.

이 대표는 '생명보험업계 톱(Top)2로 성장하겠다'는 목표 아래 영업력 강화와 혁신을 통해 체질 개선을 이끌었다.

먼저, 취임 직후 '비즈니스 이노베이션(Business Innovation)' 전략을 도입해 영업 프로세스를 전면 재편했다. 그 중 대표적인 조치가 '사업가형 지점장' 제도의 도입이다. 기존의 정규직 지점장 체제를 성과 기반의 보수 체계로 전환하면서, 성과에 따른 보상을 강화해 영업력을 크게 높여 보험 판매 실적 향상과 함께 신한라이프의 영업 체력을 강화했다.

이 대표는 또 고령화 사회에 대비해 요양시설 및 복지 주택 사업을 추진해왔다. 그는 전국 요양시설 네트워크 구축을 목표로 2024년에 전문 요양 서비스 회사 '신한라이프케어'를 자회사로 설립하고, 2025년 하남 요양시설 개소와 서울 은평구 복지 주택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활약도 눈여겨볼만하다. 이 대표는 2022년 1월 설립된 신한라이프 베트남 법인(SHLV)을 설립, 베트남 법인은 현지 보험대리점(GA)과의 제휴를 통한 대면 채널과 디지털 채널을 동시에 운영하며 고객층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재정 컨설턴트(FC) 채널을 출범시켜 맞춤형 금융 솔루션 제공에 주력한 결과, 2023년에는 연간 수입보험료 100억 원을 달성해 베트남 시장에서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했다.

이 대표의 연임 가능성에 대한 업계의 기대는 크다. 취임 이후 그는 안정적인 성과를 꾸준히 내며 신한라이프를 업계 상위권으로 이끌었기 때문인데, 특히 시니어 케어 사업과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적인 확장은 그의 연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환주 KB라이프생명 대표, 요양사업 선두주자로 연임 청신호


이환주 KB라이프생명 대표는 KB라이프생명의 초대 수장으로,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의 성공적인 통합을 이끌었다.

특히 국내 기업과 외국계 기업의 차이가 큰 임금·직급 체계와 조직 문화를 조화롭게 융합한 그는 올해 상반기 양사의 전산 시스템 통합까지 완료하며 경영 역량을 입증했다.

이 대표는 차별화된 장기 경영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고령화 사회에 맞춰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니어 사업을 적극 추진해 KB라이프생명의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해왔다. 지난해 10월 자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를 인수하고 생명보험사 중 최초로 요양사업에 진출하며 노인주거복지시설 운영을 확대한 것이 그 예다.

대표적으로, 이 대표는 KB골든라이프케어의 인프라를 활용해 지난해 12월 서울 평창동에 실버타운 ‘평창 카운티’를 개소했다. 인수 후 단 2개월 만에 이룬 성과로, 시니어케어 사업의 첫발을 성공적으로 내디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이 대표는 KB골든라이프케어를 중심으로 시니어 라이프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미래혁신본부'와 산하 조직인 '시니어사업추진부'를 신설했으며, 요양 자회사를 새로 설립해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B라이프생명은 2025년까지 은평, 강일, 광교 등 3개 지역에 요양시설을 추가로 설립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서울 동남권역부터 서부권역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며 시니어케어 사업의 기반을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이환주 대표는 단기 실적 경쟁을 지양하고 장기적인 포트폴리오 안정화를 선택하며 KB라이프생명의 체질 개선에 집중했다. 업계에서 논란이 된 단기납 종신보험 경쟁에서 발을 빼는 대신, 저축성 보험 비중을 80%대로 확대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했다.

그 결과, 지난해 KB라이프생명의 당기순이익은 2562억 원으로 전년 합산치(1358억 원)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2% 감소한 2023억 원을 기록했지만, 이는 금융자산 평가손익 및 일회성 비용에 따른 일시적 요인으로 분석된다.

재무 건전성도 돋보인다. 신지급여력비율(K-ICS)은 313.5%로 업계 평균을 크게 상회했으며, 계약서비스마진(CSM)은 전 분기 대비 1.8% 증가한 3조 1446억 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시니어 시장 확대와 통합 법인의 안정화, 그리고 장기적 기반 강화를 목표로 한 이 대표의 전략이 KB라이프생명의 신성장 동력을 강화했다고 평가한다.

윤해진 NH농협생명 대표, 뚜렷한 호실적 속 연임 관행 변수


윤해진 NH농협생명 대표의 임기 또한 오는 12월 말 만료된다. 윤 대표는 임기 동안 실적과 재무 건전성 강화에 주력하며, 농협생명의 재정적 위기를 극복하고 안정적 성장 기반을 마련한 키맨(Key-man)으로 평가받는다.

윤 대표는 2023년 1월 NH농협생명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자본잠식 상태였던 농협생명을 정상화하고 재무 건전성을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IFRS17 도입을 계기로 부채를 시가평가하며 금리 상승기에 늘어난 부채를 줄였고, 지난해 1월에는 2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자본을 보강했다.

NH농협생명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16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4% 증가했다. 보험손익은 2820억원으로 46.8% 증가했으며, 금융손익은 130억원이었다. 주요 생명보험사와 비교해 순이익 규모는 낮지만, 보험 본연의 이익인 보험손익의 성장률은 가장 높았다.

또한, 농협생명의 보험계약마진(CSM)도 증가했다. CSM 잔액은 4조773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3% 증가했고, 신계약 CSM은 577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크게 늘었다.

농협생명의 신계약 실적은 크게 증가했다. 1월부터 5월까지의 신계약 가입금액은 13조517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42.9% 증가했다. 이 중 88.6%가 보장성보험으로, 신계약 CSM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윤 대표는 실적 개선에 그치지 않고, 신사업 발굴과 디지털화를 통해 농협생명의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도 주력했다. 그는 지난해 시니어 사업을 검토하기 위해 신사업추진단을 신설하고, 올해 5월에는 일본 젠코카이 산하 젠코종합연구소와 고령화 대응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업계에서는 윤 대표의 실적 개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농협금융의 계열사 대표는 대체로 2년 임기를 채운 뒤 연임 없이 물러나는 관행을 따르기 때문에 그의 연임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실제, 농협생명의 전임 CEO들도 대부분 2년 임기를 마친 후 후임자에게 자리를 넘긴 바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CEO의 연임 여부는 해당 회사의 실적과 그룹 내 전략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특히 안정적인 성과를 낸 신한라이프와 KB라이프생명의 대표들은 연임 가능성이 높지만, NH금융의 특성상 윤해진 대표의 연임은 어려울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