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광고 업계의 방향이 달라지고 있다. 상품이 노출되는 PPL(간접 광고) 대신 예능‧영화와 같은 브랜디드 콘텐츠를 기업이 직접 제작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직접적인 기업 광고에 피로감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기업들은 최근 소비자들이 진정으로 관심 가질 만한 고품질의 콘텐츠를 제작하며 브랜드 가치 전달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런 브랜디드 콘텐츠는 단순한 마케팅 수단을 넘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중요한 전략으로 자리잡았다. 기업들은 ‘광고인 듯 아닌 듯’ 재미와 광고를 적절히 녹여 소비자 중심의 창의적인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기업 브랜디드 콘텐츠는 소셜 미디어의 발달로 인해 확산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넷플릭스, 프라임비디오, 티빙 등 OTT와 유튜브,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기업들은 소비자와 직접 소통이 가능하다.
최근 브랜디드 콘텐츠로 인기를 끌고 있는 LG전자의 리얼리티 예능 ‘하우스 오브 서바이벌’, 현대자동차의 영화 ‘밤낚시’, KCC건설의 ‘식구의 부활’ 광고는 콘텐츠를 잘 만드는 것과 동시에 소비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했는지를 알 수 있는 모범 사례로 꼽힌다.
LG전자가 직접 제작해 선보인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 ‘하우스 오브 서바이벌’이 독특한 컨셉과 흥미로운 전개로 국내외 시청자로부터 인기를 끌며 호평 받고 있다.
지난 8월 12일부터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와 LG채널에 런칭한 하우스 오브 서바이벌은 런칭 후 9월 30일까지 미국 LG채널의 리얼리티 TV 장르를 시청한 기기 수, 누적 시청 시간 비중에서 모두 약 15% 이상을 차지하며 1위를 기록했다.
하우스 오브 서바이벌은 미국 시장 점유율 1위, 월 이용자 2억명 이상인 OTT 플랫폼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와의 협업으로 제작한 LG전자 브랜디드 콘텐츠다. 북미 지역의 젊은 세대에게 인기 있는 서바이벌 리얼리티쇼 형식을 차용해 LG AI가전의 차별화된 편리함과 가치를 알리는 새로운 가전 마케팅 캠페인이다.
프로그램에 선발된 최종 참가자 8명은 양말 산에서 양말 짝 찾기, 눈 가리고 머핀 만들기 등 특별한 임무를 수행하면서 텅 빈 집 안을 채울 가전과 생존에 필요한 물품 등을 획득해 나간다. 미션을 진행하며 탈락자를 투표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최종 우승상금 10만달러를 차지하기 위한 출연자들간의 관계, 갈등도 큰 재미 요소다.

현대자동차가 지난 6월 선보인 단편 영화 ‘밤낚시’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배우 손석구가 주연한 밤낚시는 브랜디드 콘텐츠를 유튜브에 무료로 공개하는 업계 추세에서 벗어나 CGV에 러닝타임 13분의 단편영화로 관람료 1000원에 개봉됐다.
밤낚시는 전기차 충전소를 배경으로, 한 요원이 전기를 훔치는 미지의 존재를 추적하면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다뤘다. 개봉 첫 주 박스 오피스 5위, 누적 관객수 4만6000명을 기록했다. 이는 브랜디드 콘텐츠를 보기 위해 소액이지만 소비자가 기꺼이 돈을 지불했다는 점에서 더욱 고무적인 성과로 평가된다.
이외에도 몬트리올 판타지아 국제영화제에서 국제 단편 경쟁부문 ‘최고편집상’과 ‘관객상’을 수상하는 등 밤낚시는 관객들과 국제 영화제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밤낚시는 현대차가 언급되지 않는 브랜디드 콘텐츠로 기획됐다. 또 아이오닉5 내외부에 있는 7대의 카메라로 촬영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자동차에 집중된 장면을 노출하는 기존 영화 PPL과는 달리 ‘아이오닉5’가 영화 제작의 주체가 되어 아이오닉의 혁신적인 이미지를 간접적으로 강조했다. 영화 전체에서 온전한 아이오닉5의 모습이 한 번도 나오지 않는 독창적인 연출도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예능, 영화 형식의 브랜디드 컨텐츠 외에 일반 브랜드 광고 분야에서도 마케팅 내용은 빼고 공감 가는 주제와 재미를 통해 국내 대표 4대 광고제를 석권한 KCC건설 스위첸 사례도 주목해 볼만 하다.
KCC건설 스위첸은 집과 집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관계 등에 대한 남다른 시각으로, 그 가치와 본질을 재조명하는 광고를 만들어 선보이고 있다. 맞벌이 부부의 육아 현실을 담은 KCC건설 스위첸의 2023년 광고 ‘문명의 충돌2-신문명의 출현’은 작년 대한민국 광고대상 금상과 서울영상광고제 금상을 수상한데 이어 올해 ‘올해의광고상’ 최고상인 그랑프리, ‘소비자가 선택한 좋은 광고상’의 좋은 광고상을 받았다.
문명의 충돌2-신문명의 출현은 2020년 공개된 ‘문명의 충돌’의 후속 광고다. 1편격인 ‘문명의 충돌’은 결혼 4년차 부부의 이야기를 담아 많은 공감을 이끌어냈다. 23년 선보인 2편 광고는 육아를 다뤘다.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기록적인 저출산 상황에서, 아이를 키우는 맞벌이 부부의 고단한 현실을 담아 시청자들로부터 공감과 호평을 받았다.
유튜브 조회수는 3600만회가 넘으며 “우리집에 카메라 달고 만든 듯”, “이건 연기가 아니고 진짜 현실육아”, “가족의 현실과 고통, 행복이 느껴진다”는 등의 호평을 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