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에너지가 한화 보통주식 공개매수에 부분적으로 성공하며 한화그룹이 옥상옥 지배구조로 굳어지는 양상이다. 후계구도에 민감한 영향을 줄 수 있는 현안이라 특히 시선이 집중된다.
한화에너지, 한화 지분↑
25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한화에너지는 한화 보통주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 5.2%(390만주)를 추가 확보했다. 당초 목표로 한 600만주의 65% 수준이다. 이에 앞서 한화에너지는 한화 보통주를 최근 1개월 평균가 대비 12.9%, 공개매수 전일 종가 대비 7.7% 할증한 3만원에 공개매수를 결정하기도 했다.
공개매수는 모든 주주에게 균일한 조건으로 보유주식 등에 대한 매도 기회를 부여하는 제도이다. 이번 공개매수에 대한 응모 여부는 전적으로 개별 주주들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결정됐다.
한화에너지는 그룹의 지배구조 안정성과 투명성 제고, 한화에너지와 한화 간 사업 시너지 향상을 위한 유의미한 수량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한화에너지 관계자는 “오종가가 공개매수가의 99% 이상을 달성하며 책임경영 및 주주가치 제고라는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다”며 “앞으로도 대주주로서 역할에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에너지는 응모된 390만주에 대하여 전부 매수를 진행하며, 공개매수 대상 주식에 대한 대금 결제일은 오는 26일이다.
한화 위에 한화에너지?
업계에서는 의미심장하게 보고 있다. 한화그룹이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옥상옥 지배구조에 한층 가까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화그룹의 지배구조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한화 보통주를 22.65% 소유하고 있으면서 ‘김승연 회장→한화→각 계열사’로 이어지는 구조이다. 그러나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한화에너지→한화→각 계열사’로 전환되는 양상이다.
공개매수 전 한화 보통주의 주요 주주는 김승연 회장(22.65%), 한화에너지(9.7%), 김동관 부회장(4.91%),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2.14%),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2.14%)였으나, 공개매수가 진행되면서 한화에너지의 지분율이 14.9%까지 상승하게 됐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공개매수 이후 한화에너지의 한화 지분율은 14.9%로 상승했다”며 “한화에너지는 김승연 회장의 삼형제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향후 승계 등의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핵심 자회사로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화에너지는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100% 소유한 그룹 계열사다. 2023년말 기준 김동관 부회장, 김동원 사장, 김동선 부사장이 각각 50%, 25%, 25% 보유하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연결기준 한화에너지, 한화컨버전스, 한화 에너지 코퍼레이션 미국·일본, 한화임팩트 등으로 이뤄져 있으며, 각 기업은 ▲전기·열 공급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태양광 ▲PTA(고순도 테레프탈산) 공급 사업을 영위한다.
업계에서는 한화에너지가 당초 공개매수 목표수량인 600만주를 달성하지 못한 만큼 향후 추가적인 공개매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또 일각에선 한화에너지와 한화가 합병할 것으로 내다본다.
공개매수가 지속돼 옥상옥 지배구조가 완성될 경우 김승연 회장이 세 아들은 상속·증여세 없이 그룹 승계를 이어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옥상옥 구조는 기우”
내부자 거래와 한화 주가 저평가 등이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에너지가 한화, 한화솔루션, 한화시스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한화 그룹사 간 내부자 거래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2023년 기준 한화에너지의 특수관계자와의 매출액과 매입액은 각각 7703억원, 9179억원이다.
또 한화에너지가 최대한 많은 한화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선 한화의 주가가 낮은 게 유리하기 때문에 한화가 주가 부양에 소극적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정당한 절차에 따라 공개매수가 진행됐고, 과거 주가 수준보다 할증한 가격에 매수가격을 제시했기 떄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한화그룹은 한화에너지 내부거래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 공개매수는 한화 지분을 취득하는 방법 중 가장 투명하며, 프리미엄을 일률적으로 지급하고 매수한다는 점에서 소액주주 입장에서도 가장 유리한 방안이란 설명이다.
한화 관계자는 “아직까지 추가로 계획된 공개매수는 없다”며 “이번 공개매수는 어디까지나 책임경영 강화를 위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화에너지와 한화와의 합병에 관해서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