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전기차는 물론 휘발유, 경유와 같은 내연기관차 수요까지 줄고 있는 가운데 하이브리드차는 국내 자동차 시장의 ‘불황’을 벗어나는 중이다.
하이브리드차의 인기가 계속되자 완성차 업체들은 앞다퉈 신차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24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의 ‘신차 등록 현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국내 등록 대수는 81만9742대로 전년 동기 대비 10.4% 줄어들었다. 완성차 업체들의 역대급 실적이 예고됐지만, 수출 호황이 내수 부진을 상쇄하는 분위기다.
연료별 차량 등록 순위에서 전년 대비 오름세를 보인 것은 LPG와 하이브리드뿐이다. 구체적으로 휘발유는 전년 대비 16% 감소한 40만1164대, 경유는 54.8% 급감한 7만5985대였다. 반면 하이브리드는 전년 대비 24.5% 오른 19만7903대가 등록됐다. 전체 신차 등록 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2.9%다.
반기 기준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이 20%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부터 판매량이 빠르게 늘기 시작한 하이브리드차는 경유치와 전기차를 제치고 연료별 차량 등록 순위 2위에 올랐다.
하이브리드차는 내연기관차의 엔진과 전기차의 전기모터를 함께 장착한다. 일반적으로 저속에서는 자동으로 충전되는 전기모터를 고속에서는 기존의 엔진을 사용하는 하이브리드는 풀 하이브리드로 불린다. 반면 외부에서 기름처럼 전기를 충전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다.
하이브리드차의 인기에는 ‘경제성’이 바탕된다. 전기차 못지않게 연료 효율성이 뛰어나고 유지비가 적게 들지만 충전은 전기차보다 훨씬 간편하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반면 친환경차의 선두주자로 여겨지는 전기차는 충전 인프라 부족, 보조금 정책 축소, 끊이지 않는 사고 등의 이유로 판매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베스트셀링 차량 ‘Top 5’ 오른 모델들은 모두 하이브리드 트림을 동시 운영하고 있다. 기아 쏘렌토, 기아 카니발, 현대차 싼타페, 기아 스포티지, 현대차 그랜저 등이 그것이다.
국내 판매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현대차·기아의 하이브리드 트림은 대리점에서 반년을 넘게 기다려야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의 가솔린 트림이 한 달 이내 출고되는 것과 대조적이다.
“높아진 인기에”…너도나도 하이브리드 신차 출시하는 완성차 업체들

하이브리드차 수요가 반짝 인기가 아닌 ‘대세’로 자리잡자 완성차 업케들도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하이브리드 트림을 전 차종으로 확대하고자 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초 출시 예정인 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 펠리세이드의 상품성 개선 모델부터 하이브리드 트림을 추가한다. 현대차는 현재 현대차는 2.5 터보 가솔린 엔진과 6단 자동 변속기를 기반으로 하는 차세대 하이브리드 엔진을 개발 중이다.
기아 또한 올해 6개 차종에 적용된 하이브리드 트림을 2026년 8개, 2028년 9개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향후 주요 차종 대부분에 하이브리드 선택지가 추가될 예정이다. 현대차의 고급화 브랜드 제네시스는 이르면 2025년 처음으로 하이브리드 트림을 추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4년간 신차가 부재했던 르노코리아도 오로라 프로젝트의 시작을 하이브리드차로 알렸다. 부산 모빌리티쇼에서 최초 공개된 ‘그랑 콜레오스’는 D 세그먼트 하이브리드 모델로, 오는 9월부터 고객에게 인도된다. 현재 사전 예약 대수만 7000대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입차 업체들 또한 하이브리드 신차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전통적으로 하이브리드차를 ‘잘’ 만드는 것으로 알려진 토요타는 지난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5세대 프리우스를 공개, 올해 5년 만에 국내 시장에서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전문가들은 하이브리드차 선호가 높아지며, 자연스럽게 토요타의 인기도 올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토요타와 토요타의 럭셔리 브랜드 렉서스는 하이브리드차 비율이 90%를 넘는다.
과거 고성능 엔진을 강조했던 슈퍼카 브랜드 또한 하이브리드 시장에 뛰어드는 모습이다. 이탈리아 럭셔리카 브랜드 람보르기니는 23일 브랜드 최초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SUV ‘우루스 SE’를 공개했다. 람보르기니는 내연기관차 대표 모델인 ‘우라칸’ 단종과 함께 하이브리드 신차를 꾸준히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