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택 거래가 늘어나는 가운데 대출금리가 낮아지고 정책자금 대출도 증가하면서 올해 상반기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27조원 가까이 불었다. 이는 2021년 상반기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주택거래가 늘면서 주택담보대출은 앞으로도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한국은행(2024년 6월중 금융시장 동향)과 금융위원회(2024년 6월중 가계대출 동향)의 집계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115조5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 5월과 비교해 6조원 넘게 증가한 규모다.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디딤돌·버팀목 등 정책대출에 대한 수요도 이어졌지만, 은행의 자체 주담대 취급 잔액이 크게 늘었다.
이로써 금융권 가계대출은 4조원 넘게 늘어나며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주택담보대출을 위주로 은행권의 가계대출이 크게 늘어난 반면 저축은행, 상호금융, 여신전문금융사 등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은 1조6000억원 가까이 줄었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올해 3월(-1조7000억원) 1년 만에 줄었다가 4월(+5조원) 반등한 뒤 석 달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증가 폭도 지난해 10월(+6조7000억원) 이후 7개월 만에 최대였던 5월(+6조원) 수준이 두 달째 유지됐다.
가계대출 종류별로는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876조9000억원)이 6조3000억원 늘었다. 은행권 주담대의 증가 세부 현황을 살펴보면, 은행 자체의 주담대는 증가폭이 5월 3조5000억원에서 4조9000억원으로 늘어났고, 디딤돌/버팀목 대출의 경우에도 증가폭이 3조9000억원에서 3조8000억원으로 유사했다. 보금자리론은 감소폭이 1조7000억원에서 1조5000억원으로 축소됐다.
반면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237조4000억원)은 3000억원 감소했다. 신용대출이 줄어든 이유는 부실채권을 매각하거나 상각 처리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6월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6조3000억원)은 작년 8월(+7조원) 이후 10개월 만에 최대 규모다. 올해 상반기 누적 기준 증가 규모(+26조5000억원)는 2021년 상반기(+30조4000억원) 이후 3년 내 가장 컸다.

원지환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가계대출 증가 배경에 대해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주택 거래 증가, 대출금리 하락, 정책대출 공급 지속 등으로 증가 폭이 확대됐다"며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은 반기 말 부실채권 매·상각 등의 영향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가계대출 동향 진단과 전망 관련 질문에는 "수도권 중심으로 늘어난 주택 거래가 시차를 두고 주택 관련 대출에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어제 국회 업무보고에서도 밝혔듯이 주택시장 상황이나 대출금리 여건 변화 등을 볼 때 가계대출 상방 압력은 다소 커진 것으로 평가한다"고 답했다.
아울러 "주택시장이 지역·가격대별로 차별화돼 전체 추세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불확실하다"며 "주택시장 상황, 은행 취급 행태 등을 계속 면밀히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은은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이 2개월 밀리며 대출 수요가 늘어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도 선을 그었다.
원 차장은 "DSR 규제를 7월부터 하겠다는 공시가 예전에 나온 만큼 그간 은행의 가계대출, 주담대 증가세에 미리 선반영됐다"며 "주기형이나 고정형 주담대로 선택하면 제도 자체의 영향이 크지 않아서 6월 은행 가계대출 흐름이나 향후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가능성은 미미하다"고 말했다.

업권별로는 은행권에서 가계대출이 6조원 늘어난 반면 제2금융권에서는 신용대출(-1조4000억원)을 중심으로 1조6000억원 뒷걸음쳤다. 제2금융권 가운데 상호금융(-1조원)·여신전문금융사(-3000억원)·저축은행(-3000억원)은 줄었고, 보험(+200억원)만 소폭 증가했다.
기업 대출의 경우, 예금은행에서 6월 한 달 5조3000억원(잔액 1천296조9000억원) 더 늘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출이 각 7000억원, 4조6000원 증가했고, 중소기업 가운데 개인사업자의 대출도 3000억원 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