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맨 앞줄 오른쪽)이 4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4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기념 촬영 현장에서 아프리카연합 의장인 무함마드 울드 가주아니 모리타니 대통령과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맨 앞줄 오른쪽)이 4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4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기념 촬영 현장에서 아프리카연합 의장인 무함마드 울드 가주아니 모리타니 대통령과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 광물자원의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NCM 양극재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니켈 가격이 14개월에 걸친 하락세를 끝내고 다시 반등 중이다.

함께 하락하던 리튬 가격도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상승세를 탔다. 망간은 5월 들어 급등하고 있다. 주요 양극재 업체들의 수익성 개선 기대감도 커지는 동시에, 점차 변동성이 커지는 광물자원 공급망 확보가 중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올랐다 내렸다…혼돈의 광물 가격 

5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4일 기준 니켈 가격은 톤당 1만8900 달러(약 2600만원)으로 지난 2월의 1만5620달러(2150만원)에 비해 20% 이상 올랐다. 

니켈 가격은 지난해부터 글로벌 공급 과잉으로 연일 하락세였다. 공급과잉으로 니켈 재고량이 늘어남에 따라 수요가 둔화된 탓이다. 런던금속거래소(LME)의 5월 22일 기준 니켈 재고는 8만4090톤으로, 지난해 6월 3만7000톤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중국과 인도산 니켈 생산량이 증가하며 가격 하방압력이 발생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과 인도네시아 이외 지역 광산에서 니켈 생산량을 줄이고, 지정학적 리스크가 발생함에 따라 다시 가격이 급등하는 모양새다. 특히 세계 니켈 생산량 3위인 뉴칼레도니아 지역에 대규모 소요사태가 발생하며 보름 넘게 니켈 채굴이 중단된 상황이다.

공급과잉도 상당부분 완화됐다. 국제니켈연구그룹(INSG)은 올해 니켈 과잉 공급량을 10만9000톤으로 추산한 바 있다. 지난해 10월의 전망치 23만9000톤 대비 50% 이상 줄어든 수치다.

리튬 가격도 지난 분기 대비 14.5% 올랐다.

지난 1년간 니켈 가격과 재고량 변동 추이. 사진=한국자원정보서비스
지난 1년간 니켈 가격과 재고량 변동 추이. 사진=한국자원정보서비스

원자재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양극재 업체의 수익 개선 기대감도 올라온다. 양극재 판가 책정 기준이 광물 구매 시점이 아닌 양극재 판매 시점의 원자재가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광물 가격이 하락세일 땐 비싸게 사서 싸게 파는 구조가 형성돼 수익이 줄어든다. 반대로 광물 가격이 상승하면 싸게 사서 비싸게 팔 수 있다.

양극재 제조업체 관계자는 “래깅효과(원재료 투입 시차효과)로 인해 2분기까진 수익성이 낮을 전망이나, 반등한 원가 반영 예정인 3분기부터는 수익 증대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 역시 보고서를 통해 “2분기 양극재 업체들은 약 10~20%의 판가 하락을 제시하나, 3분기부터는 6% 이상 상승할 수 있는 환경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다만 리튬 가격은 5월까지 잠깐 상승했다가 최근들어 다시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광산 차원 공급량 조절이 미진했기 때문이다. 중국내 리튬 생상 가동률은 지난 2월 35% 수준이었지만, 최근 60% 수준까지 올라왔다. 칠레의 4월 리튬 수출량도 2만9000톤을 달성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당초 대형 광산의 감산 전망과 글로벌 프로젝트 지연 등으로 공급 과잉 완화가 예견됐으나, 금새 원복된 셈이다. .

니켈 공급 과잉 완화도 장기간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배터리 수요 회복에서 기인한 게 아닌, 뉴칼레도니아를 비롯한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완화된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변수가 많을 수밖에 없다.

공급망 안정, 아프리카 뜬다

핵심광물 가격의 잦은 변동에 대응하기 위해 근본적 공급망 확보가 여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업계와 정부 역시 공급망 안정화에 주력하고 있다.

업체들은 해외 광산을 선점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아르헨티나에 총 5만톤 규모의 염수리튬 1, 2단계 공장을 건설 중으로, 1단계 공장은 2024년 내 준공을 앞두고 있다. 칠레에도 리튬 공장 건설 관련 투자를 준비 중이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최근 방한한 탄자니아 대통령과 지난 3일 만나 광물협력을 주제로 회동했다. 탄자니아는 이차전지 음극재의 핵심 소재인 흑연 매장량이 세계 6위에 달한다. 흑연은 한국의 중국 의존도가 97%에 달하는 소재로, 공급망 다변화가 필수적이다.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왼쪽)이 3일 서울에서 사이마 술루후 하산 탄자니아 대통령과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탄자니아 대통령실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왼쪽)이 3일 서울에서 사이마 술루후 하산 탄자니아 대통령과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탄자니아 대통령실

정부 역시 주요 자원 보유국과의 협력을 통해 업계 공급망 안정을 최대한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선택한 키포인트는 아프리카다. 윤석열 대통령은 6월 4일부터 5일까지 양일간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개최하고 아프리카 48개국 정상 및 국가 대표와 핵심 광물 공급망 보장을 논의했다.

특히 정부는 탄자니아, 마다가스카르와의 핵심광물 협력에 주력했다. 아프리카 최초로 탄자니아와 경제동반자협력(EPA) 협상 개시를 선언하고 핵심광물 협력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동시에 마다가스카르와도 핵심광물 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아프리카는 핵심 광물의 필수 보급지로 니켈, 크롬, 망간, 보크사이트, 코발트, 흑연, 리튬 등 4차 산업혁명 핵심 원자재를 비롯한 세계 광물 자원의 30%를 보유하고 있다”며 “2030년까지 100억달러(약 13조7800억원) 수준으로 ODA(공적개발원조) 규모를 확대해 나가고 약 140억달러(약 19조3000억원) 규모의 수출금융도 관련 기업들에 제공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