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W중외제약의 혈우병치료제 ‘헴리브라’가 지난해 200억원에 육박하는 연 매출을 기록하며 시장 1위에 등극했다.
헴리브라의 1위 등극에는 높은 투약 편의성과 함께 건강보험 급여 범위 확대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는 아이큐비아 데이터 기준이며 혈우재단 부설 의원 매출은 집계에서 제외된 수치다.
26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의약품 조사기관 아이큐비아 데이터 기준 헴리브라의 지난해 매출은 190억원이다. 76억원을 기록했던 2022년과 비교해 150% 가량 성장했다.
헴리브라는 로슈의 자회사 일본 주가이제약이 개발했다. 혈우병 환자 몸속에 부족한 혈액응고 제8인자를 모방하는 혁신 신약이다. JW중외제약은 2017년 헴리브라의 국내 개발 및 판권을 확보하고 2019년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다.
헴리브라는 출시 이후 꾸준히 덩치를 키워왔다. 건강보험급여가 인정된 2020년 21억원의 연 매출을 시작으로 2021년과 2022년에는 각각 72억원, 7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건강보험급여 확대에 힘입어 큰 폭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2분기를 기점으로 경쟁약물들을 제치고 국내 혈우병 치료제 시장 1위에 등극했다. 헴리브라의 지난해 2분기 매출은 35억원으로 노보노디스크 ‘노보세븐’(19억)과 다케다코리아의 ‘애브베이트’(34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3분기 들어서는 2위권과 격차가 더 벌어졌다. 헴리브라는 6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반면 노보세븐은 58억원, 애드베이트는 38억원의 매출에 그쳤다. 다만 4분기에는 노보세븐이 86억원으로 65억원을 기록한 헴리브라 보다 많은 매출을 기록했다.
연간 매출에서도 헴리브라 기세는 등등했다. 헴리브라는 190억원, 노보세븐 173억원, 애드베이트 151억원의 매출을 각각 기록했다.
헴리브라의 지난해 매출 급증 원인은 급여 확대다. 헴리브라는 지난해 5월부터 ‘만 1세 이상의 제8인자 항체를 보유하지 않은 A형 혈우병 환자’에도 급여가 적용됐다. 헴리브라는 2020년 5월 중증 A형 혈우병 항체 환자에게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됐는데 3년 만에 비항체 환자들에도 급여가 확대된 것이다.
JW중외제약에 따르면 국내 A형 혈우병 환자는 1700여명이다. 이중 중증 A형 혈우병 환자는 70% 가량이다. 중증 A형 혈우병 환자 중 비항체 환자가 압도적으로 많다. 국내 A형 혈우병 환자의 60% 이상이 헴리브라 급여 대상에 포함된다.

헴리브라의 높은 투약 편의성 또한 시장 연착륙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헴리브라는 다른 혈우병A 치료제와 달리 피하주사 제형이다.
기존 치료제들은 환자가 스스로 정맥을 찾아 주사해야 했는데, 소아청소년의 경우 정맥주사가 어려워 불편이 따라왔다. 반감기(약효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기간)가 기존 치료제보다 길어 최대 4주 1회 피하주사로 예방 효과가 지속되는 장점도 있다.
향후 전망도 밝다. JW중외제약은 최근 ‘1세 미만 A형 혈우병 환자 대상 약효와 안전성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 급여 확대에도 여전히 8인자 제제 사용 이력이 없거나, 만1세 미만의 환자는 급여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JW중외제약 측은 이같은 연구 결과에 대해 “1세 미만 A형 혈우병 환자 대상 헴리브라의 약효와 안전성을 데이터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1세 미만의 A형 혈우병 환자들도 치료 혜택을 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헴리브라가 기존 8인자제제에 비해 투약 편의성이 높고 우수한 약효로 A형 혈우병 환자의 삶의 질 개선하고 있다는 점이 혈우 사회에서 인정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