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출처=삼성SDI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출처=삼성SDI

삼성SDI가 글로벌 전기차 수요 성장세 둔화에도 실적 선방에 성공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이 같은 매출 호조세의 배경에는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가 있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는 국내 배터리 3사 중 대표중 유일하게 연임에 성공했다. 최윤호 대표이사는 연구개발(R&D) 역량을 강화하며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확보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5조9481억원, 영업이익 496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8% 증가한 것으로 3분기 기준 역대 최대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2.3%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 연결기준으로도 매출 11조1954억원, 영업이익 8256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전년 동기간 대비 27.4%, 9.5% 증가하며 호실적을 기록했다.

회사는 글로벌 전기차 성장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고급형 제품 전략을 펼치며 양호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주요 완성차 업체로부터 수주 확대가 기대되면서 안정적인 성장세가 예상되고 있다. 삼성SDI는 BMW, 아우디, 스텔란티스 등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특히 오랜 협력사인 BMW가 최근 출시한 'i5'에 삼성SDI의 배터리를 장착했다. 

여기에 올해 프리미엄 배터리 제품인 'P6'를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P6는 고에너지 밀도와 급속충전 성능을 구현 시킨, 2021년 출시된 하이니켈 각형 배터리 'P5'의 후속 제품이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배터리 업체들이 전방 수요 둔화를 언급하는 가운데 삼성SDI는 프리미엄 전기차 기반의 흔들림 없는 성장을 얘기하고 있다”며 “출하량 성장이 지속되고 있고 성장 모멘텀도 추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적극적이다. 삼성SDI는 지난해 10월 현대자동차와 처음으로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오는 2026년부터 2032년까지 현대자동차의 차세대 유럽 전기차에 들어갈 배터리를 공급하게 된다. 이를 통해 유럽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며 속도를 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회사의 보수적인 증설 전략의 원인이었던 '상각전 영업이익(EBITDA) 내에서 시설투자(CAPEX) 집행' 원칙이 깨질 것"이라며 "내년 BMW·현대차 등 신규 수주도 기대돼 증설에 대한 갈증이 해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SDI 연구소 전경. 출처=삼성SDI
삼성SDI 연구소 전경. 출처=삼성SDI

R&D 투자 강화 ‘적극’…매년 매출 대비 6~7% 투자

삼성SDI는 연구개발(R&D) 투자를 지속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1~3분기 누적으로 연구개발비에만 8364억원을 투자했다. 매년 매출의 평군 6~7% 수준을 R&D에 투자해 오고 있다.

R&D 투자 비용으로 폐배터리, 전고체배터리,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등 차세대 라인업과 함께 6세대 각형 배터리(P6), 5세대 각형 배터리(P5) 등 프리미엄 배터리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이 가운데에서도 특히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는 전고체 배터리 분야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앞서 삼성SDI는 지난해 6월에는 독일 뮌헨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유럽 2023'에 참가해 차세대 배터리 제품들을 선보였다. 전고체 배터리를 비롯한 다양한 폼팩터의 PRiMX 배터리 등을 소개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전고체 배터리 시험생산 라인을 완공해 시제품 제작을 시작했다. 지난 2022년 3월부터는 경기 수원시 SDI연구소에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생산라인을 구축해 왔다. 또 지난해 3월에는 수원 연구소 내 전고체 배터리 시험생산 라인인 ‘S라인’도 구축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시험생산에 돌입했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정기 조직 개편을 단행하고 에너지솔루션 부문 중대형전지사업부 내 ‘ASB(전고체 배터리) 사업화 추진팀’을 신설하며 관련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도를 내비쳤다.

전고체 배터리 개발·양산에 속도를 올려 다른 배터리 업체들보다 상용화 시점을 앞당기겠다는 계획으로 보인다.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의 양산 시점을 오는 2027년으로 잡았다. 이는 국내 셀 제조사 가운데 가장 빠른 시점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이온을 전달하는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한 배터리를 말한다.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 대비 안정성이 향상되고, 에너지 밀도·충전 성능을 모두 높일 수 있어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