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RA Report

새로운 블루오션 바이오가스
독일 바이오가스플랜트 제조기업 탐방기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10월30일, 함부르크 시내에서 남쪽으로 130여km 떨어진 고어레벤 (Gorleben)이라는 작은 마을에 있는 바이오가스플랜트 설비 제조기업 드라이어&보쎄 (Dreyer&Bosse Kraftwerke)를 방문하기 위해 이른 아침 사무실을 나섰다. 고어레벤은 통독 전 서독 지역에서 가장 가난한 마을 중의 하나였다고 동료 독일 직원이 귀띔했다.
비가 많이 내린 탓인지 교통사고로 길이 막혀 약속 시간에 늦을까 마음을 졸였으나 다행히 약속 시간보다 조금 이른 오전 10시 20분에 도착하였다. 회사의 바쁜 일정으로 필자의 방문을 꺼리는 프뢸리히 사장을 설득하여 방문 약속을 어렵게 잡았기 때문에 조금 긴장하였으나 이름 (‘프뢸리히’는 독일어로 ‘쾌활한’, ‘밝은’ 뜻임) 그대로 밝은 표정으로 맞이해 주었다.
회사 소개를 부탁하자 “저희 회사는 1997년 지금의 공장에서 15km 정도 떨어진 엘베강변 쉬나켄베르크(Schnackenburg)에 처음 공장을 짓고 바이오가스플랜트용 가스 및 혼소 엔진 (dual fuel eingine)을 생산하였는데, 바이오가스플랜트 설비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지금부터 8년 전인 2000년에 현재의 장소로 공장을 확장 이전했습니다만, 얼마 지나자 시장 수요를 맞출 수 없어 2002년, 2005년에 다시 생산 설비를 확충했습니다”라고 회사의 급성장 역사를 설명했다.
경쟁사가 많은데도 지속적인 성장을 하는 비결이 무엇인가란 질문에 “저희는 회사 설립 이후 철저하고 신속한 유지 보수 지원으로 고객의 신뢰를 쌓아왔습니다. 이제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원격제어관리 서비스 제공을 통해 고객의 바이오가스플랜트 가동 데이터를 분석, 설비 운영이나 수리에 대한 실시간 조언을 해주고 있습니다. 바이오가스플랜트를 신규로 건설할 경우에는 플랜트 가격만 고려할 게 아니라 공급사의 사후 유지·관리 능력과 AS 문제도 신중히 고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바이오가스플랜트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자 새로 뛰어드는 경쟁사들이 많았지만 사후 관리 부실로 고객들로부터 외면받는 기업들이 적지 않습니다”라고 확신에 찬 말투로 답변했다.
독일에는 2007년 말 기준으로 총 설비 용량 1700MW의 3711기의 바이오가스플랜트가 설치되었다. 2005년과 2006년에만 각각 680기, 590기의 바이오가스플랜트가 설치되었다. 독일 바이오가스협회는 2008년 말까지 독일에 총 4000기의 바이오가스플랜트가 건설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 지원정책이 고속성장 비결
프뢸리히 사장은 독일 바이오가스플랜트 산업의 급속한 성장 배경에 대해 “독일 정부가 바이오가스플랜트 건설 총 투자비의 35~40%에 이르는 보조금을 지원하는 한편, 신재생에너지이용촉진법(EEG, Rene-wable Energy Act)으로 바이오가스를 이용해 생산되는 전기를 20년간 고정가격으로 매입해 주는 정책에 힘입은 바 큽니다. 이외에 바이오가스를 이용, 전기를 생산할 경우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는 옥수수나 축산 분뇨에 대한 보너스, 열병합 발전기 사용에 따른 기술 보너스가 지급됩니다. 2009년 1월부터 시행되는 재생에너지이용촉진법(EEG)에 따라 150kW이하 소형 설비에 대한 인센티브가 늘어 대형보다는 소형 바이오가스플랜트 건설 붐이 일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요약했다.
프뢸리히 사장은 “독일 농가의 바이오가스플랜트는 연료로 옥수수와 축산 분뇨를 많이 사용합니다. 하지만 옥수수를 재배할 수 있는 농경지가 많지 않은 나라에는 옥수수를 주원료로 이용하는 바이오가스 플랜트는 적절치 않습니다”라고 조언했다.
이어 전문 인력 수급 문제에 대해 질문을 했다. “바이오가스플랜트 설비산업에는 기계, 전기, 메카트로닉스 분야의 전문 인력이 필요합니다.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 관련 기업 등과 공동으로 단네베르크 (Luechow-Dannenberg)에 신재생에너지 아카데미 설립을 추진 중에 있습니다. 뤼초브-다네베르크는 2006년 독일 최초의 바이오가스 주유소 시범 프로젝트를 실시한 곳이기도 합니다. 아카데미에서는 이론 분야 교육은 온라인 교육 시스템으로, 기술 교육은 기업 현장에서 받는 듀얼(dual) 시스템으로 운영될 예정입니다. 각종 전문 세미나도 수시로 개최할 예정입니다. 첫 학기는 2009년 상반기에 시작될 예정이며 구체적인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는 곧 공개될 예정입니다. 동 아카데미는 공공기관이나 정치계 인사들의 바이오가스산업 전반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과정으로도 적합합니다”라고 설명했다. 프뢸리히 사장은 회사 소개에 이어 바 생산 현장을 안내해 주었다. 공장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바이오가스플랜트 현장 소개를 부탁하자, 직접 안내해 주겠다고 나섰다. 프뢸리히 사장은 출발하기 전에 먼저 보여줄 게 있다며 자신의 승용차 트렁크를 열었다. 매트를 열자 보조 타이어가 놓여져야 할 곳에 곳에 바이오가스 탱크가 있었다. “우리는 앞으로 자동차 연료용 바이오가스시장이 블루오션이 될 것으로 보고 이 분야에 대한 연구 개발 프로젝트를 본격 진행 중입니다”라고 자랑스럽게 설명했다.

승용차 트렁크 열자 바이오가스탱크가
차로 5분 정도 달리자 10월 말인데도 유채꽃이 만발한 밭 인근에 바이오가스플랜트가 보였다. 프뢸리히 사장은 자사 열병합발전기와 설비제어 시스템이 설치된 농가를 직접 안내, 바이오가스플랜트 공정에 대한 설명을 해주었다.
“바이오가스플랜트는 크게 혐기성(산소를 싫어하는) 박테리아가 옥수수나 축산 분뇨 등 유기물을 분해하는 발효기와 이 발효기에서 생성된 메탄가스를 태워 전기와 열을 얻는 열병합 발전 시스템으로 크게 나뉩니다. 여기 보시는 첫 번째 탱크에 옥수수 사일러지와 축산 분뇨를 섞어 넣게 되면 약 한달 동안 박테리아가 열심히 먹고 소화해, 바이오가스 (메탄 + 이산화탄소)를 만듭니다. 여기 두 번째 탱크는 바이오가스 저장탱크인데, 사실 첫 번째 발효탱크와 같이 실질적으로 발효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바이오가스플랜트 운영의 장점은 전기, 난방열을 얻을 수 있는 것 외에도 축산 분뇨가 발효되는 과정에서 살균되고 냄새가 90% 이상 제거되며, 부산물로 농작물이 흡수하기 아주 좋은 고품질의 액비(액체 비료)가 생산된다는 점입니다. 바이오 가스플랜트를 통해 환경 보호, 에너지 생산, 전기 판매 수입 등 1석 3조의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애초 30분간의 미팅 시간을 훨씬 넘긴 2시간 가까운 자세한 설명과 안내를 받고 돌아오는 마음은 참 가벼웠다. 정부는 환경 문제와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책과 제도를 마련·지원하고 기업과 농가는 정부의 정책에 적극 부응하는 모습이 무척 인상깊게 다가왔다.
함부르크 KBC 한상은 차장
자료=독일 바이오가스협회

오희나 기자 hnoh@er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