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AI신약개발지원센터 센터장. 출처=한국제약바이오협회김우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AI신약개발지원센터 센터장. 출처=한국제약바이오협회
​김우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AI신약개발지원센터 센터장. 출처=한국제약바이오협회김우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AI신약개발지원센터 센터장. 출처=한국제약바이오협회

“AI신약개발이요? 신약개발 과정을 설명하자면 복잡하고 어려워요. 결과적으로 인체에 무해하면서도 특정 질병에 효과가 있는 새로운 약물을 찾아내는 게 신약개발인데, 일일이 사람의 손을 통해 찾아내야 하죠. AI신약개발은 단순하게 이야기하면 (사람이 하는 과정을 이미 구축된 데이터 플랫폼을 바탕으로) 이것저것 시도해 보는 것이죠.” 

신약 개발은 대표적인 고위험고수익 산업 중 하나로, 전통적인 신약 개발에 평균 15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인공지능(AI)을 신약개발에 활용하게 되면 기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고, 신약 개발의 성공률도 높일 수 있어 많은 기업이 앞다퉈 AI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추세다.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AI 신약 개발 시장 규모는 2021년 4억1320만달러였으며, 지난해는 6억980만달러 규모로 추정된다. 이후 매년 45.7%씩 성장해 2027년에는 40억35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등 성장세가 가파르다.

AI 신약 개발 시장은 매우 세분화되고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다. 이에 글로벌 제약사들은 신약 개발 속도를 단축하고 성공확률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AI 신약 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추세다. 자체 AI 기술 플랫폼을 구축하거나 AI 신약 개발 기업과의 협업, 파트너십, 공동개발 등 다양한 방식으로 AI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김우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AI신약개발지원센터 센터장은 “신약 개발에 있어 AI가 데이터 수집 및 분석, 약물 조제, 환자 상태 모니터링 등 전반적인 과정에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우연 센터장은 “AI가 신약 개발에 있어 결과적으로 하는 것은 인체에 무해하면서도 특정 질병에 효과가 있는 소재를 찾아내거나 사람이 할 경우 일일이 수 많은 양의 실험을 해야 하는 과정을 대신하는 등 여러가지”라며 “보통 만들 수 있는 약물이 될 만한 범위의 종류가 크게는 십의 육십승 정도로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양이 많지만, AI 통해 이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5000번서 1만번 실험에도…FDA 문턱 넘을 확률은 단 10%

또 김우연 센터장은 “보통 통계적으로 5000번에서 1만번 정도를 실험하고 이후 약 10%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보통 임상 들어가기 전까지 연구 기간으로만 6~7년 정도 소요되는데, 통상적인 데이터로는 AI가 이 기간을 18개월로 단축시켜 준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AI는 신약 개발의 전 임상 단계부터 향후 물질이 개발된 이후까지 전 과정에 접목 시킬 수 있다. 김우연 센터장은 “우선 AI는 타겟(세균· 바이러스 혹은 체내 혈전 등 질환 유발 인자)을 발견하는 데도 사용이 되는데, 질병의 메커니즘을 찾는 것이다. 한국은 아직 기초 연구가 약해 주로 해외에서 약을 개발하고 있는 것을 따라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타겟을 찾아 내는 과정이 20년 정도 소요되는 이유는 하나하나씩 다 실험하기 때문인데 인체가 워낙 복잡한 구조이며 변이가 일어나기도 한다”며 “이전에 나온 연구들이 전부 디지털화 되어 있기 때문에 사람이 수 많은 논문을 읽을 수는 없지만 AI를 활용하면 타겟을 찾아내는 것부터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보통 연구원들은 숲 보다는 나무를 보는데 집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신약 개발은 전체적인 것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러한 부분에서 문헌을 읽고 분석하고 인과관계를 찾는 것을 AI가 하고 시간을 단축 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또 약물을 조제하는 것도 AI 를 통해 경우의 수를 줄일 수 있다. 해당 약을 주사제 투입 또는 태블릿(알약 형태)으로 해 경구투약을 할 것인지 등 약을 만드는 방법은 전부 다르다. 현재는 사람들이 여러 실험을 통해 나온 데이터를 바탕으로 결정하고 있다.

김우연 센터장은 “약물의 성분과 성질을 파악하고 어떤 약으로 제조하면 좋을까를 AI가 결정 할 수 있다”며 “예를 들어 폐암도 원인이 한가지가 아니며, 같은 타겟이라도 단백질이 계속 변이가 일어나며 내성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에 특정 메커니즘에 따라서 개발한 약물에 맞는 환자를 선별하는 것 또한 데이터 기반, AI가 할 수 있다”며 “이후 약물이 시판되고 웨어러블 기기 등을 통해 환자 모니터링도 AI가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센터장은 “개인 데이터 수집 및 분석, 모니터링 등 전반적인 과정에 AI가 활용된다”며 원인을 분석하고 약을 개발하고 약을 조제하는 것, 임상 환자 모집, 이후 모니터링 등 모든 과정에 사용된다”고 말했다.

김우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AI신약개발지원센터 센터장. 출처=한국제약바이오협회
김우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AI신약개발지원센터 센터장. 출처=한국제약바이오협회

아직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AI를 활용해 신약을 개발한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없다. 단계 별로 각기 다른 플랫폼을 활용하거나, 기업이 다른 기업과 협업을 하거나 인수를 통해 적극적으로 AI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 AI신약개발 생태계 조성 단계

최근에는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바이오 기업 리커전에 500만달러(약 640억원)을 투자해 주목을 받았다. 리커전은 투자 받은 비용 등을 다른 AI 스타트업 기업을 인수하는데 활용하며 덩치를 키워나가고 있다.

김우연 센터장은 “이렇게 몸집을 키워 나가는 회사가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등 해외기업의 경우에는 R&D 투자 규모도 워낙 커 적극적으로 전문인력 확보에 힘을 쏟거나 벤처 투자 등 활발하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국내에서는 정부와 협회 등이 AI 신약 개발 지원에 힘을 보태고 있다. 우선 AI 신약개발지원센터는 AI 신약개발 온라인 교육 플랫폼인 라이드(LAIDD)를 진행하고 있다. LAIDD는 국내 최초로 인공지능과 제약바이오 분야 융합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는 ‘인공지능 신약개발 종합 교육 플랫폼’이다.

또 산-학-연 협력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AI 신약개발 생태계 활성화도 조성했다. 현재 18명 산업계, 학계, 연구기관 전문가가 참여하는 ‘AI신약개발자문위원회’ 운영 중이다. 제약바이오기업의 AI 도입도 확산되고 있다. AI팀 신설 또는 AI 스타트업과의 협력연구를 실행하는 제약바이오기업이 2019년 5~6개에서 2013년 30여개로 확대됐다. 또 신테카바이오, 파로스아이바이오, 온코크로스 등 신약개발 AI 스타트업도 2019년 10여개에서 현재 50여개로 확대됐다.

정부는 AI 신약개발 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K멜로디(MELLODDY)' 프로젝트를 산업계와 함께 추진 중이다. 관련 예산은 현재 기획재정부가 심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에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김우연 센터장은 “AI 기술이 보편화 돼 모두 함께 사용하면 좋은데 아직 국내는 신약 개발 여력이 글로벌 기업보다 크지 않다”며 “개발해도 데이터를 활용하는 부분이 문제로, 개별 기업의 기술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또  “중요한 데이터는 기업 기밀 부분이어서 공개하기가 어려운 부분도 있다”면서 “데이터를 따로 공개하지 않고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부분들을 AI가 학습하하는 연합 학습 기술을 시도해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자연스럽게 산-학-연 협력이 이뤄지며 좋은 사례가 나오고, 이를 통해 AI 를 활용한 신약 개발 활성화도 기대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