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이 경기도 파주시에서 분양 중인 '운정 푸르지오 파크라인'. 이 단지 분양업체는 계약자가 입주 계약을 하면 분양 가격을 기존 가격보다 2억원까지 깎아준다. 분양 관계자는 "계약금의 5%를 무이자 대출해주거나 이자로 지원해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경기 안양시에 나온 '평촌 센텀퍼스트'는 최근 1·2순위 청약에서 0.3대 1의 경쟁률을 보이자 지난달부터 분양가를 10%를 깎아줬다. 업체는 계약자가 계약금을 내면 발코니 확장을 공짜로 지원하는 혜택도 내걸었다.
![15일 오후 파주 운정신도시 내 푸르지오 파크라인 견본주택에 분양가 할인을 안내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이혜진 기자]](https://cdn.econovill.com/news/photo/202303/605461_540609_4221.jpg)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고금리 기조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주택 구매 수요가 줄어들자 건설 회사들이 호황기엔 하지 않던 '눈물의 마케팅'을 하고 있다. 중도금을 무이자로 빌려주거나 계약금을 정액제로 하는 것은 기본이며 다양한 방식의 현금 지급까지 등장했다.
서울도 예외가 아니다. 15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 '마포더클래시'는 최근 무순위 청약(1·2순위 청약에서 미달되거나 당첨 부적격자 등이 발생하면 이에 대해 추후 다시 청약을 진행하는 방식)을 진행했지만 미계약 물량이 아직 3가구가 남아있다. 무순위 청약은 자격 조건의 문턱이 낮아 이른바 '줍줍' 청약으로도 불린다.
이 단지는 지난해 말에 실시된 1순위 청약에서 53가구 모집에 1028명이 지원하며 19.4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하지만 고분양가 논란에 휩싸이며 공급 가구중 절반이 넘는 27가구가 계약에 실패했다.
![15일 오후 운정신도시 내에 이달 분양을 앞둔 운정자이 시그니처 공사가 한창이다. 이 지역은 미분양된 곳들이 많음에도 물량 공급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이혜진 기자]](https://cdn.econovill.com/news/photo/202303/605461_540614_576.jpg)
이날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강북구 수유동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전날 8번째 줍줍을 진행하고 나서야 미분양 물량을 털었다. 지난해 7번의 줍줍을 실시하며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미분양된 36가구를 80억원가량에 매매해 비싸게 물량을 사들였다는 지적을 받았던 곳이다. 이 단지는 지난해 말까지 분양가 15% 할인에 더해 관리비 대납까지 제공하며 수요자 찾기에 나섰다.
지방에선 미분양 단지가 급증한 대구에서 기업들이 줄지어 분양가를 내리거나 입주 축하금을 지원하는 등 여러 고육책을 꺼냈다. 서희건설이 서구에서 분양하고 있는 '두류 스타힐스'는 분양가를 10% 깎아주고 있다. 라온건설이 수성구에 분양을 진행 중인 '시지 라온 프라이빗'은 입주 지원금 7000만원에 중도금 무이자와 잔금 납부 유예까지 다양한 혜택을 제시했다.
![15일 오후 운정신도시 운정역 인근의 한 오피스텔 1층에 미분양을 털기 위해 즉시 입주를 안내하는 문구를 내건 임대 사무실이 위치해 있다. 이곳 1층엔 임대로 내놓은 상가 공실이 즐비하다. [사진=이혜진 기자]](https://cdn.econovill.com/news/photo/202303/605461_540612_536.jpg)
이런 혜택은 업체들의 마지막 보루나 다름 없다. 같은 날 부동산 정보 기업인 리얼투데이가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3월 10일 기준) 전국에선 25곳(8873가구)이 일반에 공급됐는데 이들 단지에 접수된 1순위 청약 통장은 6만2919건으로 평균 7.1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전년 동기(14.2대 1)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머무른 것이다.
미분양도 늘어나고 있다. 국토교통부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전국의 미분양 물량은 7만5359가구로 전월에 비해 10.6%(7211가구) 증가했다.
건설업체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자 기업들이 매출이 감소하더라도 미분양을 일찍 해소하는 것이 더 좋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특히 대구에서는 미분양이 화제가 되기 훨씬 전인 2021년부터 미분양 단지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고 귀띔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