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이 국제 전자 박람회 ‘CES’의 현장에 2년 연속 등장했다. 사내 플랫폼을 통해 육성한 벤처기업의 기술과 경쟁력을 홍보하기 위해서다. 포스코그룹은 CES에 간접적으로 참가해 벤처기업을 도울 뿐 아니라 철강 외 새로운 분야에 대한 그룹의 관심사를 업계에 공유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외부 협력 사례가 절실한 상황에서 이종 산업에 이름을 알리는 일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5일(현지시간)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은 이날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3의 현장에서 부스를 운영할 예정이다.
포스코그룹은 나흘 동안 진행되는 행사 기간 동안 포스코(POSCO) 사명 간판과 함께 사내 플랫폼을 통해 육성한 벤처기업들의 신기술을 홍보할 예정이다. 해당 벤처기업 19곳은 지난해에 비해 2배 가량 확장된 포스코그룹 부스에서 공간을 서로 나눠 조성한 뒤 제품이나 솔루션을 방문객에게 소개할 계획이다.
포스코그룹은 벤처기업을 글로벌 업계에 소개하고 성장 발판을 마련해주려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부스를 더욱 풍성하게 조성했다. 올해 포스코그룹 부스의 규모를 지난해 보다 2배 확장한 뒤 전년보다 6개 많은 19개 벤처기업과 동행했다.
포스코그룹은 벤처기업을 일회성으로 지원하지 않고 꾸준히 힘을 실어주고 있는 상황이다. 이 일환으로 올해 참가사 중 그래핀스퀘어, 마이다스 H&T, 아시뮬라, 버블러 등 4개사는 2년 연속 포스코그룹 부스에 자리를 마련했다.

포스코그룹 ‘벤처기업 덕에’ CES 진출
포스코그룹이 CES 행사 현장에서 정식으로 사명을 알릴 수 있었던 것은 함께 한 벤처기업들 덕분이다. 포스코그룹은 연간 1230억원(2021년 기준)씩 투자하는 등 연구개발(R&D) 활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업계에서 기술 경쟁력을 인정받는 상황이다.
다만 R&D 성과들은 주로 철강재, 품질검증, 생산소재 등 주로 철강 분야 사업장에서 쓰이는 소재에 적용 가능한 기술이기 때문에 CES에 내놓기에 모호한 측면을 지니고 있다. CES에서 주목받는 기술은 통상 모빌리티, 스마트폰 등 최종 소비재들과 관련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포스코그룹과 함께 한 벤처기업들도 그래핀 합성기술(그래핀스퀘어), 생체정보 측정(원소프트다임), 반려동물 헬스케어(AI포펫) 등 최종 소비재 분야에 연계된 기술을 내세울 예정이다.
포스코그룹이 CES에 참석한 배경에는 현재 추진하고 있는 각종 신사업에 관련된 파트너십을 구축하려는 목적도 담겼다. 포스코그룹은 그룹 기업가치를 지난 2021년 43조원에서 2030년 3배 이상 높이기 위해 핵심 사업 7종을 영위·확장할 계획이다.

핵심 사업은 철강을 비롯해 이차전지소재, 리튬·니켈, 수소, 에너지, 건축·인프라, 농업 바이오(Agri-bio) 등으로 구성됐다. 이 중 철강 외 이차전지소재, 수소, 농업 바이오 등 사업 부문은 기존 그룹 내 계열사의 주력 사업 분야와는 다소 동떨어진 특성을 지녔다. 포스코그룹은 해당 사업 부문의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벤처기업을 비롯한 외부 기업과 협력하는 방식으로 효율을 추구하는 중이다.
CES는 신사업 분야의 잠재 파트너사들과 교류하기를 원하는 포스코그룹에게 최적화한 행사인 것으로 분석된다. 포스코그룹이 추진하는 신사업 분야가 미래모빌리티, 미래 주거시설, 식량자원 등 최종 소비재와 관련 있기 때문이다.

경영진이 CES 참관…그룹이미지 쇄신 기여할 듯
포스코그룹은 이 뿐 아니라 CES를 활용해 철강사에서 ‘기술 기업’으로 거듭나려는 의지를 시장에 어필할 수 있다. 최근 탄소중립이 전세계 산업의 공동 목표로 떠오름에 따라 포스코그룹의 철강사 이미지가 개선해야 할 부분으로 꼽히고 있다. 실제 포스코그룹의 신사업 추진 행보는 그룹 가치나 계열사별 신용등급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신용평가는 “포스코그룹은 탄소중립을 비롯한 환경·사회적책임·투명경영(ESG) 리스크에 크게 노출돼 있다”며 “이에 대응해 미래 사업을 발굴할 목적으로 계열사간 M&A(인수합병), 투자 등이 활발해질 수 있어 이를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포스코그룹 경영진이 CES의 이 같은 이점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에서 이번 행사 기간 현장에 방문할 예정이다. 행사 기간 내 그룹 임직원들이 CES에 참관해 친환경 미래소재·철강소재, 이차전지소재, 수소·저탄소에너지 등 분야별 기술과 관련 기업을 살필 예정이다. 앞서 지난 2018년 열린 CES에도 최정우 회장의 전임자인 권오준 포스코 전 회장이 참관해 사업장의 가동효율을 높일 인공지능(AI) 등 스마트팩토리 관련 기술을 탐색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지난 2일 발표한 올해 신년사를 통해 “AI, 로보틱스 등 그룹 사업과 연계 가능한 고성장 분야로 신사업 검토 범위를 확대할 것”이라며 “이차전지소재, 수소 ,저탄소 혁신기술 등 그룹 핵심사업과 관련한 우수 벤처에 대한 발굴·투자를 강화해 그룹의 미래 기술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