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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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쉬코리아가 신규 투자를 받을지 주목되는 가운데 외부 자금이 회사에 수혈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구조조정 업계에 따르면 메쉬코리아가 회생절차에서 부족한 운영자금을 외부로부터 차입하고 있다. 메쉬코리아는 회사가 운영자금을 외부에서 차입할 수 있도록 허락해 달라고 회생 재판부에 두차례 요청했다. 

회생절차에서는 계약의 체결, 신규자금 차입, 고용 등 중요 경영사항에 대해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재판부는 회사의 요청에 대해 일부 자금은 차입을 허가했다.

메쉬코리아가 신청한 허가신청에 대해 법원은 최대 채권자인 오케이캐피탈에 의견을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케이캐피탈은 메쉬코리아의 회생절차에 대해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다. 오케이캐피탈은 메쉬코리아가 법원에 제출한 중요 신청서류에 대해 즉시 열람을 허가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주채권자로서 의견을 표명하기 위해서다. 

한편, 메쉬코리아 유정범 의장도 지난 23일 서울회생법원 101 단독 재판부에 개인의 채무조정을 위해 회생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메쉬코리아는 지난 2월 유정범 메쉬코리아 대표와 김형설 사내이사의 지분을 담보로 오케이 캐피탈로부터 360억원을 대출했다. 회생 법조계는 유 대표가 이 대출에 연대책임을 진 것으로 보고 그 연대채무를 조정하기 위해 회생절차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회생법조계 한 관계자는 “법인이 회생을 신청하면 회사의 연대보증 관계에 있는 대표이사의 채무도 현실화 된다”며 “법인이 회생에 들어갔는데 대표자가 회생을 밟지 않으면 대표자의 개인 자산에 강제집행 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법인의 경영에 집중 할 수 없어 통상 대표자도 회생절차를 밟게 된다”고 설명했다. 

◆차입금 어디서...투자자 나타났나?

앞서 메쉬코리아는 회생을 신청하면서 회생법원에 자율구조조정 프로그램(ARS)을 신청한 후 그사이 투자를 유치해 기존 채무를 변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자율구조조정 프로그램은 본격적인 회생절차를 개시하기에 앞서 법원이 회사와 채권단과 협의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제도다. 협의가 이뤄지면 회사는 회생을 취하하고 협의가 불발되면 회생절차가 그대로 진행되는 구조다. 

그 사이 법원은 채권단에 대해 채권회수를 금지하고 회사의 자산유출은 봉쇄하는 조치를 내린다.

협상에 필요한 기간은 전적으로 법원의 재량이다. 다만 협상의 진행 정도와 협상 가능성이 자율구조조정 기간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협상 가능성이 높다면 메쉬코리아에 3개월 이상의 시간도 주어질 수 있다는 게 회생 법조계의 전망이다.

앞서 메쉬코리아는 회생을 신청하면서 공식입장을 통해 “투자자의 실사가 예정되어 있다”면서 “투자가 임박했다”고 밝혔다. 디폴트를 막기 위해서 투자받을 시간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메쉬코리아가 회생절차 초기에 운영자금에 대해 차입금을 확보한 것을 두고 구조조정 업계는 메쉬코리아가 이미 투자자를 물색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투자자와 구체적인 협의가 없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오케이캐피탈, P플랜 카드 뭐길래

메쉬코리아의 이번 회생절차는 유정범 의장의 신청으로 촉발됐다. 일반적으로 회생절차가 채무자 회사의 신청으로 시작되는 것과 달리 이번 회생절차는 유 의장이 채권자의 자격으로 회생을 신청했다. 채무자회생법에 따르면 자본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채권을 가진 채권자는 회생을 신청할 자격이 주어진다.

유 의장의 선제적 회생신청과 관련해 유 의장은 입장문에서 “해외투자 등 재원확보를 근거로 오케이캐피탈에 상환계획을 협의하였지만, 오케이캐피탈이 경영권 및 지분 매각 등 단순한 채권자 이상의 계획과 행동을 보이며 마치 적대적 M&A와 같은 방식으로 회사와 주주를 압박했기에 오케이캐피탈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표명했다.

회사보다 먼저 유 의장이 채권자 지위에서 회생을 신청한 것을 두고 회생 법조계는 유 의장이 오케이캐피탈의 P플랜 신청을 저지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보고 있다. 유 의장이 회생절차에서 구조조정의 주도권을 뺏기지 않기 위해 미리 선수를 쳤다는 것이다.

P플랜은 미리 회생계획안을 짜서 회생절차를 진행하는 제도다. 이 제도는 사전에 회사의 채권자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법률에는 회사 채무액의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채권자의 동의를 받도록 규정돼 있다.

P플랜 회생계획안에는 오케이캐피탈이 출자전환을 통해 회사의 주요 주주가 되거나 M&A를 통해 회사를 매각하는 내용을 담을 수 있다. 회생절차의 주도권을 뺏기면 회사의 의사와 다른 방향으로 구조조정이 될 수 있다.

일단 P플랜이 시작되면 자산을 초과하는 부채규모를 갖는 회사의 경우 주식은 병합 후 소각되고, 주주들이 회생계획안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된다. P플랜 회생계획안은 채권단의 동의만 필요로 한다. 이렇게 되면 회사의 주주들이 영향력을 잃게 된다.

현재 메쉬코리아의 주요 주주는 최대 주주인 네이버(18.48%), GS리테일(18.46%), 현대차(8.88%), 솔본인베스트먼트(7.51%) 등이다. 그 외 유정범 의장이 14.8%, 김형설 사내이사가 6.18%의 지분을 갖고 있다. 

메쉬코리아가 자율구조조정 기간에 투자자를 찾지 못한다면 구조조정의 결정권이 다시 오케이캐피탈로 옮겨갈지도 주목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