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의 스타트업 업계는 흔히 ‘정글’로 일컬어진다. 말 그대로 매운맛. K-스타트업이다.
그 무한의 정글속에서 ‘선한 영향력’을 강조하며 열린 소통을 지향하는 한 기업이 있다. 바로 3D모델링 유통 플랫폼 기업 ‘카펜스트리트’다.
서울 강남구의 카펜스트리트 사무실에서 회사의 공동창업자인 서정수 이사와 이야기를 나눠 봤다.
버려지는 3D 디자인이 아까워서...
대학에서 건축학을 전공한 카펜스트리트 공동창업자 이민홍 대표는 국내의 한 인테리어 커머스 플랫폼 서비스 기획자로 근무하고 있었다.
이 대표는 디자이너들이 며칠을 고생해서 만든 건축용 3D디자인 소스들이 한 번 쓰고 폐기되는 것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3D디자인 소스들이 영화나 웹툰과 등 콘텐츠의 영역에서 활용되는 사례들이 생겨났고 여기에서 비즈니스 포인트를 발견했다.
이 대표는 회사 동료이자 디자인 경영학 전공자인 서정수 이사와 의기투합해 창업을 결심하게 된다. 2019년 2월 3D디자인 소스의 오픈마켓 플랫폼 ‘ACON3D’를 시범 운영한 후 그 해 5월 두 젊은 창업자는 공식 법인 ‘카펜스트리트’를 설립한다. 이민홍 대표는 경영과 기술을 맡고, 서정수 이사는 전략과 운영을 담당하는 등으로 역할을 나눴다.
ACON3D는 공급자(3D모델 창작자)와 웹툰, 게임, 영상, 메타버스 등의 분야에서 3D모델을 활용해 작업하는 수요자들을 연결하고 개별 판매에 대한 수수료를 수익원으로 하는 오픈마켓 플랫폼 비즈니스다.

서 이사는 “사진·영상·음악 등 다양한 형태의 디자인 창작 소스가 시장에서 활발하게 유통되고 있음에도 다양한 콘텐츠 영역에서 활용도가 높아진 3D디자인 소스는 그 공급과 유통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라면서 “3D디자인의 경제적 가치를 높이고, 동시에 콘텐츠 창작자들의 작업상 편의성을 개선한다는 점에서 사업의 의미를 발견했다”라고 말했다.
카펜스트리트는 약 3년에 이르는 짧은 업력 동안 다양한 주체들에게 성장의 가능성을 인정받으면서 네이버 계열 VC 스프링캠프 엑셀러레이팅, Series SEED, pre-Series A(15억원 규모), Series A(100억원 규모) 등으로 투자를 유치했다. 현재도 지속적인 실적 개선을 통해 스타트업 씬에서 주목 할만 한 ‘루키’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납득할 때까지’ 소통한다
스타트업 업계에서 카펜스트리트가 ‘좋은 소문’이 난 결정적 이유는 서로를 최대한으로 납득할 때까지 지속되는 임직원들 간 소통이다. 창업 이전부터 이 대표와 서 이사가 지키기로 한 회사의 제 1원칙이다.
서 대표는 “우리가 하는 일은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기에 구성원들 간의 좋은 관계와 원활한 소통은 곧 우리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완성도와 직결된다고 생각했다”라면서 “이를 위해서 카펜스트리트의 모든 구성원들은 2주 혹은 월 단위로 팀 및 타운홀 미팅을 하고, 회사에 대한 건의나 불만사항을 언제든 이야기할 수 있는 익명 게시판을 통해 의견을 개진하거나 본인이 원하는 경우 서로의 스케줄이 허락하는 선에서 경영진과의 면담을 통해 각자가 가진 고민들을 해결하는 등 다양한 방법의 소통을 지속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카펜스트리트는 임직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역량을 강화하는 대부분의 비용도 지원한다. 대표적으로는 1회 5만원-1개월 40만원 한도로 1년에 약 500만원을 ‘먹는 것’에 사용할 수 있는 법인카드가 있다. 이 카드는 모든 임직원들에게 지급된다. 여기에 카펜스트리트는 직원들의 도서 구입, 강의 청취, 그룹스터디 등 개별 역량을 키울 수 있는 다양한 활동에 대해서도 비용을 지원한다.
서 이사는 “이 대표와의 창업 의기투합에서 가장 격하게 공감했던 부분은 ‘잘 먹지 않으면, 일의 성과도 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라면서 “식비 지원은 임직원들에게서 반응이 가장 좋은 회사의 복지시스템”이라고 말했다.

선한 영향력의 스타트업
서정수 이사는 카펜스트리트의 목표에 대해 “창작자들의 든든한 지원군으로서의 기업 정체성을 지키면서 비즈니스를 확장하고, 직원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기업문화를 만드는 것 ”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카펜스트리트는 웹툰 작가들의 편의를 고려해 현재 무료로 서비스 되고 있는 디지털 편집 툴 ’에이블러(ABLER)’와 연결된 비즈니스 모델 구축과 동시에 글로벌 서비스를 준비하는 등으로 회사의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서정수 이사는 “우리의 서비스와 툴을 통해 전 세계의 창작자들이 상상력을 최대한으로 구현하는 비즈니스적 목표를 이룸과 동시에 ‘선한 영향력의 스타트업’의 성공적 사례로 남고 싶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