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년 전 코로나 시작. 악몽같던 그 때가 생각나요. 승준생(승무원 준비생)들은 취업에 성공하면 ‘윙(날개)’을 달았다며 서로 축하하거든요. 전 끝내 불합격자였어요.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일반 사무직으로 취직해 하루하루를 견뎌요.
지난 달 말에는 인천공항 여객센터에서 항공 취업박람회가 열렸다. 발 딛는 곳 마다 사람이 붐벼 조금씩 회복되는 항공수요를 직접 체감할 수 있었다. 현장에서는 현직 승무원이나 조종사가 취업 희망자의 멘토가 되어주는 장면도 연출됐다.
취업준비생(취준생)들의 움직임이 활발해 진 것은 최근 주요 항공사에서 채용을 늘리고 있어서다. 실제로 1일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중동 소재의 카타르 항공, 중동계열 저비용항공사(LCC) 플라이나스가 한국인 승무원을 대거 모집하는 등 채용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다.
외항사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의 채용 소식도 계속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달 중순까지 신입승무원 100명을 채용하기위해 서류를 받고 있다. 3년만의 첫 채용이다. 얼마전 LA취항에 성공한 에어프레미아도 꽤 많은 신입 승무원을 뽑는다.
객실 승무원 뿐만 아니라 이들과 호흡을 맞출 운항 승무원(조종사), 지상직원, 안전담당자 등 각 사는 하나 둘 필요 인력을 채워 넣어 공항에 생기를 붙어넣고 있다.
외항사(외국항공사)는 더 많은 인력을 채용 중이다. 현재 진행 중인 채용은 싱가포르 에어라인, 말레이시아 에어아시아 엑스, 쿠웨이트 항공(일부 항공학원생만 지원가능), 라오에어, 베트남 뱀부항공 등이다.
이들 항공사는 단절됐던 자국 발(發) 인천행을 다시 되살리고자 한국인 승무원을 우선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회사 입장에서는 좋지만, 한국 국적의 취준생들 입장에서는 난감한 경우도 종종 생긴다. 여러가지 현실적 문제들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베트남 항공사에 취직한다면, 그 항공사 본사가 있는곳으로 주거지를 옮겨야한다. 이 경우 통상 회사에서 주거비와 생활비를 보존한다. 하지만 규모가 작은 몇 곳의 경우 이것마저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나라 환율로 계산 시 100만원 대 임금으로 버텨야 하는 날도 많다.
승무원 준비생 A씨는 “코로나 때문에 3년 동안 좌절감에 지냈다. 그 와중에 친구들은 하나둘 취업으로 떠났고 어쩔 수 없이 직장으로 나왔다”며“100만원대 월급, 이제 막 시작한 친구들에겐 달리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돈을 주고 승무원 자리를 내어주는 것 조차가 간절하고 감사하다. 솔직히 이렇게 지내온 시간이 원망스럽다”고 토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