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운업이 원·달러 환율 폭등으로 다시금 기대가 모이고 있다. 거래 대금을 달러로 정산하는 해운업계는 달러화가 비싸질수록 실적이 좋아진다. 당초 하반기 운임하락으로 인한 피크아웃을 우려했지만 ‘달러 수혜업종’으로 다시 주목받는 분위기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35.0원에 개장했다. 전날까지 1340원대를 유지했지만 소폭 하락했다. 지난 22일 13년 만에 최고치인 1330원을 넘어선 환율은 요 며칠 1340원 대를 오가고 있다.
이번 달러 폭등 현상을 두고 각 산업군의 희비는 엇갈린다. 항공업과 같이 리스비, 유류비를 달러화로 지급해야 하는 업종은 환차손을 크게 우려한다. 반대로 운임을 달러화로 정산받는 해운업의 경우 환차 이익이 쏠쏠하다.
이 같은 흐름은 주요 해운사 주가에 바로 반영됐다. HMM, 대한해운, 팬오션 등 주요 해운사 주가는 달러화가 오르기 시작한 이번주 내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하반기 중 운임, 물동량 감소로 피크아웃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시장의 기대는 높다.
일부 증권가는 “환율 상승에도 주요 해운주의 가격 변동 폭이 미미하다”는 의견을 낸다. 다만 상반기 역대급 어닝 서프라이즈로 인한 주가 상승을 고려할 경우, 현 주가와 하반기 예상 실적이 ‘선방’ 수준이라는 전망이 다수다.
HMM은 전날인 25일 주당 2만3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전날 대비 1350원 오른 시세다. HMM을 비롯한 해운주는 상반기부터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상반기 운임상승으로 시장의 관심을 받다 피크아웃 우려로 잠시 시들했지만, 환율 상승으로 재차 기대를 모은다.
같은 날 대한해운도 전날 대비 120원 상승한 2385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업계 타 업체 대비 주가 변동 폭이 크지 않은 편이지만, 환율 상승으로 인한 주요 수혜주로 언급되며 거래가 평소대비 활발했다.
팬오션도 25일 전날 대비 주당 220원 오른 5510원으로 장을 마쳤다. 최근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던 주가가 달러화 급등 영향으로 간만에 오름세를 보였다. 증권가는 팬오션이 다음 달 코스피 시총 규모별 지수 변경에서 중형주에서 대형주로 편입할 것이라는 전망도 낸다.
해운업계는 올 상반기 운임, 물동량 증가로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다만 올 하반기에는 운임과 물동량이 떨어져 상반기만큼의 호조를 누리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짙었다. 특히 올 3분기부터 운임하락으로 인한 실적 타격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상반기 운임상승이 그간 각국 방역 조치에 의한 ‘이상현상’이었다는 분석이다. 또 코로나19로 인한 운임 폭등으로 업계가 공급을 늘리자 공급과잉으로 인한 재하락을 우려하기도 했다. 다만 현재처럼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경우 환차익으로 인한 실적 유지가 가능할 전망이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경기 침체에 따른 해상 물동량 감소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환율 상승 수혜로 (HMM 등 주요 해운사) 실적 방어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본격적인 성수기를 감안하면 상반기와 비교해 실적이 크게 악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