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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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무상증자 테마’가 시장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무상증자를 발표한 기업들의 상한가 행진에 개인투자자 자금이 몰리고 있지만, 신규주 상장 직후 상승분을  반납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엔지켐생명과학(183490)은 전 거래일 대비 465원(10.25%) 하락한 407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달 1주당 신주 5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실시한다고 밝힌 엔지켐생명과학은 지난 17일 권리락 당일부터 2거래일 연속 급등세를 기록하며 장 중 한때 5700원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앞서 비임상 CRO(임상시험수탁기관) 전문기업 노터스(278650) 또한 1주당 8주 신주를 주는 무상증자의 권리락이 이뤄진 지난 5월 31일부터 6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쳤다. 지난 6월13일엔 장중 권리락 기준 가격(7730원) 대비 468.56% 오른 4만395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다만 이후 급락을 거듭하면서 이날 종가 기준 6530원을 기록했다. 고점 대비 85.15% 하락한 동시에 권리락 기준 가격도 지키지 못한 것이다.

이외에 올해 무상증자를 시행했던 다른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공구우먼(366030)은 최고가 대비 78.07% 하락했으며, 케이옥션(102370)(–58.35%), 조광ILI(044060)(-64.9%), 실리콘투(257720)(–59.68%) 등도 큰 폭 하락했다.

이에 무상증자 이후 상한가 랠리에 참여했던 개인투자자들의 손실도 클 것으로 추청된다.  실제 엔지켐생명과학의 경우 지난 17일~18일 개인투자자들이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물량을 받아내며 90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무상증자 이후 투자자들이 몰리는 이유는 시장 내 유통 주식 수가 늘면서 거래가 활발해짐에 따라 주가가 상승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기 때문이다. 아울러 권리락 착시효과도 큰 부분을 차지한다.

권리락은 신주 배정기준일이 지나 신주인수권 권리가 사라지는 것을 뜻하는데, 기업은 권리락과 함께 기존 주주와 새로운 주주 사이의 형평성을 위해 시초가를 일정 기준에 따라 하향한다. 이에 권리락이 발생하면 기업가치는 그대로이지만 주가가 내려가면서 주식이 할인되어 보이는 효과가 나타난다

일각에서는 개인투자자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유튜브 등 SNS에서 ‘무상증자 테마’에 대한 콘텐츠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하나의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유튜브에서 무상증자를 검색하면 ‘무상증자 공시로 돈 버는 방법 3가지’, ‘무상증자 5배 유력 종목’ 등 관련 투자를 부추기는 내용이 크게 늘었다.

전문가들은 무상증자 관련 이슈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투자를 강행하는 것은 위험한 접근이라고 지적했다. 무상증자로 주가가 가격이 할인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착시효과일 뿐, 기업가치 변동과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최근 무상증자를 단행한 기업 중 주당 5주 이상의 신주를 배정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며 “무상증자 비율이 높을 경우 권리락에 따른 주식가격의 조정폭 또한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상증자와 달리 무상증자는 외부 자본 유입이 없어 기업가치에 실질적인 변동이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며 “무상증자 가능성이나 결정 공시만으로 투자를 결정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