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스마일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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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게이트의 PC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로스트아크’ 동시접속자 수가 4분의 1 수준으로 급락했다. 봇(BOT·오토) 프로그램을 사용한 계정들을 정지시키자 동시접속자 수가 80만여명에서 20만여명으로 줄어든 것이다. 그러나 스팀 글로벌 유저들은 ‘앓던 이가 빠졌다’며 이를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스팀 통계에 따르면 20일(북미시각) 로스트아크의 일 최고 동시접속자 수는 27만여명을 기록했다. 불과 닷새 전까지 86만명에 달했던 수치는 주말을 지나면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 북미/유럽 서비스를 맡은 아마존게임즈가 봇을 사용한 계정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제재에 나섰기 때문이다.

앞서 아마존게임즈는 “봇과의 전투는 계속 진행중이며, 다음 주에 걸쳐 큰 조치가 적용될 것”이라며 “이번 대규모 제재로 인해 로스트아크 사용자 수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로스트아크 접속자 수가 크게 늘어난 것은 지난 5월 ‘군단장 레이드’가 포함된 대규모 업데이트가 진행된 이후부터다. 40만~50만명 수준을 유지했던 동시접속자 수는 80만명 이상으로 급등했다. 수많은 유저들이 게임에 접속하지 못하고 하염없이 대기열만 기다리는 상황이 지속됐다.

한국에서는 이 같은 현상을 첫 군단장 레이드의 인기에 힘입은 역주행으로 바라보기도 했으나, 실상은 달랐다. 일반적인 게임에서 접속자 수는 저녁 시간대인 피크 타임에 치솟고 새벽 시간에는 줄어든다. 그러나 로스트아크 접속자 수는 24시간 내내 고점에서 떨어질 줄을 몰랐다. 북미 유저들은 실제 사람이 아닌 봇이 게임 서버를 점유하고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실제로 간신히 접속에 성공한 유저들은 월드 곳곳에서 봇이 게임 재화를 긁어모으는 모습을 목격했다. “접속 인원 중 절반 이상이 사람이 아닌 것 같다”는 의견도 쏟아졌다. 채팅창은 스팸 광고로 도배됐고, 게임 재화가 대량으로 유입되면서 일부 아이템 가격이 폭등하는 등 게임 경제도 크게 흔들렸다.

몇 달간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유저들은 아마존게임즈에 불만을 쏟아냈다. 스팀에서 로스트아크 평가는 ‘긍정적’에서 ‘복합적’으로 내려갔다. 유명 인플루언서 아스몬골드(Asmongold)는 “봇이 너무 많아 게임을 할 수 없다”며 “정말로 엄청나게 큰 문제”라고 우려를 표했다. 아마존게임즈가 급하게 대규모 계정 제재에 나선 것은 이 때문이다.

출처=레딧
출처=레딧

제재가 시작되면서 동시접속자 수는 하루에 10만명씩 빠져나갔다. 적어도 수십만 개의 봇이 활동하고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적중한 것이다. 서버가 정상화되자 북미 유저들은 “RMTers(Real Money Traders)를 마침내 몰아냈다”며 환영의 뜻을 표했다.

다만 이번 제재가 영구 정지가 아닌 한시적 일시 정지인만큼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아마존게임즈가 이번 사태로 떠난 유저들을 어떻게 복귀시킬지도 관심사다. 한편 로스트아크는 접속자 수가 크게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스팀에서 가장 많이 플레이중인 게임 5위권을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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