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포조선이 건조한 3만 8,000㎥급 LPG운반선의 시운전 모습. 출처=한국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이 건조한 3만 8,000㎥급 LPG운반선의 시운전 모습. 출처=한국조선해양

조선주가 올 1분기 수주 대박에 강세를 띄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LNG운반선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원화 약세, 선박 교체 사이클에 대한 기대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중공업(329180)은 전 거래일 대비 2500원(1.83%) 오른 13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한때 14만150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이 외 삼성중공업(010140)(2.50%), 현대미포조선(010620)(2.52%), 한국조선해양(009540)(0.22%) 등도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 1분기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는 한국 조선사가 1분기 전 세계 선박 발주량 920만CGT(259척)의 49.7%인 457만CGT(97척)를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는 세계 1위에 해당하는 수치로 1분기 기준 2015년 이후 7년 만에 중국(42%)을 넘어섰다.

DB금융투자에 따르면 국내 주요 5개 조선사는 LNG선과 컨테이너선 수주가 대폭 늘면서 1분기 수주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12.5% 증가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1분기 말 기준 연간 수주 목표 대비 47%를 달성했으며, 현대미포조선(42%), 현대중공업(26%), 삼성중공업(25%)도 호성적을 기록했다.

김홍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선박 발주는 LNG선과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로 인해 특수선에 대한 발주가 꾸준히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높아진 국제 유가에 따른 해양생산설비의 발주가 늘어나는 점도 한국 주요 조선사들의 수주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양적긴축(QT)에 따른 원화약세도 조선주에 호재로 작용할 것을 보인다. 조선사는 선주와 수주 계약을 미국 달러로 체결하기 때문에 원화약세가 오히려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진다. 실제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등은 조선업계의 수주 시 통화 선도 헤지율은 70% 수준으로, 나머지 30%의 경우 환차익이 생긴다는 설명이다.

증권가에서는 현재 적자를 기록 중인 조선사들이 흑자전환 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향후 노후 선박의 대규모 교체 등 슈퍼사이클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어 수주 호황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날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1분기 119억원의 영업손실(적자전환)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되며, 삼성중공업(-720억원), 현대미포조선(86억원), 대우조선해양(-687억원), 한국조선해양(-308억원) 등도 작년 하반기에 이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용민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LNG선 발주 모멘텀 지속에 대한 기대로 최근 대형 조선주를 중심으로 주가가 대폭 상승하고 있다”라면서도 “수주 성과가 실적에 반영되기까지는 너무 긴 시간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다만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선가를 볼 때 컨테이너선 발주 수요는 아직 견조하다”며 “지난 조선 산업의 초호황기였던 2000년대 중반에 건조된 선박들의 대규모 교체 시기가 다가오고 있어 2025년~2026년 인도 물량이 내년부터 업황을 이끌어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