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업의 ‘A’부터 ‘Z’까지 책임지는 엔지니어링은 지식기반산업이자 고부가가치산업이다. 때문에 엔지니어링의 가치를 더 끌어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위상에 걸맞는 대우는커녕 낮은 사업대가와 고령화 등으로 신음하고 있다. 그래서 “올해는 더 힘들 것 같다”는 엔지니어링사들의 토로가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건설엔지니어링사 CEO(최고경영자)들은 미래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을까? 산업이 한 발 더 성장할 수 있는 해법에 대해서는 어떻게 고민하고 있을까? <이코노믹리뷰>가 주요 건설엔지니어링사 CEO들을 만나봤다.

최한순 KG엔지니어링 총괄대표. 사진=KG엔지니어링
최한순 KG엔지니어링 총괄대표. 사진=KG엔지니어링

설립 30주년을 맞아 또 한 번의 변화를 노리고 있는 KG엔지니어링종합건축사사무소(이하 KG엔지니어링)에 올해는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해다. 지속 성장을 위한 발판 마련을 본격화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한 노력을 완성해 종합건설엔지니어링사로 우뚝 서겠다는 계획이다.

최한순 총괄대표는 “KG엔지니어링은 지난 30년 동안 고객 니즈(needs)에 맞는 엔지니어링 성과를 제공하면서 성장을 도모하고, 기술력을 키워왔다”라며 “여기에서 쌓은 노하우를 십분 발휘해 종합건설엔지니어링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맥락에서 KG엔지니어링은 지난해 토목건축공사업과 산업ㆍ환경설비공사업 면허를 취득했다. 이 면허를 활용해 EPC(설계ㆍ조달ㆍ시공을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방식)시장에 진출하겠다는 포석이다. 최한순 대표는 “지난해 준공한 서울 송파 신사옥 건설 경험을 바탕으로 EPC사업도 눈여겨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KG엔지니어링은 최근 주택사업자 및 대지조성사업자 면허 등록도 마쳤다. 이를 활용해 민간투자사업과 개발사업 등도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이어 믈산업시장 진출을 위해 상수도관망 관리 대행 3개 분야(상수도관망 세척, 상수도관망 누수탐사ㆍ복구 등 누수관리, 상수도관망시설 점검 및 정비)에 손을 댈 수 있는 자격 구비도 지난달 완료했다. 상수도관망 관리를 수행하면서 물사업 관련 역량을 쌓고, 이 역량을 활용해 차차 활동범위를 넓힌다는 복안이다.

최한순 대표는 “EPC 경험이 쌓이면 KG엔지니어링은 건설사업에 대한 사실상 모든 과정(계획ㆍ설계ㆍ감리ㆍ시공ㆍ운영관리ㆍ안전진단)을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토탈 엔지니어링사로 자리잡을 것”이라며 “올해 건축 시공분야에서 약 300억원을 확보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와 동시에 올해 ‘디지털화(Digital Transformation)’를 위한 노력도 가시화할 예정이다. BIM(건설정보모델링)개발부에서 자체 개발한 단지설계 프로그램 ‘KG-Land’의 완성이 대표 계획이다. KG-Land는 설계 성과품에 XㆍYㆍZ 값을 부여, 시각화해 공사 과정의 오류를 최대한 줄이고, 효율성을 제고하는 프로그램이다. 상용화까지 노리고 있다는 게 최한순 대표의 설명이다. 

KG-Land 완성 후에는 이 노하우를 활용해 분야별 통합설계가 가능한 프로그램도 개발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도로 설계 특화 프로그램인 ‘KG-Road’는 이미 개발을 완료했다. 최한순 대표는 “통합설계 프로그램 개발이 가시화 단계에 이르면 엔지니어들의 업무 환경도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성장계획을 소개한 최한순 대표는 KG엔지니어링의 대표 자랑거리로 자리잡은 ‘임직원 기 살리기’에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2년 연속 10% 안팎씩의 연봉 인상을 통해 직원 급여 수준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KG엔지니어링은 유연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출근시간을 직원 임의대로 고를 수 있는 게(오전 8시 또는 오전 10시 중 선택) 유연근무제의 골자다. 개인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업무가 가능하도록 배려한 조치다. 더불어 2시간 단위로 연차를 낼 수 있는 반반차도 도입했으며, 칭찬하는 기업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칭찬 포상제도 운영하고 있다.

최한순 대표는 “임직원들이 건강하게 회사를 다닐 수 있고,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챙길 수 있도록 다양한 복지책을 고민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에도 연봉을 업계 상위사 수준으로 맞출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KG엔지니어링의 올해 경영 슬로건은 ‘나부터 구체적으로 실행하자’다. 직원이 바뀌어야 회사가 달라지고, 직원이 성장해야 회사가 클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기업소개] KG엔지니어링종합건축사사무소

 

1994년 경기기술단이라는 사명으로 출범한 종합건설엔지니어링사다. KG엔지니어링이라는 상호명(2005년 변경)을 거쳐 2010년부터 KG엔지니어링종합건축사사무소라는 이름을 쓰고 있다. 이 과정에서 보람엔지니어링을 인수합병(2005년)하는 등 사세를 점점 확장했다. 

 

지난해에는 강원도 건설엔지니어링시장 공략을 위해 계열사로 GK엔지니어링을 설립했다. GK엔지니어링은 강원 춘천에 소재를 두고 있다. KG엔지니어링은 GK엔지니어링 설립을 계기로 전국 광역자치단체에 1개 이상의 법인을 두겠다는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충청권과 전라권 등을 소재로 한 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KG엔지니어링의 소재지는 경기, 보람엔지니어링은 경북이다.

 

2019년에 처음으로 수주 1,000억원 시대를 열었다. 이어 2년만인 작년에 수주 2,000억원 돌파라는 기염을 토했다. 올해에는 2,45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신사옥(KG타워)을 마련하고, 재도약의 신호탄을 쐈다. KG타워는 지하 4층∼지상 15층, 연면적 1만3,927㎡ 규모의 업무용 빌딩이다. 지난 2019년 첫 삽을 떠 지난해 4월 준공했다.

 

이같이 성장의 길을 걸어온 KG엔지니어링은 ‘임직원 기 살리기’에 적극적인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2020년 직원 연봉인상률을 14.2%로 책정, 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자랑했다. 이어 작년에는 8.9%를 올렸다. 이 역시 남 부럽지 않은 수준이다.

 

최한순 대표는 꾸준한 연봉 인상과 복지 확대 등을 통해 젊은 엔지니어 유치와 엔지니어링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복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