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코노믹리뷰=민단비 기자] 펄어비스가 허진영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새 사령탑으로 맞이한다. 허진영 COO는 SK커뮤니케이션즈에서 싸이월드 운영, 다음게임과 펄어비스에서 ‘검은사막’ IP 기반 게임들의 서비스를 담당하는 등 풍부한 운영 경험과 역량을 갖춘 인물이다.
펄어비스는 현재 다수의 기대작을 개발하는 중으로, 잘 만들어진 게임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신임 대표로 다수의 온라인 사이트와 게임 운영을 이끌어온 허 CCO가 적임자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검은사막’ 역사 함께한 인물...안정적 서비스 이끌어
펄어비스는 지난 11일 이사회를 통해 허진영 펄어비스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신임 대표로 내정했다. 허 COO는 오는 30일 정기주주총회의 승인을 거쳐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1971년생인 허 COO는 고려대 및 동대학원 물리학과를 졸업한 후 ▲온네트 이사 ▲SK커뮤니케이션즈 커뮤니티실장 ▲온네트 퍼블리싱본부장 ▲다음커뮤니케이션 게임서비스본부장 ▲다음게임 본부장 ▲카카오 게임본부장 등을 거쳐 2017년 펄어비스에 합류했다.
허 COO가 펄어비스에 합류한 이유는 검은사막 IP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2013년 허 COO는 다음게임 게임서비스 본부장을 맡던 시절 검은사막의 잠재력을 높이 사고 다음과 펄어비스 간 검은사막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 2013년 1월 열린 검은사막의 제작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검은사막을 다음의 대표 게임이 될 기대작이라고 소개할 만큼 확신이 컸다.
그의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개발사와 퍼블리셔 간 협업으로 출시 전부터 높은 기대를 받았던 검은 사막은 출시 하루 전 사전 캐릭터 생성 수가 30만개에 달할 만큼 큰 인기를 끌었다. 출시 후 허 COO는 검은사막 이용자 간담회 등 운영 및 서비스 측면에서 김대일 의장과 호흡을 맞추며 국내 시장에서 안정적인 성과를 거뒀고, 그 결과 검은사막은 다음을 대표하는 게임이 됐다.
펄어비스는 국내 성과에 힘입어 출시 다음해인 2015년 검은사막을 일본과 러시아, 2016년 북미와 유럽, 오세아니아에 검은사막을 출시했다. 특히 북미와 유럽에서 고픔질 그래픽과 게임성으로 현지 이용자들의 호평을 받으며 서비스 초반 동시 접속자 10만명을 넘기는 등 큰 인기를 끌었으며, 이후 해당 지역에서 대표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로 자리매김했다. 2017년 1월엔 대만에 진출해 큰 인기를 모았다.
허 COO는 2017년 펄어비스에 합류해 검은사막의 플랫폼 및 출시 국가 확장 등 사업을 진두지휘했다. 2018년 2월 ‘검은사막 모바일’을 국내에서 처음 출시했고, 2019년 3월과 8월에 각각 엑스박스원과 플레이스테이션4 등 콘솔 버전을 선보였다.
출시 지역의 경우 2017년 중국 서비스 계약을 시작으로 남미 시장에 진출했으며 이후 터키, 중동, 아프리카 등 국내 게임사들의 관심에서 벗어난 지역까지 그 영향력을 확대했다. 허 COO는 과거 미디어 인터뷰를 통해 펄어비스의 목표에 대해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게임을 알리는 회사가 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한국에서도 이런 게임을 만드는 회사가 있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전 세계에서 게임성을 인정받는 게임사가 되고 싶다는 뜻이다.
그 결과 현재 검은사막은 150개국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2020년 1분기 76%, 2021년 1분기 78%로 나타난 해외 매출 비중은 현재 82% 수준으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누적 판매액은 2조원을 돌파했다.
新성장동력 필요...신작 흥행·신사업 구체화 시험대
다만 검은사막 IP 매출이 점차 감소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한 시기다. 2019년 4분기 1,020억원을 기록했던 검은사막 IP 매출은 2020년 4분기 844억원, 2021년 동분기 670억원으로 게임 수명에 따라 자연스럽게 하락하고 있다. 이브 IP는 매 분기 200억원 안팎의 매출 수준에 그치며 힘을 받쳐주지 못하는 상황이다.
허진영 새 대표는 정경인 대표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아 검은사막 모바일의 중국 내 성과 극대화를 시작으로 회사 성장을 이끌 방침이다. 정경인 대표는 6년간 펄어비스 대표를 맡아 검은사막 개발부터 펄어비스의 코스닥 상장, 회사의 비약적인 매출 성장을 이끈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정경인 대표에서 허진영 COO로 자연스러운 세대교체 수순이란 분석이다.
펄어비스는 지난해 6월 중국 정부로부터 검은사막 모바일의 판호(서비스허가권)를 발급받은 후 포커스그룹테스트, 기술테스트 등을 통해 현지 퍼블리셔와 출시 준비에 매진해왔다. 펄어비스는 중국테스트(CBT)와 출시 날짜가 확정됐다고 밝혔으며, 업계는 출시 시점을 오는 4월 말로 전망하고 있다.
검은사막 모바일이 중국 시장에서 흥행할 경우 펄어비스는 전례 없는 성장을 이룰 수 있다. 지난해 중국 게임시장 규모는 55조원으로 국내 게임시장(약 20조원)의 2배 이상이다. 검은사막 모바일은 지난 1월 중국 최대 게임사이트 17173에서 진행한 ‘게임플레이 어워드’에서 올해 가장 기대되는 게임에 선정되는 등 출시 전 반응도 좋다.
이외에도 펄어비스는 ‘도깨비’, ‘붉은사막’ 등 이용자들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신작들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인 도깨비는 지난해 8월 티저 영상 공개만으로도 전 세계 이용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허진영 차기 대표는 펄어비스의 메타버스와 NFT(대체불가토큰) 등 신사업도 진두지휘하게 된다. 펄어비스는 2021년도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메타버스를 비롯한 P2E(돈버는 게임) 시장에 대한 진출 가능성을 시사한 상태로, 자사와 CCP게임즈의 다중접속(MMO) 운영 노하우로 안정적인 블록체인 생태계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펄어비스는 “(허 COO를) 붉은사막, 도깨비 등 신작의 성공적인 개발, 검은사막 모바일 중국 출시 등 펄어비스의 새로운 도약과 성장을 이끌 신임 리더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