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수소 상장지수펀드(ETF)가 유럽 신재생에너지 전환·국내 정책 모멘텀 기대감에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천연가스값 폭등 여파와 윤석열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정책 공약 등으로 국내외 수소경제가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ARIRANG 글로벌수소&차세대연료전지MVETF는 전 거래일 대비 270원(2.36%) 상승한 1만2,24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같은 기간 KBSTAR 글로벌수소경제Indxx ETF 역시 115원(0.98%) 상승한 1만1,880원을 기록했다. 두 ETF는 지난달 15일 상장 이후 이날까지 각각 23.32%, 18.27% 상승했지만 코스피는 2.18% 하락했다.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장기화 되면서 원유, 천연가스 등 기존 에너지 가격이 폭등함에 따라 수소 관련 투자에 투자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럽연합(EU)은 현재 2% 수준에 불과한 수소에너지 비중을 2050년 24%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미국의 글로벌 투자은행(IB)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향후 2050년 전 세계 수소에너지 시장이 11조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이에 두 ETF는 글로벌 수소연료전지 제조기업뿐만 아니라 수소 생산·수송·충전·활용 기업 등 수소벨류체인 기업들을 대부분 편입하고 있다.
먼저 KBSTAR 글로벌수소경제 Indxx ETF는 미국 인덱스(INDXX)의 ‘Indxx Hydrogen Economy Index“를 기초 지수로 추종한다. 수소 밸류체인 산업에 해당하는 글로벌 기업 중 상위 30개 종목을 담고 있다. 대표적인 지수 구성종목은 에어리퀴드, 블룸에너지, 플러그파워 등이다. 에어리퀴드는 산업용 및 의료용 가스, 기술, 서비스 선두기업으로 꼽히는 가운데 수소 저장에 필수적인 액화수소 플랜트에 대한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한화자산운용의 ‘ARIRANG 글로벌수소&차세대연료전지MV’ ETF는 미국의 플러그파워 편입 비중이 가장 높고 한국, 영국, 캐나다 등 수소 핵심 기업 25곳이 주요 구성종목이다. 플러그파워는 지게차용 연료전지 전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로, 연료전지 제조뿐만 아니라 저장·충전 등 벨류체인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성훈 한화자산운용 ETF사업 본부장은 “수소는 에너지 공급 구조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메가트렌드로 볼 수 있다”며 “전 세계 주요국의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 되는 만큼 관련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빨라질 전망으로, 장기투자의 관점에서 수소 관련 기업과 시장 동향을 꾸준히 체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같은 수소 ETF 가운데 국내 수소기업에 집중투자하는 KBSTAR Fn수소경제테마는 지난달 15일 이후 1.41%의 수익률을 올리는데 그쳤다. 업계에서는 윤석열 당선인이 수소 등 3대 청정 에너지 최강국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만큼 국내 수소주와 관련 ETF들 또한 상승세가 기대된다는 입장이다.
윤 당선인은 수소에너지 기술과 수송·발전용 연료전지 기술을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해하는 수전해 기술, 수소로 전력을 생산하는 연료전지 기술 등에 대한 집중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현재 국회 계류 중인 수소법들 다수가 더불어민주당 발의 법안들로 나타나면서 새정부가 수소 공약을 실천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도 향후 수소를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산업 확대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전혜영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슈는) 단기 모멘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유럽 각국의 에너지 자립을 위한 신재생에너지 지원 정책 발표와 프로젝트들이 이어질 예정”이라며 “신재생에너지 산업 전반에 걸쳐 밸류에이션 상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