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코노믹리뷰=김동일 기자] 최근 프랜차이즈 치킨 한 마리 가격이 2만원을 넘어선 가운데 배달비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가성비’를 살린 1만원대 편의점 치킨 인기가 치솟고 있다.
11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CU(BGF리테일·282330), GS25(GS리테일·007070), 세븐일레븐 등 국내 편의점 3사 치킨 매출은 모두 두자릿수 신장률을 기록했다. CU의 지난해 치킨 매출은 전년 대비 31.1% 늘어나며 3사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세븐일레븐과 GS25도 각각 23%, 19.6% 증가했다.
각 사의 대표 치킨 메뉴 가격은 CU ‘자이언트치킨박스’ 9,900원, 세븐일레븐 ‘한 마리 치킨’ 9,900원, GS25 ‘쏜살치킨’ 1만원이다. 프랜차이즈 후라이드 치킨 한 마리 가격이 1만7,000원~2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반값인 셈이다.
편의점 업체가 가성비 있는 치킨을 내놓을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작은 닭’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보통 10호(951~1,050g) 닭을 쓰지만 편의점 치킨은 통상 이보다 낮은 6~8호를 사용해 원가를 낮췄다.
유통과정을 간소화한 점도 가격 경쟁력을 더했다. 치킨 프랜차이즈의 경우 육계(생닭)는 ‘양계장→도계장(육가공업체)→체인본부→가맹점’의 경로를 거치는 구조다. 각 단계마다 운반비와 인건비가 발생하고 광고비나 홍보비 등도 추가된다. 여기에 배달앱·배달수수료 등이 붙으면 치킨값은 2만원이 훌쩍 넘게 된다.
반면, 편의점은 도계장에서 염지와 포장까지 마친 후 냉동 상태로 가맹점에 바로 공급된다. 치킨 조리코너를 운영하는데 별도 고정비나 인건비도 추가되지 않고, 광고비도 따로 들지 않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높을 수밖에 없다.

편의점 치킨은 프랜차이즈에 비해 비교적 양이 적고 저렴한 만큼 1인 가구에게 인기다. 실제로 CU에 따르면 지난해 원룸촌·오피스텔 등 1인가구가 밀집한 지역에서의 편의점 후라이드 매출은 전년 대비 46.7% 오르며 전체 점포 평균 성장률의 1.5배를 기록했다.
치킨과 함께 다른 식음료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치킨을 구매하는 고객 10명 중 9명은 탄산음료, 맥주 등을 동반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에서 요기요, 카카오톡 주문하기 등 플랫폼을 통해 미리 주문한 후 매장에 직접 방문해 가져가는 픽업서비스와 배달서비스를 도입한 것도 매출 증대를 이끌었다. 배달서비스의 경우 배달비 3,000원을 지불하더라도 프랜차이즈 치킨보다 7,000~8,000원 저렴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GS25의 지난해 치킨 상품 픽업‧배달 매출은 전년보다 330.8% 증가했다.
이 같은 인기에 편의점 업체들은 치킨 상품 구성을 강화하거나 조리 로봇 도입을 통해 저변을 넓히려는 모습이다. CU는 지난달 치킨과 치즈볼, 치킨무와 소스 등을 한 박스에 구성한 ‘자이이언트 치킨박스’를 선보였고, GS25는 업계 최초로 ‘치킨 조리 로봇’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되고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편의점 치킨을 찾는 소비자가 많아졌다”며 “앞으로도 가격 경쟁력은 물론 상품의 질적인 면도 개선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