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도미노 피자 홈페이지 캡쳐
출처=도미노 피자 홈페이지 캡쳐

[이코노믹리뷰=이정민 기자] ‘누가봐도 불고기인데?’

식물성 ‘대체 식품’이 일상을 파고들고 있습니다. 과거에도 대체육 제품은 존재했지만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콩고기’라는 편견에서 벗어나 대체 우유부터 계란, 햄, 베이컨, 너겟, 샌드위치, 햄버거 등을 시중에서 쉽게 접할 수 있게 된 것이죠. 환경과 동물을 보호하고 건강까지 챙길 수 있어 MZ세대 '가치소비'(신념 및 가치관에 따른 소비) 트렌드를 타고 대중화 단계에 돌입하는 분위기입니다. 

최근에는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들도 대체육을 활용한 제품을 속속 선보여 눈길을 끄는데요. 모양과 식감을 고기와 유사하게 만들어야할 뿐 아니라 대체 식재료를 활용한 메뉴는 일반 동물성 단백질과 성질 자체가 달라 조리 시 더 까다롭고 오랜기간 개발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그만큼 속도는 느리지만 건강과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해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는 모습입니다. 

특히 도미노 피자는 지난달 ‘식물성 미트 파스타’를 출시하며 앞서 선보인 ‘식물성 미트 피자’와 함께 즐기는 세트 라인업을 완성했습니다. 고기 토핑 대신 식물성 대체육을 활용한 피자와 파스타 메뉴로, 국내 피자 프랜차이즈 업계에선 최초 시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텐데요. 다양한 야채 토핑, 소스, 치즈 등과 대체육의 조합, 과연 어떤 맛일지 궁금해집니다. 

도미노 식물성 미트 피자는 총 5종으로 구성됐는데요. 이 중 '식물성 미트 슈퍼디럭스'와 사이드 메뉴 ‘식물성 미트 알리오 올리오 파스타’를 주문했습니다. 모두 기존 육류 토핑 대신 슈퍼푸드로 불리는 병아리콩, 퀴노아, 렌틸콩 등 식물성 단백질 토핑을 활용해 만들었고 파스타 역시 식물성 미트와 6가지 채소 조화로 맛을 냈다고 하네요. 가격대는 일반 클래식 메뉴와 비슷해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사진=이정민 이코노믹리뷰 기자
사진=이정민 이코노믹리뷰 기자

먼저 피자를 개봉해볼까요. 침샘을 자극하는 고소한 피자 냄새에 기대 가득 피자 박스 뚜껑을 열어보니 도우 위 곳곳에 뿌려진 식물성 미트 토핑이 눈에 들어옵니다. 살짝 탄듯 보이지만  먹음직스럽게 그을린 모습이 영락없는 불고기인데요. 자세히 들여다 봐도 일반 소고기와 유사해 놀랍지만 피자 한조각 당 평균 2피스 정도 올려져 있어 조금 아쉽습니다.

식물성 미트와 치즈, 파프리카, 버섯, 양파, 올리브 토핑 구성인데 한입 가득 베어무니 이질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식물성 미트 식감은 돼지고기보단 소고기에 가깝고 얇고 바싹 익혀져 씹는 맛과 질감이 고기와 매우 유사합니다. 묵직하고 느끼한 맛이 아니라 담백하고 깔끔하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데요. 다른 재료, 도우와 대체육이 입안에서 섞이면서 일반 피자 맛 그대로 구현하는데 성공한 느낌입니다. 

다만 문득 치즈와 소스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는데요. 식물성 고기 피자이긴 하지만 ‘비건(Vegan) 메뉴로 가능할까’라는 의문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비건은 계란, 우유뿐만 아니라 꿀, 버터, 치즈 등 동물로부터 생산된 모든 제품을 섭취하지 않는 완전한채식주의자를 뜻하는데요. 일반 채식주의자들 중에서 가장 엄격한 단계에 속하는 셈이죠. 식물성 미트를 사용하긴 했지만 소스와 치즈는 그대로 동물성 원료로 만들어져 비건에게는 적합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사진=이정민 이코노믹리뷰 기자
사진=이정민 이코노믹리뷰 기자

다음 주자는 ‘식물성 미트 알리오 올리오 파스타’. 파스타 에는 식물성 미트 토핑이 대략 6피스 정도 들었네요. 식물성 미트가 파스타와 함께 조리 된 게 아니라 완성된 후 토핑으로 올려진 느낌입니다. 왜인가 했더니 대체육이 소스에 닿아 수분기를 머금자 물컹물컹해지기 시작하더군요. 개인적으로 파스타는 식물성 미트를 있는 그대로 맛보게 돼 피자와의 조합이 더 잘 어울리는 느낌입니다. 

파스타 역시 소스와 오일 종류가 동물성이라 비건은 섭취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완전 식물성 메뉴는 아니기에 경쟁력이 있을까라는 의문이 남는 이유죠. 건강을 생각해 비건식을 시도하는 사람도 있지만 치즈나 소스에 지방성분은 그대로인데 고기피스 몇조각 바꾼다고 크게 달라질까라는 생각입니다.

다만, 얼마전까지만해도 찾을 수 없었던 자연친화적 피자 메뉴를 맛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브랜드 이미지도 친환경을 중시하는 느낌이 들어 친근감이 더해지더군요. 향후에는 기본 메뉴에서 벗어나 식물성 미트를 보다 다양하게 활용하는 메뉴를 만날 수 있길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