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글로벌 ICT 업계를 호령하는 빅테크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속속 발표된 가운데 불꽃 성장에 가까운 호실적의 연속이 이어져 눈길을 끈다. 다만 이들의 불꽃이 활활 타오를수록 발 밑의 그림자도 점점 짙어지고 있다.
#애플, 순이익 700억달러 바라본다
애플이 28일(현지시간)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54% 증가한 895억8,00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순이익은 무려 236억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당순이익은 1.40달러다. 증권가 컨센서스인 매출 773억달러, 주당순이익 0.99달러를 크게 뛰어 넘었다.
모든 영역이 고르게 성장했다. 무엇보다 사상 첫 5G 아이폰이 홈런을 쳤다. 전체 매출에서 아이폰 비중이 53.5%를 기록한 가운데 총 매출액 470억4,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다. 전년 대비 65.6% 성장했다.
서비스 매출도 호조세다. 총 매출 169억달러를 기록하며 역시 전년 대비 26.7%의 성장세를 보였다. 애플TV가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 강자에 막혀 강력한 존재감을 자랑하지 못하고 있으나 특유의 애플 생태계를 통해 전반적인 서비스 '체력'이 커지고 있다. 이 외에도 테스크톱 및 맥, 태블릿, 아이패드도 승승장구하는 중이다.
애플은 배당금을 0.22달러로 올리는 한편 자사주 매입 비용에 900억달러를 추가, 강력한 사업 드라이브를 건다는 방침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트렌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애플 생태계의 영역이 커지는 중이다. 그 연장선에서 애플의 연간 순이익이 무려 700억달러를 넘길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페이스북, 역시 광고계 거인
페이스북도 올해 1분기 호실적을 거뒀다. 1분기 매출액은 261억7,00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순이익은 95억달러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매출은 48% 증가했으며 순이익은 약 100% 늘어났다.
온라인 광고 매출이 254억4,000만달러를 기록하며 대성공을 거뒀다. 평균 광고 판매단가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0% 급상승했고 광고 건수도 12% 증가하는 등 모든 지표가 호조세다.
코로나19에 따른 온택트 트렌드의 강화로 디지털 광고 강세가 페이스북 전체 실적을 떠받치는 분위기다.
#구글, 역시 답은 광고에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이 27일(현지시간) 1분기 매출 553억달러, 순이익은 179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 늘어났으며 순이익은 무려 162%나 늘어났다. 3분기 연속 호실적이다.
영업이익률도 30%를 기록해 업계의 전망을 훌쩍 뛰어넘었다.
구글의 검색엔진이 319억달러의 매출을 일으키는 괴력을 보여줬다. 유튜브 광고 매출은 60억달러를 기록했고 구글 클라우드는 40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코로나19에 타격을 받았던 엔터테인먼트 등 업종이 살아나는 한편 아직은 온탠트 트렌드가 여전한 위력을 발휘해 전체 광고 실적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디지털 트렌드가 강해지며 구글의 검색엔진 매출이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간 이유다.
구글은 50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도 선언하기도 했다.

#넷플릭스, 숫자가 춤춘다
넷플릭스는 20일(현지시간) 전년동기대비 24% 증가한 71억 6,3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19억 6,000만달러, 영업 이익률은 27.4%를 기록했다 밝혔다.
나아가 넷플릭스 이사회는 500억달러에 달하는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승인해 외부 자금 조달 없이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할 것이라 강조했다.
#아마존, 2분기 연속 매출 1,000억달러
아마존이 2분기 연속 매출 1,000억달러의 어닝 서프라이즈를 거뒀다. 코로나19로 인한 온택트 트렌드를 충분히 활용하면서도 정상화 궤도에 오른 글로벌 경제의 흐름도 유연하게 잡아내는 분위기다.
아마존은 29일(현지시간) 1분기 매출 1,085억 2,00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주당순이익은 15.79달러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4% 튀어올랐고 지난해 4분기 1,256억달러에 이어 역대 두 번째다.
주력인 클라우드 서비스, AWS 매출은 135억달러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2% 늘어난 수치다.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 1위의 자리를 지키며 여전히 탄탄한 존재감을 자랑한다. 광고 매출도 69억달러를 거둬 코로나19 수혜를 여전히 이어가는 분위기다.
아마존은 미국 내 직원 50만명에 대한 시간당 임금을 일괄 인상하는 등 직원 처우에도 힘쓰기로 했다.
#MS, 디지털 전환 선봉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는 27일(현지시간)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매출은 330억6,00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6.2% 증가했다. 순이익은 154억6,000만달러를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150억달러를 돌파했다. 주당순이익은 1.95달러다.
운영체제가 중심인 모어 퍼스널 컴퓨팅은 135억달러 매출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9% 늘어났다. 윈도 라이선스 판매가 급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능형 클라우드 부문에서는 151억2,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23% 늘어났다. 클라우드 플랫폼 서비스인 애저가 전년 동기 대비 50% 성장세를 보이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이 외에도 엑스박스 등 하드웨어 게임, 사무직용 협업 소프트웨어인 팀스, 랩탑 매출도 크게 늘었다. 코로나19에 따른 디지털 전환 트렌드가 빨라지며 MS의 성장세도 가팔라지는 분위기다.
#테슬라, 여전히 글로벌 시장 1등
테슬라는 26일(현지시간) 올해 1분기 4억3,800만달러의 순이익을 거뒀으며 주당순이익은 93센트라 공시했다. 7분기 연속 흑자 행진에 주당순이익의 경우 월가 예상치(79센트)를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다. 매출 역시 103억9,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74% 급증하는 괴력을 보여줬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강자로 활동하며 아직은 '테슬라의 시대'라는 것을 잘 보여줬다는 평가다.
#트위터 '살아있네'
트위터는 29일(현지시간) 매출액 10억400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8%가 증가한 성과를 발표했다. 1분기 광고 매출만 보면 8억99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2%가 올랐다.
유료화 일간활성사용자수 (mDAU, monetizable Daily Active Users)는 1억9,900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상승했으며, 전 분기 대비 700만 명이 증가해 견조한 성장세를 보여줬다.
광고 상품 리브랜딩 및 광고 측정 툴 개선 등 프로덕트 업데이트와 함께 댓글 관리 기능 추가 등 최근 강화된 브랜드 보호 조치가 위력을 발휘했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새로운 오디오 플랫폼 '스페이스'가 베타 오픈했고, 구독형 뉴스레터 기능을 지원하는 '리뷰' 인수 등 크리에이터들을 전방위로 지원하는 신규 기능 제공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폭풍성장의 그림자
주요 글로벌 ICT 기업들이 폭풍성장을 거듭하고 있으나, 그 이면에는 진한 그림자도 번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무엇보다 코로나19 과도기라는 점이 리스크로 꼽힌다. 각 ICT 기업들이 코로나19로 인한 온택드 트렌드의 수혜를 받거나(애플, 구글, 아마존 등), 혹은 글로벌 경제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온택트 트렌드의 수혜를 제한적으로 받기 시작한(넷플릭스) 등의 사례가 동시에 나오며 추후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현 상황에서 코로나19 정국이 끝나도 온택트 트렌드는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지만 아직은 예단할 수 없다는 평가다.
각 기업별 리스크도 선명하다.
일단 애플은 1분기 고무적인 성과를 냈으나 글로벌 반도체 품귀 현상의 직격탄을 맞을 우려가 크다. 주력인 아이폰 판매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애플은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2분기 매출액이 최대 40억달러 줄어들 수 있으며 이는 반도체 품귀 현상 때문일 것이라 밝혔다.
페이스북은 디지털 광고에서 여전히 강세를 보이지만 애플이 개인정보보호를 위한 강력한 정책을 추진하며 역시 불확실성이 커지는 분위기다. 당장 애플이 26일(현지시간) 새로운 아이폰 운영체제 iOS14.5 버전을 배포하며 사용자의 허락 없이 개인정보를 추적하는 애플리케이션을 차단하자 논란이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개인정보를 확보해 광고주들에게 타깃 광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페이스북 입장에서는 발 등의 불이 떨어졌다.
이와 관련해 두 기업은 현재 치열한 샅바싸움을 벌이는 중이며, 법적 분쟁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페이스북도 실적발표 현장에서 추후 3분기, 4분기에는 ‘애플 리스크’로 매출이 줄어들 수 있다 말했다.
구글도 주력인 검색광고 엔진 매출이 애플 리스크에 고스란히 노출되었으며 무엇보다 구글 클라우드가 완전히 탄탄대로를 걷지 못하는 점은 변수다. AWS와 MS의 애저에 비하면 구글 클라우드의 성장세 자체는 인상적이지 않다는 평가다.
넷플릭스는 1분기 고무적인 성과를 냈으나 가입자 증가세에 제동이 걸렸다. 1기준 넷플릭스의 전 세계 유료 구독 가구는 2억 800만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대비 400만명의 구독자수 증가가 이뤄진 가운데 기대치 620만명에는 미치지 못했다. 아태지역의 유료 구독 가구는 전 분기 대비 136만 증가해 2,685만명을 기록했으며 넷플릭스의 한국 유료 구독 가구는 2020년 말 기준 380만명에 이르지만 이 역시 시장의 기대에는 부족하다.
아마존은 1분기 실적 발표 후 미국 내 노동자들을 위한 처우개선에 나서는 한편 제프 베조스 CEO가 직접 나서 직원 복지에 있어 “지구 최고의 기업이 될 것”이라 선언했으나, 역시 노동조합 무산 리스크가 상당하다. 치열하게 대립각을 세웠던 전임 트럼프 행정부 수준은 아니더라도 인권을 중시하는 바이든 행정부에서 다양한 정책 리스크가 제기되는 이유다.
MS는 각 국의 디지털 전환 선봉에서 당분간 높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에 의존한 상황이라 언제까지 MS의 승승장구가 이어질 것인지는 의견이 갈린다.
테슬라는 1분기 글로벌 전기차 시장 1위의 존재감을 뽐냈으나 실적 내용을 자세히 보면 배출가스 규제 크레딧 판매, 비트코인 판매 차익이 큰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긴다. 차량 판매도 고무적이지만 테슬라가 지금까지 크레딧 판매로 번 돈만 무려 16억달러에 이르며 1분기에만 무려 5억1,00만달러다. 이러한 실적 ‘버프’ 현상은 추후 완성차 업체들이 속속 전기차 체력을 키울 경우 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추후 테슬라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전망이다.
비트코인 판매 차익도 무시할 수 없다. 테슬라가 지난 2월 약 15억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투자를 발표한 가운데 1분기에 약 2억7,200만달러의 비트코인을 판매해 1억100만달러의 시세차익을 낸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1분기 호실적의 주요 동력이 비트코인 판매라는 것도 테슬라의 기초체력을 의심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한편 테슬라는 현재 글로벌 전기차 시장 1위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으나 유럽에서는 폭스바겐에 밀리는 한편, 중국에서는 심각한 불매운동에도 시달리고 있다. 오토파일럿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인명사고가 벌어지고 있다는 오명까지 쓴 상태다. 테슬라의 핵심 경쟁력인 전기차 로드맵이 흔들리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트위터는 최근 실적이 호조세를 보이지만 제한적인 성장이 아쉽다는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