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지난해 코로나19로 꽁꽁 얼어붙었던 국내 경기에 봄바람이 불고 있다. 올해 들어 주요 경기지표·심리지수 등이 잇따라 개선되면서 경기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집단면역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면서 '보복소비'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 2월 소매판매지수는 115.2로 코로나 이전인 지난해 1월(113.0) 수준으로 회복했다.

소비자들의 체감하는 경기도 양호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0.5로 한달새 3.1포인트 오르며 14개월만에 100을 넘었다.

기업이 인식하는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전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와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성한 3월 경제심리지수(ESI)는 101.3으로 4.7포인트 상승했다. ESI가 100을 넘긴 것은 2018년 6월 이후 처음이다.

이에 보복소비에 따른 내수 회복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코노믹리뷰는 향후 국내 증시 전망을 위해 리서치 센터장 4인을 초청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 신동준 KB증권 리서치센터장,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과의 대담이다.

출처=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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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최근 미국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등으로 경기회복 조짐이 나타나면서 '보복소비'라는 키워드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국내의 경우 보복소비가 언제쯤 본격화 될 것이라고 생각하시는지?

유종우 센터장 : 우리나라의 소비지표 회복은 이미 진행 중입니다. 최근 소비자심리지수, 국내 차량 신규등록대비 수입차 비중 등을 확인해 보면 코로나 확산 이전 수준을 회복했거나 이미 상회하는 상황이라고 판단됩니다. 이에 더해 개인 소비심리를 개선시키는데 영향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주택가격지수, 주가지수 등도 2020년 수준을 월등히 상회하고 있습니다.

오현석 센터장 : 우리나라의 소비 회복은 1월부터 지속되고 있습니다. 소비자심리지수가 12월 이후 3개월 연속 개선 중이고, 3월에는 100.5pt로 기준선 100pt를 상회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미 소비 시장에서는 보복소비가 진행 중이라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실제 3월 마지막 주 백화점 3사의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0% 넘게 급증했습니다.

신동준 센터장 : 백신 보급이 확대될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피해를 보았던 서비스업종 등의 회복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됩니다.

노근창 센터장 : 국내 보복소비는 2단계에 걸쳐 나타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먼저 1차로 계절적 영향으로 확진자가 감소하면서 5~6월경 국내 유통과 레저 등 업종의 수혜가 기대됩니다. 아울러 올해 11월 이후 집단면역 형성으로 국내에서 광범위하게 보복소비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합니다.

Q. 보복소비의 수혜가 가장 크게 나타나고 있는 분야는 어디라고 생각하십니까?

유종우 센터장 : 단기로는 소비재부문의 수혜. 아직은 경제활동이 국내에만 국한된 상태이므로 소비심리 개선의 긍정적 영향은 국내 소비재에 제한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코로나19로 큰 피해를 입었던 의류, 가전, 레저스포츠(골프, 자전거 등) 등의 카테고리에서 고가 제품 구매 수요가 확산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오현석 센터장 : 보복소비의 수혜가 가장 큰 분야는 유통(백화점)과 가전, 자동차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고가 제품에 주목해야 합니다. 팬데믹 1년간 기업도 양극화지만, 소득도 극단적인 양극화가 진행돼 고속득층의 소비 여력은 훨씬 커졌습니다. 종목으로 보면 백화점주에서는 명품 매출 비중이 높은 신세계와 현대백화점, 프리미엄 가전에서는 LG전자, 자동차에서는 기아차의 수혜가 기대됩니다.

신동준 센터장 : 대면이 필수적인 업종과 그에 연계된 산업은 모두 해당된다고 생각합니다. 미디어콘텐츠, 유통, 의류, 교육, 여행·레저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 중에서도 근거리에서 소비가 일어나는 업종부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수 있을 것이며, 장거리 이동이 필요할수록 회복이 늦게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노근창 센터장 : 현재 보복소비는 편의점과 백화점 중심으로 나탄나고 있습니다. 신세계, 현대백화점와 롯데쇼핑 등 백화점 관련주와 BGF리테일과 GS리테일 등 편의점주의 실적과 주가가 양호한 것을 보입니다.

출처=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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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아직은 수혜가 본격화되지 않았지만 전망이 밝은, 혹은 보복소비로 인해 소비주와 함께 주목받을 수 있는 업종이나 종목을 추천하신다면?

유종우 센터장 : 백신접종이 본격화되면서 '트래블 버블', '백신 여권' 등 경제활동 영역이 국외로 확산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해외 여행 수요 급증 예상됨에 따라 여행주들의 강세가 기대됩니다.

오현석 센터장 : 소비주 중 아직 주목받지 못한 곳은 면세입니다. 면세 매출의 대부분은 해외에서 국내로 유입되는 관광객, 특히 중국 대리구매상의 비중이 높습니다. 최근 백신여권이 거론될 정도로 백신 효과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증시의 선행성을 감안한다면 면세점 대표종목을 저가 매수하는 기회로 삼는 것도 좋다는 판단입니다.

신동준 센터장 : 대면이 필요한 대부분의 업종이 이에 해당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노근창 센터장 : 연초 이후 소비 관련 업종들이 강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수익률 순으로는 편의점(17.6%) 백화점(17.2%), 화장품(9.4%) 호텔·레저서비스(7.3%) 순입니다. 상대적으로 부진한 호텔과 레저 업종도 국내 집단 면역 형성 이후 본격적으로 보복소비 수혜가 클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 관심이 필요가 합니다. 

Q. 보복소비에 따른 소비주가 큰 관심을 받고 있지만, 투자자 입장에서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투자전략에 대해 조언을 해주신다면?

유종우 센터장 : 2020년 3월 이후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만큼 기업 실적은 2020년 대비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입니다. 이에 예상 외로 실적이 부진할 경우,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보일 수 있음에 주의해야합나다. 2020년 대비 실적 회복과 더불어 2021년 전분기 대비 개선 여부에 대한 관심도 가져야겠습니다.

오현석 센터장 : 코로나로부터의 회복과 산업의 구조적 변화를 구분해야 합니다. 특히 유통업의 경우 보복소비가 나타나는 과정에서 올 한 해 실적의 기저 효과가 크다 하더라도 과연 이커머스 기업들과 비교해 경쟁력이 있느냐 하는 것은 따져봐야 합니다. 아울러 목표를 단기 회복과 구조적 성장 등 어디에 둘 것인지 확실히 정해야 합니다.

신동준 센터장 : 소비주라는 이슈만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수혜가 기대되는 업종 중에서도 기업별 실적을 체크할 필요가 있습니다.

노근창 센터장  : 백신 접종 이후 보복소비에 따른 소비가 일시적으로 크게 개선될 수 있습니다. 다만 추세적으로 소비 수준이 코로나 이전을 상회할 수 있을지 좀 더 지켜봐야 합니다. 따라서 보복소비로 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되더라도 1회성에 멈출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에 주가가 코로나 이전 수준을 상회할 경우 관련 기업 투자에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