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코노믹리뷰=박창민 기자] 4대 시중은행의 부동산 임대수익이 6년 만에 2배로 불어났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착한 임대인 캠페인에도 임대수익 감소분이 크지 않았다는 게 은행권의 설명이다.
은행별로는 지난해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임대수익이 큰 폭으로 늘고,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다소 줄었다. 4대 시중은행은 각각 다른 요인으로 인해 증감폭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국민은행은 일부 건물의 관리신탁 종료에 따른 소유권 이전, 우리은행은 우리금융디지털타워로의 계열사 입주가 임대수익 증가의 요인이라고 각각 설명했다. 반면 하나은행은 회계상의 이유로 수치 조정이 이뤄지면서 장부상 임대수익이 줄었다. 신한은행은 착한 임대인 운동 영향으로 소폭 하락했다.
부동산 임대수익, 임대면적 규제 폐지에 급증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이 지난 한해 거둬 들인 임대수익은 총 866억6,200만원이다. 이는 전년(775억9,800만원) 대비 11.7%(90억6,400만원) 늘어난 규모며 2014년 이래 최대치다.
지난 2014년 4대 시중은행의 임대수익은 406억원으로 지난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후 2015년 576억원, 2016년 609억원으로 빠른 증가세를 보였다. 2017년에는 590억원으로 소폭 감소한 이후 2018년 678억원으로 다시 600억원대를 회복했다. 그러다 2019년 776억원으로 불어난 데 이어, 지난해 867억원을 돌파했다.
이처럼 은행들의 부동산 임대수익이 늘어난 데는 은행 업무용 부동산 임대 규제가 폐지된 영향이 크다. 2014년까지만 해도 은행이 업무용으로 보유한 건물의 유휴 공간을 빌려줄 때 임대 면적이 은행점포로 사용하는 면적을 넘으면 안된다는 규제가 있었다. 은행이 본업을 소홀히 한 채 부동산 임대 수익에 치중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였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요구에 지난 2015년부터 임대 가능 면적을 직접 사용 면적의 9배로 확대했다. 이듬해에는 임대 면적 규제를 아예 없앴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투자를 목적으로 한 부동산 구매는 물론 소유 건물에서 영업점을 운영하지 않고도 모든 면적을 임대할 수 있게 됐다. 2014년부터 2016년 사이 4대 시중은행의 임대수익이 50% 불어난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4대 시중은행 임대수익 증감…이유있는 '4사 4색'
지난해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은행권의 사회공헌활동 일환으로 착한 임대인 캠페인이 진행됐다. 일정 기간 임대료를 절반 감면 혹은 면제해주는 착한 임대인 캠페인이 진행됐음에도 4대 시중은행은 임대수익이 증가했다.
은행권 임대수익이 지난해 2분기부터 크게 감소할 것이라는 일각의 예상과는 다른 결과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착한 임대인 운동이 임대 수익에 전혀 영향이 없다고 말할 순 없지만, 그 영향은 미미하다"라고 말했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을 임대수익이 크게 증가한 반면,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은 감소했다.
지난해 국민은행의 임대수익은 246억4,000만원이다. 전년(156억6,300만원)보다 57.3%(89억7,700만원) 늘어난 수치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노원종합금융센터를 비롯해 기존에 관리형토지신탁계약이 종료된 일부 건물의 소유권이 국민은행으로 이전되면서 임대료 수익이 올랐다"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의 노원종합금융센터가 들어서 있는 KB금융 노원프라자는 그룹 계열사들의 대면영업채널 강화와 지역주민들과의 생활인프라 공유를 위해 마련한 그룹 차원의 PG(파트너십 그룹) 강화 전략처이자 테스트베드다. 지하6층~지상15층, 연 면적 약 1만9,000㎡(5767평) 규모로 지어졌으며, 과거 국민은행 노원점이 개발신탁사에 맡여 준공했다.
우리은행의 임대수익은 2019년 198억8,100만원에서 지난해 260억7500만원으로 31.2%(61억9400만원) 올랐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금융디지털타워에 계열사들이 입주하면서 계열사들로부터 받는 임대 수익이 크게 늘었다"라고 설명했다.
우리금융디지털타워는 우리은행 그룹사인 우리금융그룹이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자 그룹 내 디지털조직을 총집결한 건물이다. 종전 사옥명은 우리금융남산타워로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맞은 편에 자리한다.
우리금융디지털타워에는 2019년 11월 우리종합금융 입주를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그룹과 은행의 디지털·IT 부문과 우리에프아이에스 디지털 개발본부 등이 추가로 합류했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디지털 집무실도 마련돼 있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과 달리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임대수익이 감소했다.
지난해 말 하나은행의 임대수익은 84억7,500만원으로, 전년(141억9,500만원) 대비 40.3%(57억2,000만원) 급감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회계 처리 과정에서 임대 수익 관련해서 일부 변경(조정)이 있었고, 이에 더해 보유자산 일부 매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라고 설명했다.
임대수익 규모가 가장 큰 신한은행은 2019년 278억5,900만원에서 지난해 274억7,200만원으로 1.4%(3억8700만원) 감소하는 데 그쳤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임대수익이 소폭 감소한 이유는 착한 임대인 운동 영향"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