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 월세수입에 시세차익까지

사례1
얼마 전 최 씨는 안산에 있는 오피스텔을 6500만원에 매입했다. 실제 분양가는 8000만원이었는데 20% 정도 싼 가격에 샀다. 이른바 대물 오피스텔이었던 것.

취등록세 등의 세금과 법무사 수수료 등을 내고 나니 500만원이 추가로 들었다. 하지만 부가세 환급금이 약 500만원 정도 나왔기 때문에 실제 투자금액은 6500만원 그대로였다. 오피스텔은 주택과 달리 신규로 분양받을 경우 부가세 환급을 받을 수 있다. 단 임대사업자 등록을 해야 한다.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50만원의 조건으로 세입자를 들였다. 월세 수입으로 1년에 600만원을 얻을 수 있는데 이는 투자금액 대비 약 10%에 가까운 수익률이다. 보증금으로 500만원을 받았기 때문에 실투자금은 6000만원이 되고, 소득세를 10% 내더라도 9%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현재 상황에서 그 어떤 예금상품도 이 정도의 수익률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뿐만 아니라 부동산 경기가 살아난다면 시세차익을 남기고 팔 수도 있다.

사례2
성동구 성수동에 사는 박 씨는 인천 부평구 일대에 오피스텔을 3채를 구입했다. 부동산시장의 한파가 여전한데도 박 씨가 오피스텔을 3채나 구입할 수 있었던 것도 이 물건들이 대물로 나왔기 때문이다.

이 오피스텔의 실제 분양가는 52㎡가 8800만원이었으나 박 씨는 6500만원에 구입했다. 애초의 분양가를 주고 3채를 구입하려면 2억6400만원이 필요했지만 박 씨는 이보다 7000만원 가까이 낮은 1억9500만원에 입지 좋은 오피스텔 3채를 매입한 것이다.

1채당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55만원을 받고 있기 때문에 실 투자금은 3채의 보증금 1500만원을 뺀 1억8000만원이 된다. 월세 수입이 165만원이므로 박 씨 역시 대물 오피스텔 투자를 통해 연 9% 이상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게 됐다. 박 씨 역시 부동산시장이 살아날 경우 발생할 시세차익도 고려하고 있다.

이른바 대물 오피스텔이 부동산투자의 틈새시장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대물 오피스텔이란 오피스텔을 짓는 시행사가 자금난에 봉착해 시공사에 공사대금을 주지 못할 때 건축물, 즉 오피스텔로 대납한 물건을 말한다. 현금을 회수하는 것이 급한 시공사는 처음 분양가보다 낮은 금액으로 물건을 내놓는 것이 보통.

과거에는 오피스텔이 꾸준한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는 임대상품으로만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오피스텔 공급 감소, 1인 가구의 증가, 소형 주택 공급 부족 등의 이유로 인기가 높아지면서 시세차익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건교부 자료에 따르면 오피스텔의 공급 수는 2003년 4만2999가구, 2004년 6만8449가구였으나 2005년에는 3만2679가구로 줄었으며 최근까지도 공급은 크게 늘지 않고 있다.

빌라나 소형 오피스텔의 가격이 많이 오르면서 오피스텔이 주거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기도 하다. 최진곤 유앤알컨설팅 팀장은 “베이비부머들 사이에서는 은퇴와 함께 매달 월세를 받을 수 있는 오피스텔의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시세보다 싸게 분양받을 수 있는 대물 오피스텔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 실제로 최근에는 건설경기 침체로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러한 대물 오피스텔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얼마 전 분양을 끝낸 영등포구청역 인근의 한 대물 오피스텔의 경우를 보면 대물 오피스텔에 대한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알 수 있다.

3년 전 첫 분양을 했던 이 오피스텔은 당시에는 인기가 없어서 부도가 났다. 이를 외국계 자본이 인수해 외국인 숙박업소로 쓰다가 최근 다시 분양한 물건이다. 영등포구청역과 도보 3분 거리에 있고 여의도, 신촌, 홍대 등 대학가와 회사들이 밀집해 있는 역세권 지역이라 조건도 좋았다. 가격도 서울 시내 일반 오피스텔보다 20% 정도 저렴하게 책정됐다.

평형은 45㎡, 60㎡, 85㎡ 등 다양했는데 45㎡의 경우 열흘도 안 돼 분양이 끝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45㎡의 경우 매매가가 약 9000만원 정도였고 월세는 보증금 1000만원에 60만원 정도였기 때문에 세금을 제외하면 약 9%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오피스텔의 경우 당장의 수익률보다는 서울 역세권이란 점에서 미래가치를 더 평가받고 있다. 실제로 45㎡의 경우 분양 후 프리미엄 500만원이 바로 붙었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주변환경과 교통 여건이 수익극대화 관건

대물 오피스텔 투자는 이처럼 안정적인 월세 수입과 시세차익을 한꺼번에 노릴 수 있다. 최근에는 중소건설사뿐만 아니라 대형건설사들도 어려움을 겪기 시작하면서 드물지만 대물 아파트까지 나왔다는 얘기도 들린다. 보통 대물 부동산은 10채 이상으로 거래되지만 최 씨나 박 씨의 경우처럼 1~3채 정도를 개별로 판매하기도 해 항상 관심을 갖고 있는 게 중요하다.

대물 부동산에 대한 정보는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서도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정말 좋은 물건을 손에 넣기 위해서는 발품 파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최진곤 팀장은 “내가 사는 동네에 신규로 어떤 건물이 들어오는지, 내가 다니는 직장 근처에 어떤 건물을 짓는지 관심 있게 지켜보고 그곳의 건물이 분양이 잘 됐는지 안 됐는지 체크하는 등 평소에 꾸준한 관심을 갖고 있어야 좋은 물건을 알아보는 시야가 트인다”고 말한다.

내집마련정보사의 양지영 팀장 역시 “대물 오피스텔의 경우 굳이 시공사 등을 통해 알아보지 않아도 인터넷 카페에서도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보다 안전한 방법은 중개업소 등을 통해 듣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대물 오피스텔 투자에 있어서는 건물의 완공 여부가 중요한 사항이다. 대물 물건 자체가 시행사의 자금난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완공된 오피스텔이 안전하다. 만약 공사가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면 시공사의 재무상태를 반드시 체크해 봐야 한다.

대물 아파트 투자는 보다 신중해야

오피스텔 투자를 고려하는 사람들에겐 전세나 월세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공실로 남지 않을까도 걱정이다. 때문에 오피스텔을 고를 때 교통과 주변 환경 등을 살펴야 한다. 오피스텔의 경우 젊은 층의 수요가 많기 때문에 대학가 주변이나 지하철역 주변 물건이 좋다. 주변에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도 필수사항.

양지영 팀장은 “오피스텔도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보여 인기 지역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전통적인 오피스 인기 지역인 강남, 여의도, 광화문 등은 당분간 인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 외 지역은 오피스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다. 양 팀장은 최근에 새롭게 오피스 인기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는 곳으로 상암과 송도신도시 등을 주목해 볼 만하다고 말한다.

주로 대형 건설회사들이 운영하는 아파트의 경우 오피스텔만큼 쉽게 대물로 나오지는 않는다. 하지만 최근 중소건설사들마저 부도가 나면서 대물 아파트가 등장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대물 아파트 투자는 보다 신중해야한다고 지적한다.

양지영 팀장은 “대물 아파트는 입지나 교통 환경 등이 많이 떨어질뿐더러 나홀로 아파트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또한 아파트는 브랜드 인지도도 상당히 중요한데 중소건설사의 경우 이 역시 약한 편이기 때문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는 것.

최진곤 팀장은 대물 아파트의 경우 향후 시장 상황을 잘 판단해서 투자해야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최 팀장은 “아무리 싼 대물 아파트라고 해도 당분간은 시세가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 상황 대비 얼마나 저렴한지를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최 팀장은 “주변 여건이 좋아 향후 반등 여지가 있는 상품이라면 투자해 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이재훈 기자 huny@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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