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코노믹리뷰=이정민 기자] 한국맥도날드가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앤토니 마티네즈 대표 취임 첫 해인 지난해 매출 ‘1조원'에 육박하는 실적 달성했다. 취임 초기 외국인 대표 체제로 돌입하는 맥도날드에 대한 업계 내 회의적인 시작을 누르고 과감한 ‘품질 우선'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앤토니 마티네즈 한국맥도날드 대표는 취임 1주년을 맞아 진행한 온라인 컨퍼런스에서 "갑작스러운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지난해 새로운 변화를 통해 가맹점 포함 전체 매출이 전년대비 7% 증가한 9,800억원, 가맹점을 제외한 매출은 9.1% 성장한 7,900억원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성과는 지난해 '베스트 버거' 이니셔티브(계획)을 도입한 것이 주효했다. 마티네즈 대표는 취임 직후였던 지난해 3월 말 식재료와 조리 프로세스, 조리 기구 등 버거를 만드는 전반적인 과정을 개선한 베스트 버거를 전세계 네번째,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 도입했다.
'베스트 버거' 이니셔티브는 버거의 품질을 향상시켜 맛 업그레이드에 집중한다. 마티네즈 대표는 지난 2000년 호주 빅토리아주 맥도날드 레스토랑의 시간제 직원인 크루로 맥도날드 커리어를 시작해 호주 총괄 대표까지 오른 인물이다. '베스트 버거' 이니셔티브는 그가 바닥부터 배워온 노하우를 통해 호주에서 성공시킨 글로벌 프로젝트로, 현지에서 성공적 반응을 이끌어낸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맥도날드에 적용해 선보인 바 있다.

지속 가능한 성장의 '시작' 바닥 다진 2020년
먼저 번(버거 빵)을 고가 프리미엄 번으로 모두 교체하고 지난해 10월에는 고올레산 해바라기유로 대체, 포화 지방산과 트랜스 지방 함량도 줄였다. 이를 통해 한국맥도날드는 지난해 소비자들 사이 버거 품질이 크게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으며 큰 호응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실제 '베스트 버거' 출시 직후 한달간 버거 판매량은 전년 동기대비 28% 증가했고,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전체 버거 판매량은 18% 상승했다. 특히 '빅맥'은 지난 한 해 동안 2,000만개 이상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즉, 1분당 40개씩 팔린 셈이다.
마티네즈 대표는 "레스토랑에서부터 커리어를 시작해 언제나 고객의 말에 먼저 귀 귀울이는 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했다"며 "부임 후 다양한 고객조사 플랫폼을 통해 의견을 경청하고 이를 사업에 적극 반영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마티네즈 대표는 맥도날드 매장 환경 개선과 비대면 서비스 개선도 지난해 성과에 한몫 했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로 외식산업이 침체된 상황 속에서도 지속 가능한 환경을 만드는 것을 우선시하는 방식으로 돌파구를 마련한 것이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환경보호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자신의 소비자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는 고객의 목소리가 커졌다"며 "이를 반영해 태양열 집열판, 친환경 전기바이크, 종이 메뉴판 없는 디지털 메뉴 보드 등 다양한 친환경 노력을 집약시킨 고양삼송 DT점을 고객에게 선보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마티네즈 대표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소비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한국맥도날드는 매장 내 대기시간과 대면 접촉을 최소화 하기 위해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 속도와 '맥드라이브(DT)', '맥딜리버리' 서비스를 개선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1월부터 12월 맥드라이브 매출은 전년 대비 23%, 맥딜리버리 매출은 36% 증가했다.
동시에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도 앞장섰다. 한국맥도날드는 지난해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진출 이래 가장 많은 정규직 530명을 채용하고, 정규직 전환율을 전년대비 3.4배 증가시켰다. 특히 직원 1만5,000명 중 2,400명을 장애인, 주부, 시니어 크루로 채용해 소외 계층을 포함한 근무 환경 다양화에 나섰다. 이를 통해 고객에게 더 많은 관심과 신뢰를 얻게 됐다는 설명이다.
마티네즈 대표는 "한국 고객이 맥도날드에 33년간 보내준 성원은 놀라웠고,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 판단했다"며 "올해도 대규모 정규직 채용 노력을 이어가며 매장에서 직원들이 안심하고 존중받으며 일할 수 있는 환경 구현을 위한 캠페인도 시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2021년, ESG경영 투자 가속화한다"
눈부신 매출 성과에도 비용 부담 증가는 해결해야 할 과제다. 마티네즈 대표는 "인건비와 배송비, 식품 운송 및 포장 비용이 증가한데 이어 코로나19, 조류독감, 가뭄 등으로 소고기, 닭고기, 계란 등 원재료 가격이 상승했다"며 "50개 가맹점주와 함께하는 프랜차이즈 사업인 만큼 파트너와 지속적으로 시스템 영업 수입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맥도날드는 지난해 위기 속에서도 이뤄낸 성과를 지속하기 위해 올해도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작지만 큰 변화'를 가속화한다는 각오다. 우선 국내산 식재료를 메뉴에 접목하는 ‘로컬 소싱’을 확대할 예정이다. 마티네즈 대표는 "맥도날드는 한 해에만 2,350만 개 계란, 1,700톤 토마토, 4,200톤 양상추를 국내에서 수급하고 있다"며 "국내 업체와 관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훌륭한 한국 식재료를 포함한 차별화된 신메뉴를 선보이기 위해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가 협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플라스틱 사용 연간 14톤 줄이기를 비롯해 플라스틱 사용 최소화, 다회용컵 사용 확대, 재활용 소재를 활용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동시에 메뉴 업그레이드도 이어간다. 한국맥도날드는 지난 1월 원두 투입량을 14% 늘리는 등 맥카페 커피 레시피를 업그레이드했고, 지난달에는 '맥런치'를, 이달에는 스낵 메뉴 파격 할인 플랫폼인 '해피 스낵'을 선보였다. 올해 버거 뿐 아니라 사이드 메뉴까지 높은 품질의 맛있는 메뉴를 제공할 방침이다.
편리한 비대면 채널을 통한 고객 경험을 개선 전략도 펼친다. 마티네즈 대표는 올해 "맥드라이브 서비스 속도를 높이고 2대 차량이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탠덤(Tandem) 드라이브 스루를 국내 최초로 도입할 예정"이라며 "맥딜리버리에 특화된 메뉴를 추가하는 한편 디지털 터치 포인트 개선과 함께 키오스크 업그레이드 및 고객 로열티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라고 했다.
이어 "하루 40만 명, 매년 2억명에 가까운 고객이 맥도날드와 함께 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자랑스러운 결과이자 커다란 책임"이라며 "우리 미래와 환경, 사회와 공존하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투자를 더욱 확대하고 가속화하겠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