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코노믹리뷰=전지현 기자] 올해 3월로 창립 30주년을 맞는 교촌에프앤비(330770)는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하는 국내 치킨시장에서 시장 1위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30년간 유지하기도 힘든 시장에서 장수 브랜드로 지속 성장한 교촌. 교촌의 성장은 제품에 대한 확고한 철학과 가맹점 중심 상생 경영이 빛을 발한 결과로 평가된다. 특히 교촌 내부에서는 이를 발판으로 30주년을 맞는 올해 글로벌 시장 개척 단계에서 본격적인 성장 단계로 넘어서는 분기점이 될 것이란 기대감마저 불고 있다.
1일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치킨전문점 시장 규모는 역대 최대인 7조474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5년 전인 2016년보다 53% 성장한 수치다. 공정거래위원회 정보공개서에 등록된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만해도 450개(19년 기준)가 넘는다. 이 중 20년 이상 유지된 브랜드는 단 19개 불과하고, 평균 유지 년 수도 6년 4개월에 그친다.
이런 경쟁이 극심한 치킨 시장의 1위는 교촌치킨이다. 교촌은 지난해 업계 최초로 코스피 직접 상장에 성공하고, 연결기준 4476억원을 달성하며 사상 최대 실적까지 올렸다.
교촌에프앤비는 지난 1991년 3월13일 경상북도 구미시 송정동에서 '교촌통닭'으로 시작했다. 당시만해도 창업자 권원강 회장은 과일 노점상과 택시기사 등 다양한 일을 통해 생계를 꾸려야 했다. 하지만 마지막 희망 삼아 택시를 팔고 전재산을 투자했고, 구미공단 한켠에 탁자 10여평 남짓한 1호점 구미 송정점을 오픈하면서 치킨 시장에 발을 들였다.

'교촌통닭'은 창업 초기부터 날개돋친 듯 팔린 것은 아니었다. 전기요금조차 낼 수 없을만큼 시련이 지속됐지만, 계속되는 연구로 치킨을 180도에서 두 번 튀기는 요리법을 개발한다. 이어 우리 입맛에 가장 잘 맞는 마늘 간장 소스를 개발하자 서서히 입소문을 타게 됐다.
이후 '간장맛 치킨'으로 창업 4년만에 첫 가맹점을 내고, 2003년에는 가맹점이 1000개를 돌파한다. 2009년에는 처음으로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선데 이어 2014년부터 부동의 업계 1위를 지키던 'BBQ' 제너시스비비큐를 제치며 국내 1등 치킨 기업으로 올라섰다.
허름한 통닭집은 이 같은 초심을 기억하자는 의미를 담아 지난 2018년 3월 창립 27주년을 맞는 날 상호를 '교촌통닭'으로 바꿔달았다. 교촌 내부에서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장수할 수 있었던 근본적인 장수 비결로 차별화된 맛을 꼽고 있어서다. 따라서 맛을 향한 교촌의 연구는 사업 초기 치킨 요리 맛을 위해 수많은 시간을 투자했던 것처럼 오늘까지지도 현재진행형이다.
교촌치킨의 시그니쳐 메뉴는 3가지다. 먼저 마늘간장소스 '교촌시리즈'는 창업 이후 꾸준히 팔린 교촌의 베스트셀러다. 통마늘과 발효간장으로 만든 소스의 짭조름한 맛은 수년이 지난 지금도 고객 입맛을 사로 잡고 있다. 매운맛 '레드시리즈'는 마니아층이 굳건한 제품이다. 인공 캡사이신이 아닌 국내산 청양 홍고추를 착즙한 소스로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맛있게 매운 맛'이란 평가를 받는다.
최근에는 '허니시리즈'가 교촌치킨 또 하나의 스테디셀러 제품으로 우뚝 섰다. 사양벌꿀이 아닌 국내산 아카시아 벌꿀을 사용해 고객에게 '단짠(단맛+짠맛)' 정수를 보여준다는 평가다. 지난 2010년 출시 이후 판매량이 꾸준히 늘어 현재 단일 메뉴로 교촌치킨에서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교촌치킨 시그니쳐 메뉴는 좋은 재료를 사용한다는 공통된 특징이 있다. 인공첨가제를 사용하지 않고 국내산 통마늘, 발효간장, 홍고추, 아카시아 벌꿀 등으로 맛을 낸다. 제품 맛을 좌우하는 핵심 원료 품질을 최상으로 유지하기 위함이다.
교촌치킨은 조리과정도 남다르다. 우선 튀김과정이 두번 진행된다. 1차 튀김과 2차 튀김을 따로 진행한다. 튀김과정을 두 번 거치는 이유는 원육 자체가 지닌 수분과 기름기를 빼내 느끼함을 덜어주기 위함이다. 여기에 튀김 옷 성형과정을 거쳐 쓸데 없이 붙어 있는 튀김 부스러기까지 제거한다. 교촌치킨 튀김 과정 후에는 소스를 바르는 작업이 있다. 교촌치킨 특징인 소스 바르기는 붓을 통해 조각 하나하나 정성껏 진행된다. 좋은 재료와 정성이 담긴 조리, 교촌치킨 1등 비결은 바로 여기에 있다.
상생으로 프랜차이즈 모범 구조 확립하다
교촌은 또 다른 성장 배경으로 가맹점과의 상생을 꼽는다. 교촌은 현재까지 매장수 증대로 외형 확대에 치중하기 보단 가맹점이 질적으로 성장하도록 관리·지원한다. 2003년 당시 불어닥친 조류인플루엔자(AI) 시련을 통해 프랜차이즈 기본 바탕은 가맹점의 안정적인 운영이란 교훈을 얻은 권 회장의 경험 때문이다.
때문에 교촌은 철저한 영업권 보호를 통한 가맹점 중심 성장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 같은 상생 경영은 가맹점 경쟁력으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 자료에 따르면 교촌의 가맹점당 매출액은 6억5000만원(2019년 기준)으로 등록된 치킨 브랜드 중 가장 높다.
가맹점 경쟁력은 고스란히 본사 성장으로도 이어졌다. 2003년 1000개를 넘긴 교촌 매장 수는 현재 1270개 정도다. 18년간 약 27% 늘어난 것으로 치킨업계 상위권 경쟁사 대비해 여전히 적은 수치다. 반면, 매출액은 811억에서 4476억원으로 같은 기간 5배 가까이 늘었다. 따라서 교촌은 가맹점 성장이 본사로 이어지는 프랜차이즈 모범 구조를 확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협력업체와의 관계에서도 교촌은 공정한 거래를 실현하는 상생 협력 모범이 되어 왔다. 원자재 협력업체들과 100% 주별 현금결제로 신뢰를 최우선하는 장기적 협력관계를 유지해 왔다. 협력업체와의 공정거래는 가맹점에 안정적인 원자재 수급으로 이어지는 높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
또 교촌은 사회 환원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치킨 1마리가 팔릴 때 마다 본사에서 20원의 사회공헌기금을 조성하고 있다. 모인 기금은 지역 사회 환원 및 소외 계층 지원에 사용된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행복채움'이란 대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신설했다. '행복채움'은 아이들의 행복한 삶과 올바른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교촌은 '행복채움' 프로그램을 통해 ▲아동학대예방 캠페인 ▲저소득층 아동 식료품 지원 ▲치킨 나눔 등 아이들의 행복을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교촌은 30주년을 앞두고 기념비적 성과를 만들었다. 먼저 지난해 업계 최초로 코스피 직접 상장에 성공하며 프랜차이즈에 대한 인식을 높였는가 하면 비대면 흐름에 편승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는 쾌거를 동시에 이뤘다. 교촌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4476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성장했고, 가맹점 기준 전체 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폐점도 단 1 곳으로 가맹점 수(1269개) 대비 폐점률은 0.08%에 그쳤다.
앞으로의 성장 전망도 밝다. 배달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교촌이 최근 추진해 온 중대형 매장 전환 전략이 큰 효과를 보였다. 지난 해 중대형 매장으로 전환한 106개점 치킨 판매량은 전환 전보다 26%가 늘었다. 코로나 19로 인한 홀 영업 제한을 감안하면, 매장 전환에 따른 주방 인프라 확대가 배달 수요 증가에도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교촌은 중대형 매장 전환을 통한 매장당 생산량 증가로 성장을 지속할 계획이다. 올해 홀 영업 정상화까지 이어지면 중대형 매장은 국내 치킨 사업의 구조적 성장을 가져올 전망이다.

더불어 물류센터 증설도 진행된다. 수도권 물류센터와 남부(김해)물류센터가 상반기 내 완공 된다. 평택에 위치한 수도권 물류센터의 경우 부지 5000평 규모로 일 평균 200톤 이상의 물량을 수용할 수 있다. 이는 기존 수용 능력(약 85톤)보다 2배 이상 높아진 수치다. 교촌은 물류시스템 확충으로 국내 치킨 사업뿐만 아니라 HMR 등 신 사업 등 전 사업부문의 성장 기반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코로나 19 영향으로 잠시 주춤했던 해외 사업도 올해 다시 기지개를 편다. 상반기 내 싱가포르와 중동 및 아프리카 9개국 진출 계획 중이다. 전 세계적인 K-푸드 열풍도 해외 사업 확대에 우호적 환경이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를 위해 이름표도 바꿔단 상태다. 교촌에프앤비는 지난달 창립 30주년을 맞아 글로벌 종합 식품외식그룹 비전을 담은 새로운 CI를 선보였다. 신규 CI에는 교촌 경영 철학인 '신뢰'와 글로벌 도전과 성장 의미가 고스란히 담겼다.
황학수 교촌에프앤비 총괄사장은 "창립 30주년을 맞아 교촌의 철학과 글로벌 이미지를 이번 CI를 통해 형상화했다"며 "CI에 담긴 의미처럼 정직하고 신뢰받는 기업으로서 교촌의 제2 도약을 고객, 가맹점과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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