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로라 하는 한국 기업도 인도 공장입지의 잘못된 선택으로 쪽박 직전 한국본사로부터 증자 수혈을 받고 회생하였다. 롯데쇼핑은 2010년 이전부터 유통시장진출을 위해 부지발굴에 공을 들였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하여 지금까지도 거대 인도시장에 들어서지 못하였다. 이 모두 산업입지에 대한 이해부족 탓이다.

진출기업의 부동산 목적은 공장부지 외 판매시설이나 연구개발센터 구축도 포함되는데 목적에 따라 부동산을 정하는 과정을 입지전략이라고 한다. 입지전략은 목적에 따라 접근원칙이 다르다. 여기서는 공장부지를 예로 입지전략 3 원칙을 설명하기로 한다.

첫 째는 거대한 인도의 ‘Little India’ 이해이다. 한국 땅 33배 면적에 28개 주(state)로 나누어진 인도 연방공화국은 주마다 각각의 산업정책이 있어 진출하려는 업종에 따라 부동산정책과 세제지원 차이가 커서 친구따라 강남 가는 식으로 정할 수 없다.

정밀화학 시장이 유망하다고 하여 공장을 뭄바이에 세우겠다고 지역 부동산을 조사하는 한국 기업인을 봤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뭄바이가 속한 마하라스트라 주에는 더 이상의 화학산업 입지는 없다. 뭄바이 내에는 토지가격이 공장용으로는 전혀 부합되지 않아 구하기도 어렵지만 부지가 계약되어도 공장 건축허가를 못받을 것이고 또 이를 넘겼다고 하여도 공장가동을 위한 산업허가를 받지 못할 것이다.

‘인도에 진출한다.’가 아니라 자동차부품 제조업을 하려면 ‘자동차 허브 인도 타밀나두 주로 간다.’이거나 화훼관련 판매장을 구축하려는 기업이라면 화훼 메카인 벵갈루루를 목표로 해당 지역이해를 높여야 한다. 이는 거대한(Great) 인도를 ‘Little India’로 접근하는 원칙이다.

두 번째는 인프라 평가에 대한 이해이다. 부지관련 인프라는 도로나 전력 등 기반시설 외에 원부자재 지원산업 유무 등 공장 운영에 미치는 요소 모두를 포함한다. 수입원자재가 필요하다면 항만과 이동거리를 계산해야 하지만 또한 시장까지의 물류가 중요하다. 부동산은 물론 인건비도 상대적으로 비싼 ‘노이다’를 굳이 찾는 한국기업들은 100% 비중을 차지하는 고객 삼성전자가 거기에 있기 때문이다.

14억 인구대국 인도이지만 정작 일할 인력은 부족하다. 많은 인력을 필요로 하면 지역 노동법도 고려할 인프라이다.

셋 째, 입지평가에서 필요한 기준은 현지화 이해이다. 본사에서 파견 가는 소수 주재원의 생활과 자녀교육환경이 우선되어선 곤란하다.

일본의 인도진출은 규모와 숫자에서 한국의 4~5배로, 델리NCR 등 3~4개 지역 중심으로 분포된 한국과는 다르게 1백여 도시 구석구석에 포진하였다. 로컬화이다.

롯데가 1열 대도시 위주로 사업부지를 평가했는데 이는 부동산 비용과 경쟁력을 감안한 현지화된 전략이 아니라 본사 수준의 시각이다. 한국에서의 위상과는 별개로 인도시장 후발주자 롯데는 충분한 시장가치 월등한 2열(2nd Tier)에서의 입지를 고려했었어야 했다. 중동과 일본의 대기업 역시 후발 주자로 인도 진출할 때 제2열 도시에서 시작한 점과 비교되다. 당장 보여주기가 아닌 중장기로 이어갈 현지화 이해가 성공을 보다 확고히 예약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