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대한해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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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이가영 기자] SM그룹 해운 3사인 대한해운, 대한상선, SM상선의 지난해 호실적이 예상되면서 해운부문 육성전략에 시선이 집중된다. 업계에서는 올해부터 SM그룹의 해운 부문 실적이 본격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종합운송선사 도약으로의 원년이 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SM그룹 해운 3사, 지난해 실적 청신호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대한해운의 영업이익은 381억원으로 전망된다. 직전 분기 405억원과 비교하면 소폭 줄어든 수준이나 전년 동기와 견줄 경우 101.6% 개선된 수치다. 코로나19로 인한 발틱운임지수(BDI) 급락에도 불구하고 전용선이 매출의 90%를 차지하고 있어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전용선은 특정한 화물을 전문으로 수송할 수 있도록 건조된 선박을 말한다. 이에 가스나 철강 사 등의 원재료나 연료의 수송을 맡기는 계약에 투입된다. 계약이 장기간 이뤄지기 때문에 경기 변동에도 매출이나 이익이 안정적으로 보장된다는 장점이 있다. 만약 전망이 현실화될 경우 대한해운은 2013년 SM그룹에 편입된 이후 28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나가게 된다. 

대한해운의 자회사인 대한상선과 SM상선의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특히 SM상선의 경우 지난해 해운부문 영업이익 1200억원 달성이 유력시 된다. 회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누적 영업이익이 이미 1000억원을 돌파했다. 창사 이래 최대 규모 실적이다. SM상선은 코로나19로 운임이 급등하고 연료비가 하락하면서 지난해 2분기와 3분기 각각 201억원, 404억원을 기록, 분기 마다 최대 실적을 갈아치운 바 있다. 

대한상선 또한 지난 2016년 12월 8일 SM그룹의 가족이 된 후 노후선박을 교체하고 신조선박을 도입하는 등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그 결과 2019년 기준 영업이익은 412억원, 당기 순이익은 376억원으로 전년대비 85억원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7월 신조한 신서천 1호선과 2호선이 25년 약 7000만톤의 발전용 유연탄을 운송해 연간 약 140억원, 25년간 3500억원 규모의 매출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SM그룹은 공격적인 외형확대 전략으로 해운부문 사업을 키워왔다. 대한해운의 경우 2010년까지만 해도 매출이 2조에 달하는 업계 4위 벌크선사였지만 전 세계적 불황을 겪으며 2011년 초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이후 2013년 SM그룹이 구원투수로 나서 2150억원에 대한해운을 인수했다. 

당시 부채비율이 1600%까지 치솟은데다 해운업 불황이 지속되면서 회생여부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 하지만 인수한지 1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고 부채비율도 200%초반까지 낮아지면서 SM그룹의 해운사업의 기반을 다졌다. 

이후 SM그룹은 2016년 업계 10위의 벌크선사 삼선로직스(현 대한상선)와 2017년 한진해운 미주노선(SM상선)을 각각 196억원과 370억원에 인수, 현재 모양새를 갖추게 됐다. 대한해운과 대한상선은 벌크선을, SM상선은 컨테이너선을 운용한다. 

출처=SM상선
출처=SM상선

독자 출항 준비 완료… 경영환경도 긍정적

시장에서는 SM그룹의 해운3사가 올해부터 본격적인 실적 개선세를 이룰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 회복세에 따른 전용선 계약 수주 수혜 가능성, 벌크선 수주잔고의 저점 등이 점쳐져서다. 지난해에 이어 여전히 고공행진 중인 컨테이너선 운임 또한 실적 견인 요소로 꼽힌다. 

특히 지난해 9월 해운부문 전체를 총괄하던 김칠봉 SM그룹 부회장이 용퇴하면서 각각 독자 경영을 위한 준비가 끝났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SM그룹 해운3사는 김만태 대한해운 대표, 양진호 대한상선 대표, 박기훈 SM상선 대표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 7월 대한해운은 LNG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대한해운엘엔지 주식회사를 설립하고 LNG 전문선사로 발돋움할 준비를 끝냈다. 이에 힘입어 2년 연속 세계적 에너지기업인 쉘(Shell)과 LNG 운송 및 벙커링 선박의 계약을 맺었으며 지난해 11월 말에는 세계 최초로 선박에서 다른 선박으로 LNG를 공급하는 LNG벙커링을 성공적으로 진행하는 등 관련 사업을 빠르게 확장해나가고 있다.

아울러 SM상선 또한 지난해 4월 세계 최대 해운동맹(얼라이언스) 중 하나인 2M 얼라이언스(머스크·MSC)와 아시아~미주 구간 항로에서 공동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달에는 5개 국적 정기선사가 참여하는 한국형 해운동맹 ‘K-얼라이언스’에 참여하기로 하면서 동남아 지역에서의 영업력 강화 효과도 노려볼만 하다. SM상선은 미주 서안 노선 영업력 확대는 물론 미국 동부 노선 개설 등 신시장을 개척하는 동시에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 창출을 위한 적극적인 사업 다각화에도 나설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올해를 기점으로 SM그룹의 종합해운사로서의 입지가 더욱 확대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우오현 SM그룹 회장 또한 최근 올해 신년사를 통해 “해운부문은 앞으로도 신조 투자와 미국 동안노선 개척 등 자타가 인정하는 해운물류 종합운송선사로의 기틀을 착실히 다져 나갈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해운과 관련 “백신 보급으로 글로벌 경제가 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나면 전용선 계약 수주 수혜 가능성이 크다”며 “벌크선 수주잔고가 역사적 저점에 있는 점도 유리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2000년대 들어 선복량 대비 벌크선 수주잔고가 10%를 하회하고 있는데 이는 2002년 이후 처음이다. 벌크선 수요가 조금만 상승하면 운임의 급격한 상승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