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올해를 새 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하는데 만전을 기할 것을 임직원들에게 주문했다.
정의선 회장은 4일 글로벌 그룹 임직원에게 이메일로 보낸 새해 메시지를 통해 “2021년은 신성장동력으로의 대전환이 이루어 지는 한해가 돼야 한다”며 “현대차그룹은 새로운 시대의 퍼스트무버가 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의선 회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이전 시기와 다른 사회적 가치와 라이프 스타일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했다. 기업은 이 같은 변화에 미리 대비해야 생존·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정의선 회장은 올해 새로운 양상의 업황에 대응하는 방안의 일환으로 사업 목표 ‘신성장동력으로의 대전환’을 수립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친환경 시장 지배력 확대, 미래기술 역량 확보, 그룹 사업경쟁력 강화 등 계획을 제시했다.
현대차그룹은 친환경 시장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을 전기차, 수소차 등 두 분야로 나누어 펼칠 계획이다. 전기차 분야 계획의 하나로 최근 발표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에 기반한 신차를 기존 계획대로 출시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올해 준중형급 전기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아이오닉5와 제네시스의 첫 전기차를 CUV 형태로 판매할 예정이다. 또 기아차의 준중형급 전기차 모델(프로젝트명 CV)을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라인업을 현재 8개 차종에서 오는 2025년 23개 차종으로 확대해 글로벌 시장에서 연간 100만대를 판매할 것이란 계획을 고수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인프라를 구축하는데도 힘쓸 계획이다. 연말까지 초고속 충전소 20개소를 직접 설치하고 에너지 기업들과 협력해 충전망을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해외에서는 유럽 초고속 충전인프라 구축 전문기업 ‘아이오니티(IONITY)’를 비롯한 여러 파트너사들과 함께 시장에 최적화한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수소 분야에서는 관련 시장 생태계를 조성하는데 박차를 가한다.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글로벌 완성차 업체 뿐 아니라 선박, 발전기, 열차 등 산업 소재별 동력원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동시에 전세계 수소, 에너지, 물류 등 분야별 기업들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연관 수소사업의 주도권을 선점할 방침이다. 도심항공 모빌리티(UAM) 등 미래 친환경 모빌리티에 적용되는 차세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도 주력 개발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또 다른 사업 계획인 ‘미래기술 역량 확보’와 관련해 자율주행, 커넥티드카, UAM, 로보틱스 등 분야에 지속 파고들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레벨3 수준의 부분 자율주행 기술을 2022년 양산차에 적용한 뒤 2023년 로보택시 등 자율주행 상용화 서비스 사업을 추진한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자율주행 합작사 ‘모셔널(Motional)’을 통해 미국 네바다주 공공도로에서 레벨4 무인 자율주행 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또 2023년에는 미국 차량 공유업체 ‘리프트(Lyft)’와 자율주행 상용화 서비스를 미국 주요 지역에서 시행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차세대 소프트웨어 핵심기술을 접목한 커넥티드카 서비스 분야에도 집중한다. 차량 주행보조, 정밀지도 연계 네비게이션, 커넥티드·인포테인먼트 서비스 등이 상호 작용하는 차량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해나갈 계획이다.
UAM 분야에서는 승객, 화물 등 수송 시장을 모두 아우르는 제품군을 확보하는데 속도를 낼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2026년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화물용 무인항공 시스템(UAS)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어 2028년 도심용 완전 전동화 UAM 모델, 2030년대 지역 항공 모빌리티 제품 등을 출시할 계획이다.
로보틱스 분야에서는 최근 지분인수 계약을 체결한 미국 로봇 전문 스타트업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손잡고 고령화, 비대면(언택트) 등 시장 트렌드에 대응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착용형 로봇 기술, 생산·물류 자동화 기술 등을 자율주행, UAM, 목적기반 모빌리티(PBV) 등 다양한 모빌리티 분야에 접목할 계획이다.
정의선 회장은 “현대차그룹은 자유로운 이동과 평화로운 삶을 위한 신기술에 대한 투자를 지속 확대함으로써 미래시장을 선점하겠다”고 밝혔다.
그룹 전사적 협력·사회적책임 강조
정 회장은 그룹 사업경쟁력 강화도 강조했다.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합리화하고 전환되고 있는 산업 국면에 부합한 신성장 동력을 발굴함으로써 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이 같은 계획의 일환으로 전동화·자율주행 핵심부품·소프트웨어 전문화 등 미래사업 역량을 그룹사마다 강화해나갈 방침이다. 또 신재생 에너지 사업, 스마트시티 개발 등 분야별 신성장 동력을 적극 탐색할 계획이다.
정의선 회장은 제품 품질을 혁신하는 과정에서도 그룹 전사적인 협력과 노력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판단했다.
정의선 회장은 “품질과 안전은 특정 부문만의 과제가 아니다”라며 “그룹 전부문의 임직원과 협력사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일치단결해 품질·안전에 대해 타협하지 않는 완벽함을 추구할 때 고객들이 우리를 신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또 임직원들에게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고 시장, 지역사회 등과 공존하기 위한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을 주문했다.
정 회장은 “일상 업무에서도 언제나 고객과 인류를 최우선 가치로 삼아,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고 협력업체를 비롯해 이웃·사회·환경 등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의선 회장은 이와 함께 전날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협력업체 직원의 사망 사고에 대해 안타까움과 깊은 애도를 표했다. 당일 오후 1시 30분경 현대차 울산1공장의 무인 철스크랩 처리공정에서 청소하던 50대 협력업체 직원 A씨가 기계 사이에 껴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정 회장은 이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이날 열려던 신년회와 영상 메시지 송출 일정을 취소하고 신년사 전달 방식은 서면으로 대체했다.
정의선 회장은 “진심으로 깊은 애도를 표하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안전한 환경조성과 안전사고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어 “전 임직원들은 다시 한번 안전에 대한 의식을 확고히 고취하고 안전한 근무환경 조성을 위해 다 함께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