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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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황대영 기자] 오는 25일 핵심 도심 빌딩을 ‘디지털 수익증권(댑스, DABS)’화한 공모가 국내 최초로 시도된다. 카사(Kasa)에서 진행되는 첫 댑스 공모는 ‘역삼 런던빌’을 대상으로 101억8000만원을 선착순 방식으로 끌어모은다. 기존 주식시장에서 공모주 청약 과정의 증거금 대비 배정도 아닌, 선착순으로 진행해 기회의 균등을 제공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댑스에 투자할 가치가 있는지 의문이 달라붙고 있다. 기준금리 ‘0.50%’ 초저금리 시대에 은행 예금금리보다 조금이라도 높으면 고수익 상품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카사는 각종 전문용어와 뒤섞여 겉만 보면 매우 어려운 금융상품처럼 비춰진다. 그러나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공급과 수요에 따라 가격등락이 일어나는 주식시장과 흡사하다.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기업이 카사에 상장된 상업용 부동산과 동일한 잣대로 볼 수 있다. 다만 기업은 분기마다 실적이 등락하지만, 상업용 부동산은 공실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배당 수익률이 보장된다. 또 부동산 실질 매매가격이 저변에 있어 기업 도산과 같은 우려에도 비교적 안전하다.

댑스 거래는 시세에 따라 사고파는 주식과 같은 방식으로 진행된다. 늘어난 유동성에 강한 변동성을 보이는 주식시장처럼 공격적인 투자도 가능할 전망이다. 다만 비교적 오랜 기간 서서히 가치 상승률을 유지해온 대도시 상업용 빌딩에 투자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투자 흐름이 기대된다. 마치 30년 이상 꾸준히 증수 증액해온 굴지의 대기업과 같은 기업 주식에 투자하는 것과 비슷하다.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이 주창한 ‘가치투자’와 맥을 같이 한다.

기존 부동산 투자에서 가장 큰 난점은 매도, 매수 과정에서 절차다. 또 관리적인 측면에서 비용과 공실률을 줄이기 위한 임차인 모집, 감가상각비 등 각종 투자자들을 괴롭히는 스트레스가 산재한다. 카사는 그러한 부분을 한국토지신탁, 한국자산신탁, 코람코자산신탁 등에 신탁해 해소했다. 투자자는 주식 보유량에 따른 주당 배당 수익률과 주식 가치의 상승만 바라보면 된다. 또 매도 과정에서도 주식을 처분하는 것만으로 해결돼 복잡한 절차가 존재하지 않는다.

카사 건물 공모 과정. 출처=카사코리아
카사 건물 공모 과정. 출처=카사코리아

이러한 특징 덕분에 카사는 주식의 데이트레이딩(단타 매매)과 같은 투자 형태도 가능할 전망이다. 건물 지가와 임차 소식 등이 투자심리에 반영되면 댑스 시세에도 실시간으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즉 기업의 호재 소식이 주가에 영향을 주듯이, 건물이 위치한 지역의 지가가 상승하거나 공모 대상 빌딩의 가치가 지속 상승하는 등 호재가 댑스에 영향을 끼친다. 물론 주식, 암호화폐 시장보다는 변동폭이 낮지만, 보유한 댑스의 가격이 오르면 원하는 때 매각해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다.

또한 기업 주식에 투자한 경우, 이사회 결의 및 기업의 전기 컨디션에 따라 배당금 혜택을 받을 수도, 못 받을 수도 있다. 평균적인 국내 기업 배당주의 경우 연간 1회 배당을 기대한다. 이에 비해 카사는 매 3개월(분기)마다 배당이 지급된다. 기업은 매출, 영업이익 등 변동적인 컨디션에 따라 배당을 지급하지만, 카사는 상장된 건물에서 나오는 고정적인 임대수익이 배당으로 지급된다. 카사를 통해 100만원가량 상업용 부동산 건물에 투자를 했다면, 건물의 100만원에 해당하는 부분의 주인이 돼 임대 수익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오는 25일 카사는 1호 공모 빌딩인 ‘역삼 런던빌’을 상장 절차에 들어간다. 역삼 런던빌은 글로벌 국제학교가 5년간 단일-장기 임차해 임대수익 면에서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으며, 강남 8학군에 새로운 국제학교라는 점에서 건물 가치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또 최근 서울 강남 지역 부동산 가격이 타 지역 대비 급등하고 있는 부분도 긍정적이다. ‘강남불패’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낼 정도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카사를 통한 상업용 빌딩 투자는 추후 건물 매각에서 발생하는 차익까지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카사코리아 관계자는 “이번 공모 1호 건물인 ‘역삼 런던빌’은 하나은행이 투자자 예탁금 일체 관리를 전담하고, 한국토지신탁이 등기상 건물 소유주로서 수익증권 발행 및 건물 보증, 관리, 운영, 임대수익 집행을 맡는다”라며 “국토교통부가 인증한 가람감정평가법인, 중앙감정평가법인 등 복수의 대형 감정평가법인이 건물의 가치 평가를 맡았고,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상장심의위원회의 엄격한 심의 절차를 거쳐 첫 공모 건물로 선정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해당 관계자는 “카사코리아는 2년 주기로 감정평가법인에 신탁부동산에 대한 감정평가 의뢰를 진행할 예정이며, 결과는 투자자에게 제공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