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 동안 따스한 봄기운 속에 전국의 봄꽃축제에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작년 이맘때만 해도 봄꽃과 함께 꽃샘추위가 몸을 움츠리게 했던 것 같은데, 이젠 그마저도 옛말이라도 된 양 초여름 날씨 속에 봄꽃을 즐길 수 있었다.

따뜻한 날씨 속에 봄꽃을 즐기기엔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계절을 앞선 날씨 탓에 ‘이러다가 봄이 없어지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많았을 것이다.

남해안 연안에는 아열대성 해조류가 번성해 생태계가 비상이라는 뉴스, 그리고 강원도의 극심한 가뭄피해와 전국적으로 건조한 날씨 속 산불 피해에 대한 소식이 끊이지 않는 요즘, 이 모든 것이 온난화의 결과물이며 이것이 시작에 불과하다는 얘기를 들으니 온난화라는 말이 비로소 재앙으로 느껴진다.

사람들은 지구의 이런 문제가 코앞에 와서야 탁상공론에서 벗어나 전 세계적으로 ‘녹색뉴딜’정책을 내놓고 있는 것 같다. 이제라도 전 세계적으로 이런 정책들이 실현되고 있으니 그나마 다행인지도 모른다.

미국과 일본, 유럽 국가들이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을 위해 비슷한 내용의 정책들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이명박 정부 역시 ‘저탄소 녹색성장’, ‘녹색뉴딜’ 같은 중·장기적인 정책을 내놓고 이제 그 사업들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바마 행정부도 녹색산업을 신규 일자리 창출과 더불어 자국 산업의 경쟁우위 확보를 겨냥한 양수겸장의 카드로 보고 강력한 정책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국제 협약 비준에 소극적인 부시 행정부를 강력히 비판하던 복합기업 제너럴일렉트릭(GE)이나 알코어 등 다국적기업들은 이런 조치들을 환영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나 세계가 이 문제를 하루아침에 될 일로 판단하고 있지는 않아야 할 것이다. 게다가 이 정책에 일자리 창출이라는 문제까지 결합시켜 두 마리 토끼를 잡고자 하고 있다.

환경과 노동 분야 모두 우리 생활과 너무나도 밀접한 분야이지만 시간과 노력이 없이는 안 되는 분야이기도 하다.

일자리 창출이 시급한 문제이기는 하지만 환경 문제와 결합한 중대한 문제들을 단순히 인력과 재원만으로 뚝딱뚝딱 할 수 있으리라 여긴다면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지도 모르는 일이다.

벌써 녹색뉴딜 관련 주식이 인기를 끌고 이것이 반짝 인기가 아닌 꾸준한 정부와 민간의 투자와 관심이 필요한 산업이라는 것이다. 녹색정책이야말로 환경과 노동 분야에 있어 대대손손 노력해야 할 정책인 것이다.

그러니 이 분야에서만큼은 ‘괄목상대’를 기대하기보단 ‘우공이산’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녹색의 자연이 까만 재와 매연으로 바뀌는 데에는 한순간일지 모르지만, 까만 재와 매연을 다시 녹색의 나무와 맑은 공기로 바꾸는 데에는 수많은 시간과 노력 그리고 재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제 막 첫술을 뜬 녹색성장 정책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모두 클 수도 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의 남은 임기 4년 안에 어떠한 녹색성장의 결과를 보자는 조급함이 있다면 이 정책은 실패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전 세계와 정부의 정책이 온통 녹색 붐이다.
이 녹색바람이 환경 문제와 일자리 문제 등의 경제난까지 해결해 나가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국민들의 마음속에도 이것이 희망의 녹색바람으로 다가가고, 자손들에게까지 순풍으로 작용하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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