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경제 침체 등 투자에 위험요인이 높아지면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채권에 대한 투자가 선호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시점을 잡기 어렵다면 현 시점에선 ‘적립식 투자전략’을 활용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불경기를 돌파할 수 있는 기업을 취사선택 할 수 있는 능력도 어느 때보다 중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무조건 장기투자를 고집하기 보다는 당분간 급락과 급등의 가능성을 배제한 투자 전략을 활용해보는 것도 한 방법으로 언급된다. 사전에 기준과 원칙을 정하고 유망업종의 대표주나 ETF(업종지수펀드)에 시장이 큰 변동을 보일 때마다 저점 매수 전략으로 투자 비중을 높이는 것도 대안으로 제시됐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더 큰 틀에서 생각한다면 강세장보다는 어렵겠지만 넘겨볼만한 한 해가 될 것이란 낙관적 전망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불경기 돌파기업 선택의 기준 필요”
최준철 VIP투자자문 대표이사

금융위기에서 회복 중이던 지난 3년간 세계경기의 노출도가 큰 대형수출주가 각광을 받았다면 이제부터 투자자들은 오히려 여기서 자유로운 종목으로 선호도가 이동하게 될 것이다. 이제 경기 민감주는 경기회복의 신호가 오기까지 긴 기다림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달도 차면 기울듯이 이제 주도주라는 권좌에서 내려올 때가 됐다. 2012년에 이 자리를 꿰차게 될 종목은 네 가지 중 한 가지 요소를 갖춘 기업이 될 거라 생각한다.

첫째 절대적으로 저평가된 종목이다. 시가총액만큼 현금을 가지고 있거나 모회사의 평가에 반영되어 있지 않은 자회사를 가진 기업들이 이에 속한다. 둘째, 중국내수에서 먹힐만한 제품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유럽 재정위기의 여파를 중국이라고 해서 피해갈 수는 없다. 하지만 이것은 수출에 국한될 내용일 뿐 중국정부에서 정책적 목표를 가지고 있는 내수에 해당하는 사항은 아니다. 감세와 임금인상 등으로 두둑해진 중국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다면 돈은 얼마든지 벌 수 있다.

셋째, 선진화돼 가는 한국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잘 쫓아가는 내수기업이다. 기업의 크기를 막론하고 소비자들의 높아지는 눈높이를 맞추는 자 흥하고 맞추지 못하는 자 쇠할 것이다. 넷째, 유보자금을 잘 활용해 M&A를 현명하게 하는 기업이다. 이제 우량기업들은 더 이상 부채를 사용하지 않는다. 신규 사업도 마땅치 않다. 반면 선진국 경제가 흔들리며 값싼 매물들이 나와 있어 M&A의 기회요인은 풍부하다.

종합해볼 때 대형수출주 중심으로 구성된 주가지수에만 투자해도 돈을 벌던 시기는 이미 지나갔다. 2012년은 불경기를 돌파할 수 있는 기업을 취사선택하는 종목선택 기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해가 될 것이다. 단 조심할 부분이 하나 있다. 테마주에 기웃거리는 일이다. 올해는 선거가 있는 해라 대선 테마주들이 창궐할 가능성이 높은데 참여하는 건 수익률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깊은 나락으로 빠질 수 있는 함정이 될 수 있다.

“단기보단 중장기 상품에 주력하라”
김인응 우리은행 투체어스 잠실센터장

2012년 글로벌시장은 물론 우리나라의 정치, 경제 모두 커다란 변화의 소용돌이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다. 주요국가의 선거와 유로존 재정위기 해결의 불확실성, 긴축에 따른 디버리징과 심각한 경기침체, 북한의 내정위기 가능성 등으로 시장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안전자산의 비중을 확보하여 시장변동성에 대비하고 시장이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일 경우 새로운 투자기회를 확보함으로써 자산의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해 나가는 기회로 삼아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투자대기성 자금 외에 예금자산으로 운용할 부분은 단기보다는 중장기 상품을 이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소비침체와 가계부채 증가, 경기하방 가능성 등으로 금리인상 가능성은 희박하고 오히려 정부의 통화완화 정책과 함께 소비 진작을 통한 내수경기 회복을 위해 금리인하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금리 인상을 기대하고 단기상품으로 운용할 경우 장단기 금리차가 가져다주는 기회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시장의 변동성도 적절히 활용해 나가야 한다. 사전에 기준과 원칙을 정하고 유망업종의 대표주나 ETF(업종지수펀드)에 시장이 큰 변동성을 보일 때 마다 저점 매수 전략으로 투자 비중을 높여 나간다면 불확실성 해소가 예상되는 하반기부터는 수익발생을 기대해 나갈 수 있다. 또한 적립식펀드를 활용해 길목 지키기 투자를 해 나가야 한다. 정기적립식투자는 평균매입가격을 낮출 수 있는 좋은 투자방법이 될 수 있다.

“상반기 채권 하반기 주식형 펀드 유망”
공성율 KB국민은행목동PB센터 PB팀장·<부자공책>저자

통상 경기가 침체기에서 정상국면으로 다시 진입하기 위해서는 1년 ~ 1년 반 정도가 소요된다. 그렇다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나 경기 회복기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얘기이다. 경기회복기에는 투자가 확대되기 시작하면서 기업의 가치를 나타내는 주식이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통상 주식은 경기에 6개월 정도 선행하기 때문에 올 해 하반기부터 주식의 본격적인 상승장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경기 사이클을 고려해서 이론적으로 투자한다면 2012년 상반기에는 마냥 현금을 보유하고 있기 보다는 채권형 펀드에 투자를 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상반기 중에 주식가격이 큰 폭으로 조정을 받는다면 하반기 본격적인 상승장을 기대하며 주식(주식형 펀드)을 저가매수 할 수 있는 전략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시점을 잡기 어렵다면 현재 시점에서는 ‘적립식 투자전략’을 활용하는 것이 가장 좋아 보인다. 즉,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을 지금부터 6개월에 걸쳐 여러 차례 나눠서 투자하자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투자 시점을 서둘러 결정하다가 주식을 비싸게 사게 될 위험과 예상과 다르게 주식 가격이 조정을 받지 않아 적절한 매수기회를 아예 놓칠 위험, 두 가지 위험을 동시에 줄일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예금 금리는 올 해는 작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상반기 중에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다면 한국은행의 몇 차례의 기준금리 인하로 인해 예금 금리는 작년 보다 낮은 수준에서 형성될 수도 있다. 따라서 예금을 운영할 경우에는 만기를 수개월로 짧게 가져가기 보다는 1년 정도로 운영하는 것이 좀 더 현명해 보인다.

“일정한 밴드 설정 박스권 투자 유효”
김연준 하나은행 서현역골드클럽 팀장

올해는 무조건 장기투자를 고집하기 보다는 당분간 급락과 급등의 가능성은 배제한 투자를 해볼 것을 권한다. 투자자산중 일부는 일정 밴드를 설정해두고 밑으로 내려가면 매수하고 밴드를 올라서면 매도하는 식의 박스권 투자로 활용해 보고, 여건상 시장에 관심을 두기가 어렵거나 대응할 자신이 없다면 투자자산을 좀 줄이거나, 아예 신경 쓰지 말고 적립식으로 대응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흔히 주식시장의 활황기가 지나고 보면 생각보다 투자비중이 크게 늘어나 있는 것을 알게 된다. 이런 경우 자신의 투자성향과, 향후 예상되는 필요자금을 점검해 보고, 적정 투자비중이 초과해 있거나 향후 필요자금이 있는 경우에는 손실이 있더라도 시장의 반등을 이용해서 줄여주는 것도 필요하다.

이미 가입하고 있는 펀드나 주식형 상품도 점검 해 볼 필요가 있다. 같은 주식형 중에서도 변동성이 높은 랩 등, 벤치마크보다 공격적인 펀드의 비중이 높은 상황이라면 투자비중은 유지하더라도 인덱스펀드 등 변동성이 적은 자산으로 변경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추가로 투자로 하고 싶어도 주식형펀드는 내키지 않고 그렇다고 금리는 너무 낮아 마음에 안드는 보수적인 투자자라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자산으로 눈을 돌려 보자. 원금보장형 ELD와 함께 최근 안정성이 크게 강화된 ELS에 자금이 모이고 있으며 시장 위험이 적은 공모주펀드도 투자 대안이 되고 있다.

특히 금융소득 종합과세가 두려운 거액자산가라면 작년 말부터 도입된 헤지펀드 중 검증된 투자기법을 사용하는 기본적인 헤지펀드를 선택한다면 손실의 부담을 크게 줄이고 일정수준의 비과세 수익도 가능하게 자산을 관리할 수 있을 것이다. 단, 이런 구조화된 상품이나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경우 투자자산의 최대 비중을 미리 정하고 투자해야한다.

김은경 기자 kekis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