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미국의 신흥국 투자 전문가인 마크 모비우스(Mark Mobius)가 2일(현지시간) 미국 CNBC와 인터뷰에서 신흥국과 선진국 주식시장에 30~40% 정도 조정이 찾아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모비우스는 투자회사인 모비우스 캐피털 파트너스 창립자다. 그는 프랭클린 템플턴 인베스트먼트 회장 등을 지냈다.

모비우스는 이날 미국 CNBC 방송에 출연해 “시장에 대규모 조정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는 시장 흐름을 전망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조정국면을 대비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모비우스는 이러한 시장 진단 배경으로 미국에서 2009년부터 장기간 강세장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스탠다드앤푸어스500 지수는 2009년 3월 초 바닥권에서 현재 289%가량 상승했다.

그는 “지속적인 금리 인상은 조정 시기를 당기는 촉매제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미연방준비제도(FRB)의 금리인상은 시장에 강한 압박을 주고 있다. 모든 시장은 연준과 방향을 함께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규모 조정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라고 전망했다.

모비우스는 정치적 변화도 시장에 잠재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봤다. 그는 “정치적 변화도 조정을 일으키는 방아쇠가 될 수 있다”면서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는 조정이 필요한 기나긴 강세장을 보았다. 이제는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세금 개혁 등의 정책이 경제를 자극하면 시장은 단기간에 상승세를 보이겠으나, 이미 고점에 이르렀다”면서 “이후 주가가 추락하면서 시장은 위기를 맞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모비우스는 2009년부터 뉴욕 증시가 30%가량 조정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지속해서 제기해왔다. 당시에는 글로벌 증시가 급락 이후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기업들이 주가 상승을 이용한 ‘막무가내 증자’를 조정 배경으로 꼽았다. 모비우스는 “조정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으며, 아마도 올해 중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 “다만 조정이 갑작스레 찾아오거나 하락 폭이 순식간에 20%에 달하는 식의 급격한 양상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모비우스가 주식시장 전망을 부정적으로 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지난달에도 뉴욕 증시 급락을 주장했다.

당시 모비우스는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대부분 지표가 S&P500과 다우존스 산업지수 등의 급락을 지목하고 있다”면서 “미국 증시는 지난 2년간 상승분을 토해낼 것이며, 30% 수준의 조정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정한 '촉매제'가 등장하면 시장 붕괴가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 소비자 신뢰지수가 미국 역사상 최고조에 달했다. 이것은 좋지 않은 신호이며 기폭제가 될 수 있다"면서도 "무엇이 촉매제가 될 지를 예견하기는 어렵다. 자연재해일 수도 있고, 북한과의 전쟁일 수도 있다. 촉매제는 미국시장 붕괴를 가져와 모든 사람들에게 고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모비우스는 시장이 붕괴되면 상장지수펀드(ETF)가 폭락세를 가중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주식거래의 절반 이상이 ETF이다.

그는 "지금은 투자자들이 모두 컴퓨터를 통하여 거래를 하고, 또한 자동화된 전산프로그램이 하루종일 일주일 내내 작동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전산시스템도 붕괴되는 시장을 더 급격히 폭락하게 만드는 눈사태 효과(Snowball effect)를 일으킬 것이고, 이를 막을 방도는 없다"고 주장했다.

모비우스와 반대 의견도 있다. 샘 스토볼(Sam Stovall) 미 재무연구분석센터 수석투자전략가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S&P500 지수가 바닥을 치기 전에 현재 수준에서 3% 정도 하락할 것”이라면서 “조정관점에서 이보다 더 떨어질 수 있으나, 베어시장(약세장)으로 더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