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는 외국계 은행이 디지털 금융거래를 강화한다는 이유로 지점 통폐합과 인력 축소에 나서고 있다. 국내 시중은행들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임직원을 늘리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한국씨티은행이 7일대규모 지점 감축을 시작했다. 디지털 금융거래를 강화한다는 명분으로 올해 하반기 영업점 126개 중 101개를 줄이는 계획의 하나이다.  그렇지만 씨티은행은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에 대해 씨티은행 노동조합 측은 “점포가 줄어들면 근무지와 멀어지는 거주자들은 자연스레 퇴사할 수밖에 없다”면서 지점 축소는 인력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대면 거래 등 디지털금융이 본격 개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시중은행들의 몸집은 점차 축소되고 있다.  씨티은행의 ‘디지털 거래 강화를 위한 지점 축소’도 금융산업 변화에 순응하는 것이다. 씨티은행과 노조 측은 대립각을 세우고 있지만 양측의 주장은 모두 일리가 있다.

그러나 국내은행(KB·신한·우리, KEB하나은행은 합병으로 제외)과 외국계 은행(씨티·SC)의 행보는 조금 다른 면모를 보이고 있다.

▲ 은행별 점포수 추이(단위: 개) [출처:금융정보통계시스템]

지난 2008년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국내은행과 외국계은행의 영업점은 동반 축소되고 있다. 위기 이후 찾아온 저금리 시대가 이들의 주요 수익원인 예대마진을 감소시켰기 때문이다. 이에 지점 통폐합을 통한 비용감축으로 대응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KB, 신한, 우리은행의 전체 임직원은 금융위기 전보다 오히려 늘어난 반면, 씨티은행과 SC은행은 전체 임직원 수가 줄었다. 국내은행들도 지점 통폐합을 추진했지만 어려운 상황에서도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 것이다.

▲ 은행별 임직원 수 추이(단위: 명) [출처:금융정보통계시스템]

따라서 외국계 은행들의 지점 통폐합이 인력구조조정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주장을 믿기 어렵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내 은행들은 한국이 출발점이기 때문에 외국계 은행과 비교는 어렵다”면서도 “외국계 은행들의 경우 저금리로 달러 등을 차입해 국내에서 영업을 해왔기 때문에 국내 시장금리가 낮아진 데 상당한 부담을 느끼는 듯하다”고 전했다.

▲ 한미 금리스프레드(한국 10년물 국고채-미국 10년물 국고채: 단위 %P) [출처:한국거래소]

한편, 한미 금리스프레드(한국 10년물 국고채 금리-미국 10년물 국고채 금리) 추이는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심지어 지난 2015년 하반기부터 현재까지 한미 금리스프레드는 마이너스 권에 머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