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도시계획 변경 결정이 재건축 열기가 시작됐던 강남 시장부터 ‘찬물’을 끼얹었다.
올 들어 개포주공 등 강남 재건축 단지들을 중심으로 재건축 아파트들이 다시금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내기 시작했다. 특히 재건축 연한을 채운 압구정 아파트들의 호가는 매일 높아졌고 수개월만에도 억 단위로 올랐다.
서울시는 지난 6일 기존 '개발기본계획(정비계획)'에서 '지구단위계획'으로 전환할 계획을 세우고 강남구 압구정동 24개 아파트 단지를 6개 구역으로 구분하고 3개의 중심시설용지도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했다.
시는 현대·미성·한양 등의 재건축 예정 단지도 용적률, 높이, 구역별 공공기여 비율 등은 2013년 수립한 한강변관리기본계획 등 기존 상위계획의 기준을 준용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르면 서울지역 내 아파트(3종 일반주거지역)의 최고 층수는 35층으로 제한된다. 한강변 관리방안 공표 이후 주민들의 지속적인 층수제한 완화에 대한 요청에도 불구, 시는 다른 주거지역과 마찬가지로 35층 이하로 건설하도록 못박은 것이다.
지구단위계획 수립 절차를 따르자면 사업 지연도 불가피하다. 지구단위계획의 경우 주거지역뿐만 아니라 인근 상업지역과 교통망, 편의시설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최소 1년 이상이 더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거기다 일부 주민들은 이외에 공공기여(기부채납) 비율, 용적률 규제 등에 반발하고 있어 사업이 다시 한번 지지부진해질 위기를 맞았다.
압구정동 아파트 단지에서 만난 주민 김원우(가명) 씨는 “많이 아쉽다”고 소회를 털어놨다. 그는 “한강변을 보호하기 위해 층수를 제한 한다는 시의 설명을 납득하기가 어렵다”면서 “시대착오적인 개발계획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동산114 시세에 따르면 신현대 아파트(현대 9·11·12차)는 1403만원 전월 대비 변화가 없었다. 27개동 1924가구 규모로 지어진 이 단지는 호가뿐 아니라 거래가도 올해 들어 꾸준히 상승해 왔다.
3호선 압구정역 역세권에 위치해 예외적으로 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해 최고 40층짜리 주상복합아파트를 건립할 수 있다고 했던 현대6·7차 아파트도 전월대비 보합을 유지했다. 압구정 재건축 단지 중 최저 용적률로 재건축 시 지분율이 높을 것으로 관심을 모았던 한양2차의 경우 전월대비 하락했다
인근 A공인중개업체는 “호가가 보합세라고는 하지만 올초부터 많이 오른 가격은 유지되고 있다”면서 “반포, 잠원,개포 등 다른 재건축 단지들에 비해 입지가 우수하고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본다면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나 한동안은 실망감으로 가격상승은 어렵다”고 전했다.
서울시가 압구정동 초고층 규제에 대한 강한 입장을 보이면서 뜻밖에 층수 제한에서 자유로운 여의도, 잠실, 용산 등 일부 도심 지역의 재건축 단지들은 사업 속도를 내고 있다. 이들 지역에서 상가 등 복합건물이 들어서는 상업지역의 경우 50층 이상 초고층이 허용된다.
초고층 아파트로의 재건축 기대감에 여의도의 일부 단지에서는 호가가 매일 상승하고 있다. 일반상업지역에 위치해 최고 70층까지 지을 수 있다고 알려진 여의도 서울아파트의 경우 그 상승폭이 놀라울 정도다.
인근 B공인중개업체 관계자는 “서울아파트 50평형(165㎡)은 16억원대 였던 것이 4-5개월만에 22억원으로 거래된다”고 전했다. 그는 “그나마도 매물이 없다. 3년 전 서울아파트 50평형대를 11억9000만원에 거래를 성사시킨 적이 있다”면서 “한강 조망에 초고층 아파트로 재건축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많이 올랐다”고 전했다. 60평형대(228㎡)의 호가는 31~32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인근의 공인중개업체는 "지주공동방식으로 재건축되는 서울아파트의 경우 100% 주민 동의를 받아야 진행되는데 그 것이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서울아파트는 앞서 주상복합 재건축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시행사인 여의공영과 GS건설 2곳을 정하고 여러 대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의 마음을 잡기 위한 시행사들의 조건도 파격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공인중개업체 C는 “서울아파트와 더불어 초고층 재건축이 가능한 공작·수정아파트가 크게 주목받고 있다”며 “이들 조합은 발빠르게 신탁사 등과 접촉 중인 걸로 안다. 재건축 사업이 오랜만에 탄력을 받자 매물이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백화점 입점 등도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일부 단지는 현대백화점 여의도점과 지하로 연결되도록 건설하는 방안도 고려한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서울아파트가 재건축 될 경우 분양가는 3500-3700만원대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고, 최고 70층으로 지어질 경우 입주까지는 그 이상 크게 오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