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남성 A씨는 대장암 가족력 때문에 술과 담배를 멀리하면서 비교적 건강한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식사 직후 찾아오는 설사와 복통 때문에 화장실을 자주 다녀야 했다. 우려스러운 마음으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은 후 특별한 이상이 없다는 설명을 들었지만 증상이 이어지고 있어 여러 병원을 찾아다니고 있다.
신경성장염이라고 불리는 '과민성 장증후군'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다. 과민성 장증후군은 대부분 '신경이 예민한 사람들의 넋두리' 정도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지만, 이 질환은 '기능성 장질환'으로 분류되는 질병이기 때문에 주의 깊게 관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 과민성 장 증후군, 대인관계까지 악화
과민성 장증후군은 전 세계 9.5~20%의 사람들이 앓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소화기 증상으로 내원하는 환자 28%가 과민성 장질환으로 진단받을 만큼 흔한 질환이다. 특별한 기질적 원인이 없고 복부에서 느껴지는 불쾌감이나 복통이 배변장애, 배변습관 변화로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성(5~19%)보다 여성(14~24%)에서 더 높은 유병율을 보이며 이러한 남녀차이는 통증 감지와 대장 통과시간, 호르몬과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 차이 등에서 영향을 끼친다.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과민성 장 증후군을 유발, 악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위장관이 여러 신경전달물질을 통해 뇌와 연결되어 상호작용을 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이런 스트레스 및 과민성 장 증후군 증상은 환자 삶의 질을 현저히 악화시켜 대인관계 및 사회생활에 악영향을 끼친다.
◇ 질환에 대한 인지 중요
과민성 장증후군은 1달 중 3일 이상 발생하는 반복적인 복통 및 복부 불쾌감이 배변 후 완화되고 대변 횟수나 형태가 변화하는 것과 연관이 있다. 이런 증상은 일반적인 증상이며 혈액검사와 내시경 등 아무 이상소견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답답해하고 미심쩍어하는 경우가 많다.
대전선병원 소화기센터 나운태 과장은 "과민성 장증후군 검사는 환자 안심을 위해 기질적 질환, 즉 몸에 염증이나 종양, 암과 같은 질환이 있는 지를 먼저 확인 한다"며 "검사 결과 기질적 질환이 없을 경우 환자는 질환에 대해 이해하게 되고, 이는 검사에 대한 신뢰로 이어져 향후 치료 및 예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 환자 특성에 맞는 식습관, 치료법 확인
과민성 장증후군은 스트레스와 마찬가지로 식습관에 영향을 받는데 지방섭취는 과민성 장증후군 증상을 유발하는 주요 식이요소다. 지방을 섭취하면 위장관 통과시간이 늦어지고 담즙분비가 증가되는데, 이때 여러 호르몬을 유리시켜 증상이 악화된다.
반면 변비가 동반된 과민성 장 증후군에서는 채소와 같은 식이섬유소 섭취가 권장되고 있다. 그러나 식이섬유소 섭취가 과민성 장 증후군 증상 자체를 해소시킨다는 연구결과는 아직 부족하다.
특정 음식의 부작용도 증상에 영향을 미친다. 한 연구에서는 증상을 유발하는 음식물 섭취를 제한한 결과 15~58%까지 증상개선의 효과가 있었다. 연구에서는 우유, 밀, 계란이 가장 높은 빈도로 증상을 악화시켰으나 이는 개인적 특성차이가 크기 때문에 보편적으로 적용하기는 힘들다.
식습관 변화로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을 경우 약물치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그러나 아직 약물치료 기간에 대한 연구와 가이드라인이 없기 때문에 환자 특성에 맞춰 진행하는 것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