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 최태원 회장이 ‘웨어러블 체온 전력생산 기술’로 ‘세상을 바꿀 10대 기술 ’에 선정된바 있는 벤처 기업 테그웨이의 이경 수 대표로 부터 제품 설명을 듣고 있다.

광복 70주년 특별사면으로 출소한 최태원 SK그룹 회장 일정이 연일 화제다. 하루도 빠짐 없이 전국 사업장을 찾는 현장 경영을 이어가는 가 하면 과감한 투자와 기부를 선언하는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매일 같이 올라오는 최태원 회장의 일정을 보고 있노라면 2년7개월 수감 생활 동안 벼르고 벼른 일을 좋아서 찾아 다니는 사람처럼 보인다.

20일 SK그룹에 따르면 14일 새벽 0시에 의정부 교도소에서 출소한 최 회장은 서울 서린동 SK 본사에서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그룹 경영진과 만난데 이어 주말이자 광복절인 15일과 16일에도 본사에 나와 경영진과 경제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또한 17일 확대경영회의를 시작으로 대전과 세종 창조혁신센터를 방문하데 이어 대전 R&D센터, 이천 반도체사업을 방문한 최 회장은 이날 1박2일 일정으로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를 찾는다.

울산 콤플렉스는 석유∙화학 사업장이 있는 곳으로, SK그룹의 최대 매출을 차지하는 곳일 뿐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의 튼튼한 버팀목이 되는 정유•석유화학공장이 있다.

최 회장은 이날 울산 콤플렉스에서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을 비롯해, 김준 SK에너지 사장, 차화엽 SK종합화학 사장, 이기화 SK루브리컨츠 사장, 이양수 울산콤플렉스 부문장 등 관련회사 경영진과 임직원을 만나 위기극복 노력을 격려하고, 경제활성화에 울산 콤플렉스가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최 회장의 ‘강행군’은 언론을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될 만큼 일정이 집약적이고 짜임새가 있다. SK그룹 관계자도 “경제 활성화를 위한 일주일간의 분 단위 현장경영으로 국가 경제활성화 화두인 창조경제 현장을 점검한 데 이어, SK그룹의 경제활성화 3대 핵심지까지 모두 돌아보게 된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의 일정은 단순히 그룹내 경영상황을 챙기는 것에 국한되지 않는다. 19일에는 '저소득 노인용 주택 ·복지 혼합 동(棟) 아파트 건설사업'에 3년간 1000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올해 200억원에 이어 2016년과 2017년에 각각 400억원씩 총 1000억원을 기부한다는 내용이다.

SK가 통 큰 기부에 나선 것은 노인들이 경제 대국을 만드는 데 기여했으면서도 적절한 사회적, 경제적인 대우를 받지 못한 점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대한민국의 성장과 발전을 이뤄온 선배 세대와 국가 유공자, 사회적 약자 등을 위해 SK가 기여해야 하는 것이 광복 70년의 의미"라며 "이와 관련한 대안을 찾아 보자"고 제안했다.

SK는 이날 논의를 바탕으로 선배 세대들을 위한 복지 지원책을 적극 검토했고 그 결과 국토교통부가 추진 중인 저소득 노인용 주거복지 사업에 기부금을 내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에는 SK그룹 내 최대 연구시설인 SK이노베이션 글로벌테크놀로지센터와 이천 SK하이닉스 반도체 사업장을 차례로 방문했다. 오전에는 대덕 연구단지도 찾았다. 최 회장은 반도체 투자와 경영 상황을 파악하는데 1박2일의 일정을 투입할 만큼 관심이 높다. 14일 출소 당시에도 시급히 챙겨야할 사업으로 반도체를 지목했다.

또 18일에는 현장경영 시작지로 대전과 세종시, 충북 창조혁신센터로 이어지는 창조경제 현장을 방문해 스타트업의 생태계 조성과 첨단농업의 창조경제, 그리고 바이오산업에 대한 창조혁신을 위해 SK그룹의 기술력과 역량을 집중할 것을 약속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 10월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 확대 개소 때 ‘창조경제의 성과가 조기에 나올 수 있도록 SK가 갖고 있는 전 역량을 다해 추진해 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SK는 최 회장의 이 같은 방침에 따라 대전과 세종에서 진행되는 ‘쌍끌이 창조경제’가 더욱 힘을 받을 수 있도록 그룹이 보유한 특허 기술 공유를 확대하고, 에너지·화학·반도체 기술을 벤처기업의 사업화 모델에 이식하는 활동을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최 회장은 또 ‘고용 디딤돌’과 ‘청년 비상’ 등 일자리 창출 프로그램이 대전·세종센터와 연계해 창조경제 활성화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볼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대전·세종 혁신센터 방문에 이어 최 회장은 바이오·신약 관련 산업을 육성하고 있는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도 방문했다.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전국에 산재한 만큼, 각 센터들의 특장점을 벤치마킹해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보자는 취지다.

▲ 15일 휴일임에도 SK그룹 본사로 출근하는 최태원 회장

17일에는 최 회장 주재로 17개 주요 관계사 CEO들이 참석하는 첫 '확대 경영회의'를 통해 우선 투자가 급한 반도체 중심으로 현재 건설중인 공장의 장비투자 및 2개의 신규공장 증설 등에 46조를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그룹의 주력 사업분야가 모두 어려운 여건이지만, “어려울 때 기업이 앞장서서 투자를 조기에 집행하고 계획보다 확대하는 것이 바로 대기업이 경제활성화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것”이라며 투자확대를 주문했고, 디딤돌과 비상(飛上) 프로그램 같은 혁신적인 청년일자리 조기정착과 확대도 주문했다.

이날 SK그룹의 컨트롤타워인 수펙스추구협의회의 정철길 전략위원장(SK이노베이션 사장)은 “SK하이닉스의 기존 M14 공장 장비 투자뿐만 아니라 2개 신규 공장을 건설하는 등 총 46조원을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고 했다.

이에 대해 최 회장은 “보고된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투자 외에 에너지·화학과 정보통신 분야도 빠른 시일 내에 투자확대 방안을 만들어 주기 바란다”며 “현 경영환경의 제약요건에서 과감히 탈피해 선제적으로 투자시기를 앞당기고 투자 규모를 확대하는 방법으로 공격적인 투자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최 회장은 8월초 발표한 청년 고용 확대 방안에 대해서 언급한 뒤 “혁신적인 접근으로 빠른 시일에 성공모델 만든 뒤, 그 모델이 확산되어야 한다”며 “확실히 챙겨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스스로 앞서서 풍상을 다 맞을 각오로 뛰겠다”며 “수펙스협의회의장과 각 위원장, 각사 최고경영자(CEO), 그리고 전 구성원이 대동단결해서 매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최 회장의 경영 복귀가 예정보다 빨라질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