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안이 최종 통과되면서 양 사 사업 중 공통으로 겹치는 분야인 건설사업 부문 시너지 효과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물산은 17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 5층 대회의실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제1호 의안인 제일모직과의 합병계약서 승인의 건을 찬성률 69.53%로 가결했다.
삼성물산 측은 자사의 건설·토목 기술에 제일모직의 조경·빌딩관리 노하우가 더해지면서 국내 뿐 아니라 해외시장에서도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물산+ 제일모직= 건설부문 시너지 극대화
이번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최근의 건설경기 부진을 돌파하려는 승부수로 분석된다.
지난해 현대건설을 제치고 국내 시공능력평가액 1위를 탈환한 삼성물산은 주택경기 악화 및 글로벌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수익성 부진이 이어져 왔다. 실제 삼성물산의 1분기(1~3월)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57.7%나 줄었다.
해외사업 부진도 지속됐다. 지난해 삼성물산은 연간 해외 수주 목표인 18조원(약 160억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7조9870억원(44%)을 수주하는데 그쳤으며, 중동지역 손실로 인한 ‘어닝쇼크’로 기수주한 해외공사에서도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실정이었다.
제일모직의 상황도 삼성물산과 비슷하다. 조경·에너지 절감·중층 빌딩 등에 특화된 장점을 가지고 있는 제일모직 건설사업부(옛 삼성에버랜드)는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에서 27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말 유가증권시장 상장 후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삼성물산과 삼성중공업 등에서 인력을 흡수하며 건설부문을 확대해왔으나 시공실적과 인력 부족 등으로 삼성전자와 삼성SDI 등 그룹 계열사의 소규모 설비 또는 건축 사업을 수주하는데 머물렀다.
결국 이 같은 양사간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 이번에 합병이란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중복된 사업부문 통합, 해외사업 ‘파란불’
양사는 이번 합병을 계기로 중복된 사업부문을 통합해 시너지 효과를 낼 계획이다.
외형적으로 국내 시공능력평가액 1위인 삼성물산(13조1208억원)과 27위인 제일모직(1조3583억원)이 뭉치면 시평액은 14조4791억원으로 늘어난다. 이렇게 되면 2위인 현대건설(12조5666억원)과 비교시 2조원까지 격차를 벌릴 수 있어 국내 건설사 선두 자리를 공고히 할 수 있다.
특히 이번 합병으로 양사는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등 그룹 계열사 물량을 경쟁을 피하며 통합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또 삼성물산은 제일모직의 패션과 리조트, 식음, 바이오 등과 연계한 건설 영역을 넓히고, 상사부문의 글로벌 운영 경험과 인프라를 활용해 해외 진출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이번 합병을 통해 건축과 토목, 플랜트, 주택분야 등에서 수익성을 제고해 지난해 매출 16조2000억원에서 오는 2020년 23조6000억원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와 관련 건축 분야는 초고층과 하이테크 공장 등에 대한 차별화된 솔루션 제공으로 수주 기회를 선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토목 분야는 도로·철도·항만에 집중하되, 중동과 동남아 등은 현지화 강화, 북미·호주 등 선진시장은 현지 우수 회사와 조인트 벤처를 확대할 계획이며, 플랜트 분야는 발전 및 가스 플랜트 수주 확대, 관계사와 협력한 민자발전사업(IPP) 사업 참여를 확대하고 주택분야는 조경과 마케팅 역량 강화로 수익성을 제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