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양은 별로지만 한 번 먹어보면 모두가 반하는 맛. 게다가 마니아들에게 최고의 안주로 손꼽히는 것이 바로 ‘소 곱창’이다. 동물의 내장이라는 약간 거북한 진실에도 입 안에 들어가는 순간 ‘톡’하고 터지는 고소한 맛 ‘곱’의 진가를 맛본 사람이라면 대부분 마니아가 된다. 하지만 만만치 않은 가격에 지갑을 쉽사리 열기 힘들다는 ‘단점’도 있다. 보통 1인분에 2만 원이 훌쩍 넘고 잘 한다고 소문난 집은 2만5000원 정도 하니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소 내장 식용률은 단연 우리나라가 세계 1위. 그 중 곱창, 천엽, 양, 대창 등 소화기관이 인기가 높아 유독 전문점이 많고, 그 수요를 감당치 못해 상당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 때문에 맛있는 한우 곱창을 저렴한 가격에 즐기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가벼운 호주머니에 부담 없이 한우 곱창을 즐길 수 있는 곳이 있다. 오목교 대로변에 조그맣게 자리한 ‘목동원조곱창’이다. 곱창집마다 유독 ‘원조’라는 이름을 선호하는 데 이 집도 예외는 아니다. 작은 가게 안에는 테이블이 6 개 남짓 있고, 작은 방 안에 테이블 4개 정도 들어가는데 역 근처 거대 체인 식당들 사이에서 남다른 포스를 뿜어낸다.

일단 주목할 점은 착한 가격. 순곱창이 1인분에 1만6000원이고 양깃머리는 1인분에 1만7000원. 이렇게 저렴하다 보니 평일 저녁에는 가격 대비 질 좋은 이들을 맛보러 온 손님들에 발 디딜 틈이 없다.
일단 주문하면 부추 무침과 직접 담근 총각김치 그리고 소 곱창 하면 바늘과 실처럼 따라 다니는 천엽과 간이 기본으로 제공된다. 겨울에는 선짓국도 기본 안주로 주는데 여름 2 개월 동안에는 시원하고 아삭한 오이냉국을 대신 제공한다. 곱창은 김금자(53·여) 사장이 일일이 초벌해 내온다. 이렇게 초벌된 곱창은 판에 올려놓고 각종 야채와 함께 서서히 익혀 먹는 식이다. 모듬을 시키면 염통, 벌집, 대창 등과 곱창을 함께 구워 내는데 골라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곱창의 맛을 판단하는데 역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곱’. 이 집 곱창의 곱은 한 마디로 실하다. 잘랐을 때 곱이 적당히 차 흘러나오는 데 가격에 비해 매우 훌륭하다.
곱창의 맛을 배가 시키는 ‘소스’도 주목할 만하다. 여기에 부추를 담가 곱창과 함께 곁들이면 그 맛이 더욱 일품이다.
질 좋은 황소 양깃머리는 또 다른 인기 메뉴. 양깃머리가 들어오는 날이면 무섭게 단골들이 예약 주문해 미리 동나는 사태가 벌어진다. 때문에 사전에 전화로 체크, 예약 주문하는 센스가 필요하다. 김 사장은 큰 목소리로 일일이 간섭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테이블 하나하나 은근슬쩍 챙겨주는 ‘엄마’ 같은 존재다. 필요한 건 없는지, 곱창이 잘 구워지고 있는지 하나하나 챙겨주는 세심한 배려가 눈에 띈다.
이사한 이유만 봐도 그렇다. 올해로 6년째인 목동원조곱창은 역에서 좀 떨어진 곳에 있었다. 물론 장사는 잘 됐지만 역 근처 직장인 단골들의 열화와 같은 요청에 퇴근길에도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도록 역 부근으로 이사했다. 혹시라도 이사한 걸 모를까 하여, 간판이며 외관 모두가 예전과 똑같은 모습이다.
식사류 | 순곱창 1만6000원, 양깃머리 1만7000원, 모듬곱창 1만3000원
주 류 | 소주 3000원
예약문의 02-323-6665
김미선 객원기자 tjsdl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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