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띄는 지역문화, 그 뒤에는 기업들이 있었다.삼성ㆍLG ㆍ포스코ㆍ한화 등 공들인 지역축제 한국 대표문화로 커간다

매년 서울의 가을 밤하늘을 수놓는 불꽃축제로 한화그룹은 인기기업으로 부상했다. 수백만 명이 한강에 운집한 행사에서 기업의 브랜드가 노출되는 효과는 금액으로는 환산하기 어렵다. 한화그룹의 지원으로 열리는 불꽃축제는 이제 서울시민만의 축제가 아닌 국제적 행사로 발돋움하고 있다.

한화그룹이 매년 개최하는 서울불꽃축제는 국제행사로 자리매김했다(사진제공=한화그룹)

문화체육관광부의 집계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들의 문화축제 활성화로 매년 개최되는 지역축제가 전국적으로 600여 개에 달하고 있다. 지자체의 수익사업으로 자리 잡은 축제가 대부분이지만 이들 축제에서도 기업들의 활약은 눈부시다. 미래의 고객인 지역사회 주민을 위한 투자활동과 함께 기업의 이미지를 내세운 기업주도형 축제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기업들의 주요 생산공장이 위치한 지역에서 펼쳐지는 축제는 일반적인 행사에서 벗어나 나눔과 봉사의 한마당이 되기도 한다. 대부분 기업은 지역축제에서 자사를 홍보하기보다는 뒤에서 조심스럽게 후원하는 역할을 한다.

기업과 지역사회가 밀착된 지역축제로 자리매김한 행사로는 대표적으로 ‘서울불꽃축제’가 있다. 매년 백만 명 이상의 관람객들이 찾는 행사로 발돋움한 ‘서울세계불꽃축제’는 올해로 열한 번째를 맞이한 것을 기념해 총11만여 발의 불꽃으로 가을하늘을 수놓았다. 지난2000년에 시작된 서울세계불꽃축제는 한화그룹의 대표적 사회공헌 활동으로 한화그룹과 SBS가 함께 주최하고 서울시가 후원하는 기업주도형 축제다. 이번 불꽃축제에는 캐나다, 일본, 프랑스, 한국 등 총 4개국 대표 연화팀이 참여해 멋진 광경을 연출했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한화그룹이 국내기업의 해외건설공사 최대수주를 기록한 이라크 비스마야 건설현장 파견 협력사 임직원의 가족 100여 명을 초대해 이역만리에 남편을 보낸 건설가족을 위로했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과 상생하는 동반성장을 실천하며 희망을 밝히는 불꽃을 함께 나눴다. 한화그룹은 이번 불꽃축제를 통해 그룹의 신성장동력 홍보에도 적극 나섰다. 여의도공원에 마련된 솔라파크를 통해 일반시민들이 태양광에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체험의 장을 설치했다.

행사 후에도 한화그룹의 뒤처리는 깔끔했다. 500여 명의 임직원으로 구성된 한화그룹 봉사단이 오후 5시부터 행사장 전역에서 질서 계도와 클린(clean) 캠페인을 진행했다. 수십 톤에 달하는 쓰레기를 서울시 미화원과 봉사단이 함께 처리했다. 한화봉사단은 한강주변 정화작업을 실시해 다음 날 깨끗한 한강공원의 제 모습을 찾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안팎으로 경제위기 등 어려움에 봉착해 있는 시민들에게 ‘서울세계불꽃축제’는 천만 서울시민들의 축제이고, 한화그룹이 공익적 차원에서 그 약속을 지속해나가야 한다는 마음으로 개최했다”며, “앞으로도 축제에 참가한 시민들에게 아름다운 추억이 되고, 안전하고 즐거운 축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포스코, 포항과 광양에 문화예술 활성화 주도

포스코도 포항에서 지역축제를 주도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포스코가 주도하는 지역축제의 지원방식은 문화예술의 활성화다. 지역사회와 더불어 각종 문화시설 건립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포스코가 건립을 지원한 주요 시설로는 포항의 형산강 산책로와 환호 해맞이공원, 점등거리, 문화예술회관과 광양의 커뮤니티센터 등이다.

이 시설들은 ‘포항 국제불빛축제’나 ‘광양 대학국악제’ 등 포스코가 지원하는 지역축제와 함께 관광객을 대거 끌어들이는 효과를 내고 있다. 지난달 10회째를 맞은 ‘포항 국제불빛축제’는 누적 경제효과가 5000억원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관람 인원이 840만 명에 달했다. 이 축제는 전 세계인이 참여하는 국제적인 이벤트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포스코는 제철소가 있는 포항과 광양 지역에서 다양하고 수준 높은 문화예술 공연과 전시회를 열고 있다. 1980년 건립한 포항 효자아트홀, 1992년 준공한 광양 백운아트홀은 지역문화 육성의 터전으로 활용되고 있다. 또 지역사회 체육진흥을 위해 포항스틸러스와 전남드래곤즈 축구단을 창단하고 각각 2만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축구 전용구장을 건립했다. 포항과 광양을 축구 도시로 거듭나게 한 것이다.포스코가 지원한 올해 포항 국제불빛축제에서는 행사 10주년을 기념해 ‘타워 불빛쇼’를 선보였다.

‘타워 불빛쇼’는 크게 ‘Towers’ Story’라는 메시지 영상과 시민들이 참여하는 카운트다운 영상으로 화려한 불빛의 향연과 함께해온 관람객들의 다양한 에피소드를 포항제철소 환경타워의 시점에서 바라본 것을 이야기하는 형식의 영상이다. 포스코는 타워 불빛쇼를 통해 지난 10년간 함께한 사람들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구미사랑 실천한 LG에 시민도 ‘사랑해요~!’

경북 구미에서는 매년 LG 계열 5개사가 청소년의 꿈을 위한 페스티벌을 갖는다(사진제공=LG전자)

구미 시민단체들은 지난 2007년에 LG디스플레이가 영업 손실을 입는 등 어려움에 처하자 ‘LG디스플레이 주식 한 주 갖기운동’을 벌여 20만7747주(66억원 상당)를 사기도 했다. 이어 2008년에는 LG디스플레이가 3년간 1조3000억원을 투자, 생산라인을 신·증설키로 하자 그해 8월 두 차례에 걸쳐 ‘시민감사음악회’를 여는 등 기업과 지역사회가 소통하는 ‘시민 주도 기업친화도시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LG가 지난 13년간 펼쳐온 ‘구미사랑’의 결과다.

시민들이 펼치고 있는 LG에 대한 사랑 실천에 보답하기 위해서 매년 계열 5개사((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실트론, 루셈)의 협의체인 LG경북협의회가 ‘LG드림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있다. 이 행사는 지역 청소년들의 건전한 놀이문화 조성과 지역민들의 문화 갈증 해소를 위해 매년 개최하는 기업주도형 축제로 자리매김해왔다. LG의 지역사랑에 대해 경북 구미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지난 2010년에도 LG의 구미사랑에 화답한 바 있다.

LG디스플레이와 실트론 등 구미공단 LG 5개 계열사에 ‘1만 통 감사엽서 보내기 시민운동’을 펼친 것이다. 이들 시민단체들은 그해 LG가 모두 1조9200억원의 신규 투자를 결정, 7300여 명의 고용을 창출하게 된 것에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서 감사엽서 보내기 운동을 펼쳤다. 이들 단체는 소속 회원단체와 회원과 27개 읍·면·동 등을 통해 엽서를 배포, 시민들의 감사 글을 받아 전달했다.

올해 개최된 LG드림페스티벌에서 실시된 청소년 가요그룹댄스 경연대회에는 전국에서 청소년 427개팀 1300여 명이 출전하는 등 매년 참가 열기가 높아지며 지역 청소년의 연예계 등용문으로도 급부상했다. 이날 페스티벌에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입상한 청소년 가요그룹 댄스와 시민 스타킹 부문 수상자들의 화려한 공연과 인기 연예인의 초청 공연이 이어졌다. 또 행사장 주변에서는 LG사이언스홀 이동식 과학관 운영 등 다양한 볼거리가 제공됐다. LG경북협의회 이웅범 회장(LG이노텍 대표)은 “LG는 청소년들의 꿈과 희망을 적극 후원하며 지역과 더불어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삼성, 직원과 지역주민이 함께하는 봉사축제

삼성은 매년 10월에 그룹 차원에서 다양한 봉사활동이 집중적으로 이뤄지는 ‘삼성 글로벌 자원봉사 대축제’를 갖는다. 특히 삼성전자 DS부문은 화성과 기흥 일원에서 매년 5월과 10월에 ‘볼런티어 페어(Volunteer Fair)’를 개최하고 있다. 그중에서‘사랑의 달리기’와 ‘나눔워킹페스티벌’은 봉사축제의 핵심행사다.

삼성전자는 10월에 화성시 시민들과 함께 하는 나눔워킹페스티벌을 갖고 있다(사진제공=삼성전자)

‘사랑의 달리기’는 삼성전자에서 매년 봄과 가을에 임직원들이 사업장 주변을 달리며 기금을 모아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대표적인 사회공헌 활동이다. 올해에는 삼성전자 임직원과 협력사 직원 3만4870명이 참가해 2억3000만원 상당을 모금했고 행사에서 모아진 성금은 지역사회 저소득층을  후원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이 성금은 독거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사회적기업이나, 아동들의 쉼터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인 ‘세미콘러브하우스’ 건립에 사용된다.

삼성전자가 소외계층의 보금자리 마련을 위해 기획한 ‘세미콘러브하우스’는 소외계층 보금자리를 위한 사회복지시설과 재활작업장 건립을 통해 일자리 창출을 통해 자활에 기여하고 있다. 지난달 19일에는 삼성전자가 경기도 화성시 동탄 센트럴파크에서 지역사회의 화합과 건강을 위한 나눔의 축제, ‘삼성 나눔워킹페스티벌’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지역주민과 삼성전자 임직원 등 1만여 명이 참가했으며, 참가자의 기부금만큼 삼성전자가 동일한 금액을 기부하는 일대일 매칭그랜트 방식으로 1억원의 기금이 마련됐다. 이 성금은 전액 화성시에 전달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사회공헌 기금으로 활용된다.

‘'삼성 나눔워킹페스티벌’은 지난 9월 28일 용인을 시작으로 삼성전자의 주요사업장 소재지인 천안, 구미, 아산 지역에서 실시됐고 지난달 19일 화성에서 대장정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올해 실시한 5차례의 ‘삼성 나눔워킹페스티벌’에는 총 6만5500명의 지역주민과 삼성 임직원이 참가했으며 총 성금 6억5500만원을 모아 지역사회에 기부했다.